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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한국인의 식생활 어떻게 바꿨나?
코로나 19가 한국인의 식생활 어떻게 바꿨나?
  • 박태균
  • 승인 2021.06.1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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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식과 배달음식 증가, 외식 감소
- 식품 구매와 관련한 감정은 ‘스트레스’ 등 부정적으로

 

 

 

코로나 19가 우리 국민의 식품 소비 패턴을 가정식과 배달음식 중심으로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코로나 19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탓인지 국내 소비자의 식품 구매에 대해 ‘스트레스받는 일’, ‘시간이 너무 소요되는 일’ 등 부정적인 감정이 커졌다.


경희대 조리ㆍ서비스경영학과 정라나 교수팀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강화된 2020년 6월 서울ㆍ경기 거주 성인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 결과(COVID-19가 식품소비패턴 및 식행동에 미치는 영향 -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는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조사 대상 4명 중 3명(109명)은 코로나 19 유행 이후 ‘본인이 직접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어머니가 식품을 구입한다’는 응답(16%)이 뒤를 이었다.


식사 준비는 10명 중 7명 가량(98명)이 ‘본인이 직접’하고, 29명(20.1%)은 ‘어머니가 한다’고 응답했다.


식품 구매 횟수는 ‘한 달에 4∼5회’이란 응답률이 코로나 19 이전(28.5%), 이후(26.4%) 모두 가장 높았다. 식품의 구매장소는 코로나 19 전후 모두 모두 대형마트란 응답률이 최고치(이전 52.1%, 이후 38.2%)를 기록했다. 다음은 슈퍼마켓ㆍ새벽 배송 순이었다.


정 교수는 “코로나 19 이전엔 마트 등 오프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 비율이 64.5%였으나 코로나 19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구매 비율이 54.7%로 낮아졌다”며 “대신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 비율이 코로나 19 전 35.4%에서 코로나 19 후 45.3%로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는 외식 횟수를 줄였다. 가정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 섭취와 배달음식 주문율, 가정 간편식(HMR) 구매 비율은 높였다.


‘주(週) 3∼4회 외식한다’는 응답률이 코로나 19 이전 22.2%에서 코로나 19 이후 13.2%로 감소했다. 외식을 대체해 가정의 일손을 줄여줄 수 있는 국ㆍ탕ㆍ찌개류ㆍ라면ㆍ국수ㆍ냉동식품의 구매 빈도가 잦아졌다.


HMR 중에선 단순 가열 후 먹는 음식인 RTE(ready to heat) 제품의 인기가 높아졌다. 샐러드ㆍ샌드위치ㆍ도시락ㆍ반찬류 등 구매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RTE(ready to eat) 제품의 구매 빈도는 코로나 19 전후 이렇다 할 차이가 없었다.


정 교수는 “코로나 19 이후 열량ㆍ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ㆍ라면ㆍ국수ㆍ냉동식품의 소비가 늘어난 것은 문제”이며 “코로나 19 이후의 저영양ㆍ고열량 식품의 섭취가 늘면서 체중 증가ㆍ비만과 이로 인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활동 자제와 고열량 식품 섭취가 ‘확찐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스페인 연구팀은 7,51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14주의 봉쇄가 식생활 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했다. 봉쇄 기간에 코로나 19 이전보다 더 건강한 식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뉴트리언츠’지, 2020). 폴란드에서 1,09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0%는 체중 증가, 18%는 체중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이전에 과체중ㆍ비만이던 사람은 살이 더 쪘고, 저체중이던 사람은 체중이 오히려 감소했다(‘뉴트리언츠’지 2020).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도 이탈리아의 봉쇄 기간에 조사대상자의 53.9%가 식습관이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그 변화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과 간식의 섭취 증가가 포함됐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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