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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약물 카드’를 작성하는 것이 건강에 큰 ‘득’
자신의 ‘약물 카드’를 작성하는 것이 건강에 큰 ‘득’
  • 박태균
  • 승인 2020.11.30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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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물 카드를 실제 신용카드 크기로 만들어 코팅해 두면 편리
- 질병 걸린 뒤 복용한 첫 번째 약부터 일련번호 매기는 것이 효과적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몇 달 전부터 얼굴에 생긴 피부질환으로 마음고생이 심하다. 그동안 병원을 4곳이나 옮겨 다녔다. 항생제 서너 가지, 바이러스 치료제 두 가지, 스테로이드제 두 가지 외에도 소화제ㆍ항()히스타민약 등 다양한 약을 처방받아 시간 맞춰 복용했다. 피부 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속 쓰림ㆍ소화불량 등 약의 부작용만 심하게 경험했다. 아직도 정확한 진단명이 내려지지 않았다.

김 씨는 요즘 자신에게 처방된 약 이름과 용량을 기억할 만큼 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의사를 만나면 ○○○(약 이름)을 복용했는데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전하고 의사는 그의 말을 참고해 처방을 내린다. 김 씨처럼 자신이 먹는 약 이름과 복용량을 꿰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나라가 항생제 내성률이 높은 국가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람마다, 질병마다 잘 듣는 항생제가 따로 있다. 호르몬제의 일종인 스테로이드제는 장기 사용하면 얼굴이 붓거나 위장 장애를 유발한다. 미생물ㆍ염증에 의한 각종 질병을 치료할 때는 항생제를 잘 가려 사용하고 스테로이드제 등을 적절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일(처방)은 의사의 몫이지만 의사가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환자 자신이다.

환자가 자신이 복용 중인 약 리스트(약물 카드)를 작성한 후 보관하고 있으면 자신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리스트는 질병 퇴치를 돕는 희망의 카드. 약물 카드엔 해당 질병에 걸린 뒤 처음 복용한 약부터 일련번호를 매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 일련번호별로 약 이름 1회 복용량 하루 복용 횟수 복용 시기(식후 30분 등) 처음 복용하기 시작한 날 병원과 담당의사명 부작용과 효과(알레르기 등)를 적어두면 일목요연하다.

처방받은 약(전문약) 외에 일반 약(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약)ㆍ슈퍼판매약ㆍ영양제ㆍ비타민제ㆍ허브ㆍ건강기능식품ㆍ유사건강식품 등을 먹고 있다면 이를 약물 카드에 함께 기록한다. 이들은 처방 약과 반응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의사가 처방할 때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된다.

병ㆍ의원이나 약국을 방문한 환자의 금기ㆍ중복 약물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DUR 제도를 통해서다. 의사나 약사가 처방ㆍ조제 내역을 PC에 입력하면 심사평가원 중앙 서버에 누적된 환자의 조제 기록을 통해 금기ㆍ중복약물이 바로 통보된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낮추는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복용 중이라면 의사는 둘 중 하나를 제외시킬 것이다. 만일 의사가 아무런 조언도 하지 않으면 “(처방받은)약과 건강기능식품 등이 서로 충돌할 수 있는지대놓고 물어보는 것이 현명하다. 이는 환자의 정당한 권리다. 법이 법전 위에서 잠자는 사람을 보호하지 않듯이 수줍은 환자는 건강상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약물 카드는 실제 신용카드 크기로 만들어 코팅해 두면 좋다. 병원을 방문할 때 지갑에서 약물 카드를 꺼내 의사에게 보여주면 의사는 처방전을 쓸 때 더 많이 고민할 것이다.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를 더 기울이게 된다.

국내 의사는 환자에게 약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줄 시간이 없다. 대개는 환자가 직접 물어보는 약에 대해서만 설명해준다. 진료실을 나가기 전에 의사에게 이 약을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묻는 것도 환자에게 큰 득이다.

의사가 처방해준 약에 대한 정보를 더 알고 싶다면 약사를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다. 약국의 복약 지도가 강조되고 있으므로 약사에게 묻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단골약국이 있는 것이 정확한 약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하다. 다수 약국의 PC 안엔 환자의 약물 카드가 저장돼 있기 때문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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