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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토파민을 아시나요?
락토파민을 아시나요?
  • 박태균
  • 승인 2020.11.2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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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선 사용 허용, 중국에선 불가
- 가축 성장촉진제의 일종으로, 안전성 논란 성분

락토파민을 아시나요?

중국에서 2011년 발생한 이른바 독()돼지 사건의 주역이다. 독돼지 파문이 확산되자 당시 중국 당국은 멜라민 분유 파동의 재연을 우려해 유통 사범에 대해 최고 사형을 내릴 것을 지시하는 등 진화를 서둘렀다. 그러나 중국산 돼지고기를 수입하는 홍콩의 마트나 재래시장까지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독돼지에 이어 독양까지 적발됐다.

독돼지ㆍ독양은 클렌부테롤이나 락토파민이 든 사료를 먹인 돼지ㆍ양의 고기를 가리킨다. 중국의 식품안전당국이 클렌부테롤ㆍ락토파민을 으로 본 것이다. 이중 클렌부테롤(천식약 성분)은 우리나라에서 가축 사료에 넣을 수 없지만 락토파민이 첨가된 사료는 2001년부터 사용 중이다.

성장촉진제인 락토파민이 든 사료를 먹은 돼지는 스테로이드나 성장호르몬을 투여받은 돼지 못지않게 근육의 성장이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사료에 20ppm(ppm100만분의 1)의 락토파민이 함유된 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의 경우 단백질(살코기) 함량이 일반 돼지보다 24%나 높고 지방 함량은 34%나 낮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락토파민을 과도하게 먹이면 돼지가 과민해지고 운동량이 늘어나 지방이 쏙 빠진다고 한다.

중국에서 락토파민 사료가 널리 퍼진 것은 삼겹살 등 지방이 많은 부위를 선호하는 우리와는 달리 지방이 적은 고기를 즐기는 중국인의 식성과도 관련이 있다.

락토파민은 미국 식품의약청(FDA)1999년 시판을 허가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해 한국ㆍ캐나다ㆍ호주ㆍ브라질 등 20여 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중국은 2002년 락토파민의 사용을 금지했다. 클렌부테롤과 유사한 유해 물질로 봐서다. EU(유럽연합)ㆍ대만ㆍ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150개국 이상이 락토파민을 가축 사료에 넣는 것을 금지했다.

락토파민은 2007년 대만 사회를 크게 흔들었다. 그해 여름 대만 보건당국이 락토파민이 잔류한 미국산 돼지고기의 반입 금지 조치를 풀었다. 이 조치에 반발한 대만의 양돈업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타이베이에서 벌어졌다. 결국 대만 정부는 관련 법규가 개정되기 전엔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야 했다.

락토파민의 제조를 허가하지 않은 나라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의 70% 이상에서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수의대 이문한 전 교수는 락토파민의 검출량이 국내 허용기준(돼지고기의 경우 0.01ppm) 이하라면 이런 돼지고기를 먹은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과다 섭취하면 호흡이 빨라지고 말초혈관이 확장되며 신장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락토파민은 중국에선 독이다. 대만에선 대규모 시위 사태를 불렀다. EU도 사용을 불허한다.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미국 FDA가 허가했다는 병풍 뒤에 숨어 지내선 안 될 것 같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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