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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만드레’의 곤드레, 알고 보면 웰빙 식품
‘곤드레만드레’의 곤드레, 알고 보면 웰빙 식품
  • 박태균
  • 승인 2021.05.1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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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 엉겅퀴’가 본명인 우리 자생식물
- 식물성 단백질ㆍ필수 지방산 풍부

 

 

 


 
곤드레는 ‘토속적인’ 식물명 때문에 조금 억울했던 과거를 갖고 있다. 곤드레 나물이라고 하면  질 낮아 보이는 식재료 같은 느낌을 줘서다. 

곤드레는 ‘고려 엉겅퀴’가 본명인 우리나라 자생식물이다. ‘도깨비엉겅퀴’ㆍ‘구멍이’도 곤드레의 별칭이다. 한반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으며 강한 생명력을 가졌다. 

예부터 구황작물로 활용했다. 보릿고개가 있던 과거에 강원도 주민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것이 바로 곤드레 나물이었다. 곤드레 어린잎과 줄기를 밥에 섞으면 양이 부풀려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곤드레밥 이라 한다. 요즘은 곤드레가 웰빙 식품 대접을 받아 밥을 한가득 담은 돌솥에 곤드레 나물 몇 개를 얹은 곤드레밥이 웃돈까지 받는다. 

곤드레는 한 트로트 가수의 히트곡에 등장해 더 유명해졌다. ‘곤드레만드레, 나는 취해버렸어….’  여기서 ‘곤드레 만드레’는 술이나 잠에 몹시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몸을 못 가누는 것을 뜻한다. 정선아리랑에 도 ‘곤드레만드레 우거진 골로’ 란 구절이 나온다. 여기저기 얽혀 흐드러진 엉겅퀴의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만드레’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정설이 없다. 우리 선조가 여름에 열었던 행사 중 하나인 ‘만드리’ 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만드리는 7월 중순쯤 열렸던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이날 동네잔치가 열려 술에 거하게 취한 머슴과 소작농의 모습이 ‘만드레’로 표현됐다는 것이다. 만드레가 맨드라미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술에 취하면 맨드라미처럼 붉은 얼굴빛을 갖게 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곤드레는 강원도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정선과 평창의 특산물이다. 매년 5∼6월에 채취해 식용으로 쓴다.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향이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봄에 돋아나는 연한 어린잎과 부드러운 줄기는 살짝 데쳐서 나물이나 국으로 이용하고 말려서 묵나물로 먹는다. 줄기는 껍질을 벗겨내어 튀김ㆍ무침ㆍ볶음ㆍ데침 등으로 요리해 먹는다. 특유의 향미가 있고 촉감이 뛰어나 차의 재료로도 그만이다.   

영양상의 장점은 식물성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잎 부분엔 리놀렌산 등 필수 지방산이 풍부하다. 혈압을 낮추는 칼륨, 뼈 건강을 돕는 칼슘, 빈혈 예방 성분인 철도 들어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 예방을 돕는다. 기형아 예방과 산모 건강에 유익한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도 다량 함유돼 있다. 항산화 성분인  플라보노이드도 풍부하다. 최근엔 곤드레 추출물이 간 독성을 중화시키고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란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생 곤드레를 살 때는 잎에 상처나 벌레 먹은 자국이 없는 것을 고른다. 줄기나 잎이 시들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잎 색깔이 짙은 녹색을 띠고 있어야 양질이다. 건 곤드레는 전체적으로 고르게 녹갈색을 띠고 있는 것이 잘 말린 것이다. 곤드레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이 좋으며, 이물질이 혼입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금방 먹을 곤드레라면 잘 씻어서 물기 제거 후 비닐 팩에 밀봉해 냉장고 신선실에 둔다. 2일 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이보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끓는 물에 데친 후 물기를 꼭 짜고, 한 번에 먹을 양만큼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얼려둔다. 말려서 묵나물로 섭취하려면 삶은 곤드레를 채반에 잘 널어서 햇볕이 들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둔다. 건 곤드레는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실온 보관한다. 

생 곤드레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식재료로 사용하면 좋다. 씻을 때 짓무르거나 시든 부분만 손으로 떼어내어 정리한 뒤 물기를 털어낸다. 건 곤드레는 끓는 물에 10∼15분 삶은 뒤 불을 끄고 10분 정도 물에 충분히 불러준다. 그 후 깨끗한 물로 씻어 이물질이 없도록 하고 용도에 따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줄기가 억센 곤드레를 수 시간 물에 담가 불리면 연하게 먹을 수 있다. 만져봐서 지나치게 억센 줄기는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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