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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의 계절에 내 몸 지키는 법
갈증의 계절에 내 몸 지키는 법
  • 박태균
  • 승인 2021.06.2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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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스 등 과일주스는 갈증을 유발하는 음료
-1시간 이내로 가볍게 운동한 뒤엔 물만 마셔도 충분

 

 

  

갈증의 계절이 다가왔다. 갈증 해소ㆍ탈수 예방ㆍ건강ㆍ장수를 위해 우리가 하루에 섭취해야 할 수분의 양은 2.4∼3ℓ이다. 세끼 음식에 든 약 1ℓ의 수분을 빼면 1.4∼2ℓ는 물을 포함한 각종 음료를 통해 매일 보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심한 운동ㆍ노동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엔 이보다 수분 요구량이 훨씬 증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깨끗한 물을 마시면 현재 질병의 80%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몸의 7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갈증은 체내 수분의 1%만 빠져 나가도 나타난다. 3∼4%가 빠지면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구토감을 느끼게 된다. 10% 이상 소실되면 혼수ㆍ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물은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시는 것이 원칙”이며 “갈증은 의외로 둔한 감각이어서 갈증을 느끼면 몸은 이미 탈수 상태”고 설명했다. 특히 갈증 감각이 떨어지는 노인은 시간을 정해놓고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목이 마르다고 해서 물을 술처럼 ‘원샷’하는 것은 곤란하다. 매 1시간마다 한컵(200㎖) 가량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한컵의 물도 3분에 걸쳐 천천히 마신다.

식사 중엔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옳다. 소화액이 묽어져서 소화가 잘 안될 수 있어서다. 냉수는 장 운동을 촉진해 변비 예방을 돕는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장이 예민한 사람은 미지근한 물이 더 나은 선택이다.

잠들기 2시간 전에 물을 마시면 수면 도중 혈액이 걸쭉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때는 위가 깨어 있어 수분 흡수가 원활하다. 잠들기 바로 직전에 물을 마시는 것은 피한다. 수면 중엔 위가 ‘휴식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 보충에도 물이 최고다. 성인이 평상시 흘리는 땀의 양은 하루 약 600∼800㎖. 운동 중엔 시간당 750∼1000㎖까지 배출된다. 무더운 날씨라면 시간당 2ℓ 이상이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땀을 많이 흘린 뒤 물보다 소금을 먼저 찾는 사람도 많지만 이는 잘못된 선택”이며 “땀을 흘리면 염분보다 수분이 더 많이 손실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혈액 속 염분 농도는 오히려 더 높아진다. 땀을 많이 흘린 뒤 소금을 먹으면 혈중 염분 농도가 더 높아져 세포내 수분이 세포 밖으로 빠져 나가 세포가 탈수 상태에 놓이게 된다. 특히 뇌세포의 탈수가 심해지면 전신 쇠약ㆍ무기력 증세를 보인 뒤 심하면 경련ㆍ혼수에 빠진다.   

갈증을 풀기 위해 물 대신 맥주를 찾는 사람도 많지만 이는 오히려 갈증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이뇨 효과를 갖고 있어 우리 몸에서 수분을 빼앗아간다. 과음한 날 밤이나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뒤 심한 갈증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음주로 인해 탈수가 악화되면 갈증이 더 심해지고 몸에서 칼륨이 소실돼 근육 경련ㆍ어지럼증ㆍ실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오렌지주스ㆍ포도주스 등 과일주스도 갈증을 유발하는 음료다. 주스에 든 당분이 혈당을 높이고 이를 묽게 하기 위해 우리 몸은 더 많은 수분을 요구한다. 주스의 농도가 진할수록 갈증은 더 심해진다.

1시간 이내로 가볍게 운동한 뒤엔 물만 마셔도 충분하다. 장시간의 운동ㆍ노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면 수분 외에 전해질이 과다 배출돼 전해질 부족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때는 전해질이 보충된 스포츠음료(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더 낫다.

스포츠음료는 운동 후 땀으로 소실된 전해질과 수분을 함께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당분이 들어 있어 물보다는 갈증 해소 능력이 떨어진다.

우리가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의 약 4분의 3을 커피에서 얻는다. 콜라 등 탄산음료의 한 캔당 카페인 함량은 20㎎ 이상이다. 녹차에도 카페인이 소량(티백 1잔에 15㎎) 들어 있다. 피로회복제로 팔리는 드링크의 ‘반짝 효과’도 카페인 덕분이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커피ㆍ차ㆍ탄산음료ㆍ드링크 등 카페인 함유 음료도 갈증 해소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카페인은 이뇨 작용이 있어 오히려 갈증 유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ㆍ녹차를 마신 뒤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것은 그래서다. 탄산음료는 톡 쏘는 맛은 있으나 장내 흡수는 잘되지 않는다. 예상 외로 체내 흡수가 느리다. 빠른 갈증 해소를 원하는 사람에겐 ‘답답한’ 음료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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