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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라테 마신 후 치아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
카페라테 마신 후 치아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
  • 박태균
  • 승인 2020.12.1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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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을 마시거나 자일리톨 등 무설탕 껌 씹는 것이 방법
- “유아 충치 주 감염원은 엄마”

몇 시간씩 PC 앞에 앉아 작업하면서 카페라테나 우유를 듬뿍 넣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이때 입안에서 충치 유발 세균(뮤탄스균)이 카페라테에 든 젖당(락토스)ㆍ유당 등 당분을 산()으로 바꾼다. 이 산이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에나멜(법랑질)을 갉아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카페라테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려면 15분 이내 마시는 것이 좋다. 음미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뮤탄스균이 치아에 더 오래 머물기 때문이다. 카페라테나 우유가 든 커피를 마셨다면 물을 마셔 산을 중화시키거나 산을 씻어내는 침이 나오도록 자일리톨 등 무설탕 껌을 씹는 것이 방법이다.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은 연쇄상 구균의 일종으로 1924년 미국 세인트 메리 병원의 클라크(Kilian Clarke) 박사가 발견했다. 식사나 간식을 먹고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에 남으면 뮤탄스균이 이를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산(acid)이 발생한다.

자양분(당분)을 양껏 먹은 뮤탄스균이 배설물로 내놓은 산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것이 충치다. 공식 병명은 치아우식증이며 절대 가벼이 여겨선 안 되는 병이다. ‘오복(五福)의 하나이자 장수 비결로 꼽히는 건치(健齒)를 위협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충치는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0세부터 시작하는 충치예방의 저자 일본 오카야마 치과병원 소아치과 유키에 나카이 박사는 유아 충치의 주 감염원은 엄마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임산부 400명을 조사한 결과 91.5%가 뮤탄스균을 보유했다. 이는 충치의 모자감염(엄마에서 자녀로 이어지는) 위험이 매우 높음을 뜻한다. 더 큰 문제는 임신ㆍ출산을 반복하면서 여성의 입안에 뮤탄스균 숫자와 감염률이 계속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엄마가 첫째 아이보다 둘째ㆍ셋째 아이에게 충치를 옮겨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뜻한다.

아이가 설탕을 더 많이 자주 먹을수록 아이의 입안에 뮤탄스균이 감염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주로 밤에 수유하거나 엄마의 구강 내에 뮤탄스균 수가 많고 엄마가 하루에 간식을 2회 이상 즐기면 뮤탄스균의 모자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는 정상분만아보다 평균 11.7개월 빨리 뮤탄스균이 입안에 정착했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임산부가 자일리톨 등 무설탕 껌을 하루 평균 2.9(3.8g) 씹었더니 아이의 뮤탄스균 감염 시기가 8.8개월 지연됐다는 상반된 연구결과도 나왔다.

우리 국민의 충치 보유율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월등 높다. 뮤탄스균 감염에 소홀히 대처한 탓이 크다. 개인별로 충치 발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충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위험도에 따라 맞춤형 예방 치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간단한 타액 검사를 통해 뮤탄스균 여부와 침 분비량 등을 파악하고 식습관 등을 고려해 충치 발생 위험도를 예측ㆍ평가할 수 있다.

이 검사는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서울대 치대 김영재 교수는 이 검사를 통해 100% 충치 예방은 어렵지만, 최소한 2개 생길 충치를 1개만 생기게 할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5분의 투자로 거둘 수 있는 확실히 남는 장사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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