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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따라해보자, 식중독 예방 4대 원칙 
지금부터 따라해보자, 식중독 예방 4대 원칙 
  • 박태균
  • 승인 2021.05.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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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로 손씻기 강조되며 2020년 식중독 발생 건수 5년 평균 52%로 감소 
- 적은 양을 조리해 신속하게 소비하는것이 제일 

 

 


지구 온난화ㆍ실내 온도 상승 탓인지 몰라도 요즘 식중독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식중독의 절정기는 5∼9월이다. 전체 식중독 사고의 3분의 2가 이 시기에 집중 발생한다. 특히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은 식중독 환자수가 연중 가장 많은 달이다. “아직 봄인데 괜찮겠지…”라는 방심이 낳은 결과다. 그래서 정부의 식중독 예보지수가 5월부터 나온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100전 100승’이란 손자병법은 식중독과의 전쟁에서도 필승의 비계(秘計)로 통한다. 여기서 ‘적’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잔류 농약ㆍ중금속ㆍ바이러스ㆍ메탄올 등도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전체 식중독 사고의 95% 이상은 세균이 일으킨다.

따라서 식중독균 등 세균 감염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중독에 걸리지 않으려면 역으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들을 괴롭혀야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4대 원칙도 결국은 식중독균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일들이다.  

첫째, 청결의 원칙.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손씻기가 강조되던 지난 2020년 식중독 발생건수는 지난 5년 평균에 비해 52%나 감소했다. 손 씻기의 위력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식중독균 등 세균은 깨끗한 손을 혐오한다.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담근 뒤 비누로 잘 씻으면 세균 제거율이 99.8%이다. 이때 손가락 끝이나 손가락 사이를 신경 써서 닦고, 손톱 밑을 닦을 때는 손톱용 브러시를 쓰는 것이 권장된다. 

손 씻기는 음식을 조리ㆍ보관할 때는 물론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코를 풀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애완동물을 만진 뒤에도 필수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씻지 않은 손에는 각종 세균들이 우글우글하다.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 상처가 있으면 절대 조리나 배식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이런 손에는 식중독균의 일종인 황색 포도상구균이 많다.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렸다면 완치 후 3일간은 음식을 손으로 만지거나 조리하는 것은 삼간다.   

조리나 배식하기 전에는 비눗물로 손을 20초 이상 씻는다. 이때 일반 비누보다 살균력이 높은 항균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손에서 세균 오염이 가장 심한 부위는 손가락 사이사이다. 깍지를 끼고 잘 비벼야 깨끗해진다.

여름에는 팔뚝까지 씻어야 한다. 이때 가능한 한 손가락 끝은 위로, 팔뚝은 아래로 향하게 한다. 그래야 조리에 사용하는 손이 팔뚝을 씻은 물에 다시 오염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하얀 거탑’ㆍ‘뉴하트’ 등 의료 드라마에서 집도의가 팔을 수직으로 올린 채 수술실에 들어서는 것은 이래서다.  

계란을 깬 손으로 다른 음식을 만지는 것도 피한다. 계란 껍질엔 가장 흔한 식중독균중 하나인 살모넬라균이 묻어 있을 수 있다. 먼지가 많은 말린 고추를 만진 뒤에도 손을 반드시 씻은 뒤 고춧가루를 빻는다. 손으로 여러 음식을 찍어서 맛을 보는 것은 이 음식의 식중독균을 저 음식으로 옮겨주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화장실 변기ㆍ싱크대ㆍ문손잡이는 락스 등 염소 소독제로 소독하고 10분∼20분 뒤 물로 잘 닦는다. 식중독 사고가 빈발할 때는 지하수ㆍ약수ㆍ우물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물은 수돗물과는 달리 염소 소독이 안 된 상태여서 노로 바이러스 등 각종 식중독균의 오염이 가능하다.

둘째, 신속의 원칙. 식중독균은 음식을 먹을 만큼 적당량 만들어 바로 먹어 치우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세균인 자신에게 증식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아서다.  2분법으로 증식하는 세균의 증식 속도는 일단 가속이 붙으면 ‘KTX’ 이상이다. 세균 한마리가 2마리가 되는데 는 10분이 걸리지만 4시간이 지나면 1,600만 마리로 늘어난다. 이는 식중독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숫자이다.

따라서 이렇게 세균수가 불어나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음식을 먹는 것이 상책이다. 남은 음식은 아까워도 눈 딱 감고 버리는 것이 결과적으론 이익이다. 잘 상하지 않는 음식이라면 보관 용기에 담아 덮개를 덮어둔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세균에 의한 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셋째, 가열의 원칙: 세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열이다. 75도에서 1분가량 가열하면 살아남을 ‘장사’가 없다. 요즘 식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부상한 노로 바이러스를 포함해 아데노바이러스ㆍ로타바이러스ㆍ엔테로바이러스 등 바이러스들도 열에 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각종 질병의 병원체 중에서 열에 잘 견디는 것은 광우병을 일으키는 프리온과 내열성 포자를 갖고 있는 황색 포도상구균 정도다. 충분히 익히거나 끓여 먹기만 하면 식중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음식의 표면이 아닌 내부(중심부)의 온도가 75도 이상이어야 한다는거다. 중심부 온도는 식품의 중심까지 도달하는 온도이다. 따라서 가정에 조리용 온도계를 비치하는 것이 좋다. 냉장ㆍ냉동실에 보관해둔 음식을 꺼내 먹을 때는 다시 가열한 뒤 섭취해야 안전하다. 

여름엔 날 음식, 특히 생선회나 어패류의 생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이런 음식은 가열 조리하면 상품성을 잃는다. 설령 생선에 식중독균인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더라도 가열만 하면 간단히 죽일 수 있다. 

넷째, 냉각의 원칙: 세균도 추위를 탄다. 추우면 잔뜩 움츠린 채로 지낸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음식이 장기간 상하지 않는 것은 이래서다. 따라서 남은 음식은 냉장ㆍ냉동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날씨가 더울 때는 남은 음식을 1시간 내에(일단 음식을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가정 내 냉장고의 냉장실ㆍ냉동실의 온도가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에 충분한 온도인 각각 4도와 -18도를 유지하는지 확인한다.

단, 냉장고를 과신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냉장ㆍ냉동실에 넣어도 세균은 살아남는다. 증식이 완전히 멈추는 것도 아니다. 냉장고에 보관한 우유도 4∼5일 지나면 시큼하게 상한 냄새가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추위를 만나면 오히려 살판나는 식중독균도 더러 있다. 저온세균으로, 과거에 수입 아이스크림에서 검출됐던 리스테리아균이 대표적인 저온 세균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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