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여름 디저트 ‘아사이볼’의 주재료는 무엇?

우리나라에서 여름 디저트로 인기가 높은 것이 빙수라면 서양엔 아사이볼이란 것이 있다. 아사이볼은 하와이의 서퍼가 서핑 도중 더위도 식힐 겸 에너지를 보충하는 메뉴다. 본래 기원은 브라질의 ‘아사이 나 치젤라’(Acai na tigela)라고 하는 디저트다. 아사이볼의 주재료가 되는 것은 아사이베리(Acai Berry)다. 아시이베리는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인근에서 자라는 야자수 열매로 ‘아마존의 보랏빛 진주’라고도 불린다.

아사이베리는 서양에선 블루베리ㆍ라즈베리ㆍ크랜베리와 함께 암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베리’(berry)류다. 브라질 아마존 강 유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아사이베리는 실험실 내 시험에서 사람의 백혈병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사이베리는 아마존 강 어귀의 범람원과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아사이야자나무의 열매다. 범람원에서 사는 만큼 나무가 물에 완전히 잠겨도 생존한다. 모양은 블루베리나 포도 같은 구형이다. 표면이 왁스를 바른 듯이 반질거리면 잘 익은 것이다. 속엔 큼지막한 씨가 들어 있다. 껍질 색깔은 검은색을 띤 보라색이다. 크기(지름)는 1.5∼2㎝다. 맛은 흙이나 분필 같다. 탄수화물 함량이 100g당 1g도 채 안 되니 단맛이 제대로 날 리 없다. 다른 과일들처럼 시거나 단 맛이 없어 과일을 맛으로 즐기는 사람에겐 추천하기 힘들다. 건강을 생각해야 목 안으로 넘어간다.

브라질 사람은 아사이베리를 아이스크림ㆍ밀크셰이크ㆍ초콜릿ㆍ케이크 등에 곁들여 수시로 먹는다. 맛이 없고 씨가 커서 과일로선 용도 폐기된 아사이베리에 서양인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검보라색 껍질 성분인 안토시아닌 때문이다.

아사이베리가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많은 연구들을 통해 입증됐다. 동물실험에선 뇌를 손상시키는 아밀로이드 등 유해 단백질을 제거해 기억력 저하를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준다. 아사이베리에 든 지방의 82%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인 데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식물성 콜레스테롤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스태미나를 보충하는 데도 유용하다. 과거 아마존 전사가 전쟁에 나가기 전에 빼먹지 않고 섭취한 과일이다. 일부에선 성적(性的) 능력을 높여준다고 해서 ‘아마존의 비아그라’로 통한다.

일부에선 체중 감량을 위해 섭취하는 사람도 있다. 살 빼는 효과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아사이베리 생과는 아마존 강 주변 사람들만 먹을 수 있다. 열매가 금세 시들기 때문이다. 주스나 분말 형태로 판매되는 것은 그래서다.

블랙베리(흑딸기, blackberry)는 장수를 돕는 딸기로 통한다. 명칭처럼 완전한 블랙이어야 제 맛이다. 조금이라도 푸르거나 녹색 빛을 띤 것은 맛이 떨어진다. 열량이 낮고 향이 풍부하다. 비타민 Cㆍ엽산(기형 예방)ㆍ철분(빈혈 예방)ㆍ펙틴(콜레스테롤 낮춤)도 넉넉하게 들어 있다. 작은 씨앗이 많은 소핵(小核) 과일이어서 표면에 농약성분이 잔류할 수 있다는 것이 흠이다. 가능하면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것을 선택한다. 생과는 구입 후 바로 냉장 보관하고 먹기 직전에 씻는다. 여성에게 이로운 과일로 통한다. 민간에선 생리과다나 생리전증후군(PMS)가 있는 여성에게 권장된다. 붕산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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