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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에 고양이ㆍ곰국이 좋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 없어
관절염 치료에 고양이ㆍ곰국이 좋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 없어
  • 박태균
  • 승인 2020.11.2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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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을 가진 종양괴사인자(TNF)
-중국에선 탈리도마이드를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로 사용 중

 

 “고양이를 먹으면 관절염이 낫는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관절염 환자를 솔깃하게 했다. 고양이의 유연성이 뛰어난 것은 관절이 좋아서라는 생각이 이런 소문을 낳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고양이 고기가 관절염 치료를 돕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애꿎은 고양이를 먹다간 감염 위험이 따른다.

 곰국(곰탕)이 관절 건강에 유익한 음식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곰탕은 소의 사골(四骨, 네다리 뼈)을 솥에 넣고 밤새 정성껏 고아낸 탕이다. 곰탕 국물은 시간이 지나면 묵처럼 엉긴다. 사골에서 우러나온 젤라틴이다. 젤라틴이 관절 건강에 이로운 것은 맞지만 곰국을 잘못 끓이면 사골에 함유된 지방 성분을 과다 섭취할 수 있다. 관절 건강에 유익한 곰국을 끓이려면 기름기는 완전히 걷어내고 먹는 것이 좋다.

 관절염은 흔한 질병이다. 골 관절염ㆍ류마티스 관절염ㆍ강직성 척추염ㆍ루푸스ㆍ통풍 등 종류가 100가지가 넘는다. 이 중 80% 이상이 골 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이다. 골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물렁뼈)이 닳거나 손상되는 것이 주원인이다. 물렁뼈라는 완충장치가 사라지면서 뼈와 뼈가 직접 부딪쳐 통증ㆍ염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골 관절염은 노화의 일종으로도 간주된다. 환자의 80% 이상이 50세 이상이어서다. 45세 미만에선 남성이 훨씬 많고, 45세 이상에선 여성이 약간 많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손가락ㆍ발가락 등의 말초의 뼈가 녹는 병이다. 남녀 환자 비율이 2 8이고 중년 여성에게 흔하다.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으로 인해 척추 뼈가 자라나 서로 붙는 질환이다. 환자의 평균 연령이 26세로 젊고 성비가 엇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군대에서 꾀병을 부린다고 의심받은 군인이 이 병으로 진단되는 사례가 많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뼈가 녹는 병, 강직성 척추염은 뼈가 생기는 병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동일한 치료제가 사용된다.

 류마티스성 관절염ㆍ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 널리 처방되는 약은 엔브렐’(화이자사)레미케이드’(얀센사)휴미라’(에보트사) TNF(종양괴사인자)를 억제하는 약이다.

 1980년대 실험동물인 흰쥐에서 처음 발견된 종양괴사인자(TNF)는 용어 그대로 종양을 죽이는(암 발생을 막는) ‘고마운물질이다. 암 환자에겐 많을수록 좋다. 류마티스성관절염ㆍ강직성척추염 환자에겐 반대다. 이 병 환자의 몸 속엔 TNF가 다량 존재한다.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TNF가 몸 안에서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이 손가락ㆍ발가락 등 말초에 발생하면 류마티스성 관절염, 엉덩이ㆍ척추 등에 생기면 강직성 척추염이다

 류마티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베를린자유대학 유르겐 브라운 교수는 “TNF 같이 건강에 이로워 보이는 물질도 양면성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1960년대 독일 등 유럽에서 1만여 명의 팔ㆍ다리가 짧은 기형아 발생 등 사상 최악의 약화(藥禍)사고를 일으킨 탈리도마이드TNF를 억제하는 약이다. 요즘 중국에선 탈리도마이드가 강직성 척추염과 나병 치료제로 허용돼 있다.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임산부가 기형아를 낳았듯이 류마티스성 관절염ㆍ강직성 척추염에 걸린 임산부는 TNF 억제 약을 절대 복용해선 안 된다.

 일반적으로 관절염 환자들은 스테로이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등 약물에 의존한다. 약물치료는 효과는 빠르지만 위장장애ㆍ간손상 등 부작용이 늘 문제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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