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01 09:10 (월)
식량안보 시대 ‘성큼’
식량안보 시대 ‘성큼’
  • 박태균
  • 승인 2021.01.05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식량 부족에 관한 한국과 일본은 동병상련의 처지
- 밀과 옥수수 거의 전량, 콩의 약 90%가 수입산

 

식량 부족에 관한 한국과 일본은 동병상련의 처지다. 두 나라 모두 인구는 많고 농ㆍ수산업 등 1차 산업 비중이 낮아서다.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칼로리 자급률(하루 총 섭취 열량 가운데 국산 식품을 통해 얻는 열량의 비율)50% 수준이다. 사료작물까지 포함하는 곡물 자급률은 더 심각한 상태다.

우리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밀과 옥수수의 거의 전량, 콩의 약 90%가 물 건너온 것이다.

앞으로도 부족한 식량은 외국에서 싸게 수입해 먹지라는 느슨함이 위기의 본질이다.

이 같은 생각이 안이ㆍ위험하다고 보는 것은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호주의 가뭄 등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 사막화ㆍ도시화, 미국의 바이오 연료 정책(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 등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을 몰고 올 일들이 현재진행형이다. 둘째, 우리 식탁에 값싼 식재료를 공급해온 중국이 식량 수입국으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일부 곡물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세계 식량의 블랙홀이 될 조짐마저 보인다. 러시아도 올해 밀 수출을 동결했다.

셋째, 외국에서 식량을 값싸게 사올 수 있는 시대는 저물었다. 이미 20072008년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을 경험했다. 당시 미디어에 식품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한다는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경제 용어가 자주 등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국제 곡물시장은 엷은 시장’(thin market)이어서 공급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유비무환이라 했다. 식량 위기라는 재앙을 피해가기 위해 국민ㆍ정부ㆍ기업이 힘과 지혜를 모을 때다. 국민은 식량을 아끼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등 생활 속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곡물 자급률이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470g으로 세계 최고다. 일본(300g)ㆍ미국(160g)을 크게 앞선다. 음식물 쓰레기를 10% 줄이면 곡물 자급률이 0.3% 증가한다. 정부엔 쉬는 농지를 활용이나 이모작 등을 통해 곡물 자급률의 마지노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철통 방어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