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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보다 더 효과적인 브레인푸드 ‘계란’ 
‘스카이캐슬’보다 더 효과적인 브레인푸드 ‘계란’ 
  • 박태균
  • 승인 2021.03.0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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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계란 프라이와 스크램블 먹은 아인슈타인
- 뇌 속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 활성화로 기억력↑
- 낮은 탄소발자국으로 환경까지 기여해요 

 

 

 

새 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할만한 브레인 푸드(brain food) 중 하나가 바로 계란이다. 계란 노른자에 주의력ㆍ집중력 향상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과 두뇌나 신경조직을 만드는 인지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노른자에 가득 한 콜린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활성화시켜 기억력과 근육의 조절능력을 향상시킨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계란 섭취를 즐겼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아인슈타인 자택의 가사 도우미였던 헤르타 발도는 “아인슈타인은 매일 아침 꼭 계란 프라이나 스크램블 에그를 먹을 만큼 계란을 즐겼다”고 말했다.

어린이ㆍ청소년의 성장에도 계란은 유익하다. 최고급 단백질이 함유된 식품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정상적으로 자라기 위해선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기본이다. 단백질은 골격의 성장, 조직 발달과 성숙에 작용하는 효소의 주성분이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하루 45~50g 정도다. 계란의 단백질 함량은 100g당 11.2g으로, 우유(3.3g)의 거의 네 배다.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들어 있어 100에 가까운 단백가(생물가)를 보인다. 

공부하느라 지친 학생의 눈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노른자에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인 루테인ㆍ제아잔틴ㆍ아연ㆍ비타민 A가 안구의 산화와 노화를 막아 시력감퇴를 억제하는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선 계란을 하루 1개씩 5주간 지속해서 섭취한 결과 루테인ㆍ제아잔틴의 혈중 농도가 각각 26%ㆍ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계란 노른자의 노란색을 띠게 하는 색소로, 동물성 식품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계란에 들어 있다. 루테인은 고도 근시와 눈부심 개선, 망막을 건강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미국 퍼듀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계란을 채소 등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채소 속 카로티노이드(눈 건강에 유익한 항산화 성분)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졌다. 

수험생 외에 성장기 어린이ㆍ청소년에게도 계란은 소중한 식품이다. 성장기엔 근육ㆍ뼈 형성을 위해 단백질ㆍ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란은 성장기 아동에겐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이면서 계란 노른자에 함유된 비타민 D와 칼시페롤은 칼슘 흡수를 촉진시켜 뼈 성장을 돕는다. 학교 급식에 계란 메뉴가 포함돼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계란은 어린이의 충치 예방 등 건치에도 효과적인 식품이다. 설탕이 거의 들어 있지 않으며 탄수화물 함량도 1개 당 1g이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은 당류를 먹이로 하므로 치아가 약한 어린이나 노인의 계란 섭취는 치아 건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양치하기 어려운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면 삶은 계란을 싸들고 가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계란이 연령대와 무관하게 웰빙 식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영양학적 우수성 때문이다. 계란엔 최고급 단백질 뿐 아니라 엽산ㆍ요오드ㆍ철ㆍ콜린ㆍ 루테인ㆍ제아잔틴ㆍ셀레늄ㆍ비타민 Dㆍ비타민 E 등 필수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특히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과 요오드가 주목받고 있다.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로 알려져서다. 육식을 즐기면 엽산ㆍ요오드 섭취가 부족해 뇌졸중ㆍ심장병 등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두 영양소는 주로 앉아서 생활한 결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쉽게 다리가 저리고 붓는 사람에게도 효과적이다. 계란 속 비타민 E는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비타민 E는 노화의 주범으로 통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어서 계란을 섭취하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노화를 막아준다.

계란의 암 예방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계란 노른자 속 단백질 중 하나인 ‘포스비틴’은 항암 작용은 물론 DNA 손상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비틴은 계란 한 개(60g)에 0.22g이 들어 있다. 

계란에 풍부한 콜린(비타민 B군의 일종)도 항암 성분으로 지목되고 있다. 계란 한 개(60g)의 콜린 함량은 165㎎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 콜린은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여성 3,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콜린을 많이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률이 24%까지 낮았다.

계란의 항암효과를 높이려면 토마토를 함께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토마토의 항암ㆍ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은 열을 가해 조리해서 먹으면 흡수율을 5배나 높일 수 있으므로 계란과 함께 조리해 먹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이 섞인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계란을 챙길 필요가 있다. 중금속의 체내 흡수를 막아주고 감염을 억제하는 미네랄인 아연이 계란에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계란 100g당 아연이 약 4.2㎎ 들어 있다(하루 아연 섭취 권장량 남성 10㎎, 여성 8㎎). 우리 몸의 호흡기는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을 때 방어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때 양질의 단백질 공급식품인 계란이 추천되는 이유다. 계란 노른자에 풍부한 루테인은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되는 눈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계란은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물질로 인한 건강상 피해를 줄여줄 뿐 아니라 다른 동물성 단백질 식품에 비해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친다. 환경에 대한 영향은 흔히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나 해당 축산물 1㎏을 생산하는 데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으로 나타낸다. 

미국 워싱턴 소재 환경워킹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은 식품별 탄소발자국 수치를 조사해 발표했다. 계란은 탄소발자국(㎏ CO2)은 4.8이었다. 양고기의 탄소 발자국은 39.2, 소고기는 27,  치즈는 13.5, 돼지고기는 12.1, 양식 연어는 11.9, 닭고기는 6.9, 통조림 참치는 6.1이었다.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는 데 계란이 동물성 단백질 식품 중 최고의 선택인 셈이다. 

계란은 돼지ㆍ소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계란을 먹는 것만으로도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다. 

보건 분야 국제 비영리단체인 PATH는 “계란은 좁은 면적에서도 생산이 가능하고 닭 배설물은 친환경 비료로,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다”며 “계란은 탄소 발자국이 적으면서도 최고급 동물성 단백질을 제공하는 기적의 식품”이라고 평가했다. 

계란은 물 발자국(water footprint)도 소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 등 육류보다 적다. 물 발자국이란 제품의 생산ㆍ유통ㆍ사용ㆍ폐기 과정에서 물 소비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먹거리 분야에서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려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플렉시테리안 식단(Flexitarian Diet)이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는 식사법 중 하나다. 플렉시테리안이란 유동적인 채식주의(flexible vegetarian)를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식단(HGD)보다 고기 섭취량을 더 줄인 식단이다. 고기 대신 계란ㆍ두부ㆍ콩ㆍ견과류 등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이 식사법의 요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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