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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즐길만한 열대과일 3선(選)
요즘 즐길만한 열대과일 3선(選)
  • 박태균
  • 승인 2021.07.02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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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과일의 여왕’으로 통하는 망고스틴
- 양귀비의 과일로 유명한 리치
- 겉모습은 평범하나 속은 반전인 패션푸르츠

 

 

 


수은주가 올라가면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는 것이 열대 과일이다. 열대과일은 과거엔 ‘귀족 과일’이었다. 요즘은 다양한 열대 과일을 쉽게 섭취하고 있다. 경제 사정이 나아진 덕분이기도 하지만 우리 입맛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열대 과일을 더 많이 찾게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열대 과일의 본거지인 동남아 여행객이 증가한 것도 소비 증대에 이바지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번 입맛을 들이면 자꾸 생각나는 것이 과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도 제법 익숙해진 망고스틴은 감귤 정도 크기의 자줏빛 나는 과일이다. ‘열대과일의 여왕’으로 통한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사랑한 과일이라 그런 별명이 붙었다. 원산지인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에선 ‘망기스’, 태국에선 망쿳(Mangkut)이라 부른다.

망고스틴의 꼭지를 떼고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마늘같이 생긴 알맹이가 나온다. 새콤달콤한 맛이 더운 날씨로 잃어버린 식욕을 되찾아준다. 하얀색 과육을 즐기는 망고스틴은 비타민 B군ㆍ비타민 Cㆍ칼슘 등을 함유하고 있다.

바나나 등 다른 열대과일과 달리 망고스틴은 후숙 기간이 필요하지 않다. 수확 시점으로부터 10일 이내에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수확 후 바로 먹으면 절정의 맛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선 대개 냉동상태로 유통돼 망고스틴의 맛이 ‘별로’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잘 익은 망고스틴은 껍질이 말랑하고 과육이 하얗다. 썩거나 오래된 것은 꼭지가 갈변돼 있으며, 껍질이 딱딱하다.

냉동 망고스틴을 먹을 때는 열매를 살짝 해동시켜 포크로 떠먹는다. 열대과일 대부분은 열성(熱性)이지만 망고스틴은 성질이 냉성(冷性)이다. 몸을 차게 만들 수 있으므로 평소 몸이 차가운 사람은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꼭 먹고 싶다면 열성 과일과 함께 섭취한다.

망고스틴즙이 옷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동남아의 일부 호텔에선 냄새 고약한 두리안과 더불어 망고스틴의 반입을 금한다. 수건이나 세면대에 묻으면 색이 잘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리치는 여지라고도 불린다. 경국지색(傾國之色)으로 통하는 중국‘양귀비의 과일’로 유명하다. 리치 맛에 반한 양귀비는 매년 5월이 되면 중국 남방에서 나오는 리치를 먹고 싶다고 황제(당나라 현종)를 졸랐다. 황제는 싱싱한 리치를 선물하기 위해 빠른 말과 능숙한 기수를 선발한 뒤 릴레이 방식으로 운반하도록 명령했다. 리치의 원산지인 중국 광둥(廣東)에서 양귀비가 산 시안(西安)까지의 거리는 약 2,000㎞에 이른다. 운송 기간이 길어서 리치의 신선도가 떨어지자 나중엔 직접 리치 나무를 뽑아와 궐 안에 심게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요즘 리치는 중국음식점이나 뷔페의 디저트용으로 흔히 나오는 과일이다. 큰 도토리처럼 생겼고 표면이 오돌토돌한 것이 특징이다.

리치의 원래 껍질 색은 붉은색이다. 오래 냉장하면 갈색으로 변한다.

과육은 반투명한 백색이다. 가운데 까만 씨는 식용 부위가 아니다. 리치의 씨, 즉 여지 핵은 허리나 아랫배가 아픈 병 치료에 사용된다. 대개 씨를 태워서 가루를 낸 뒤 따뜻한 술에 타서 먹는다.

리치는 나무에서 떨어지면 숙성을 멈춘다. 마트에서 살 때 잘 익은 것을 골라야 하는 것은 그래서다. 나무에서 바로 딴 것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수일간 풍미가 보전된다.

리치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프로필린(profilin)이란 식물성 단백질이 들어있다. 프로필린에 민감한 사람이 리치를 먹으면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리치를 먹을 때는 프로필린 외에 꽃가루나 라텍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리치는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열대 과일이지만 ‘동의보감’ㆍ‘방약합편’ 등 조선의 의서에도 등장한다.

패션프루츠(Passion Fruit)는 겉모양은 평범하지만 속은 반전이다. 우리 국민에게 다소 생소한 과일이지만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맛있다. 속이 개구리알처럼 생겼다. 베트남에선 수확한 뒤 후숙해 물러 터지기 직전에 먹는다. 패션프루츠엔 베타카로틴ㆍ칼륨ㆍ식이섬유ㆍ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피부 미용에 좋고(비타민 C), 고혈압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변비를 예방한다. 숟가락으로 퍼먹으면 오도독 씹히는 씨가 마치 석류를 씹어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맛도 있지만, 신맛이 강해 주스나 잼으로 많이 만들어 먹는다. 멜론 같은 단맛이 나는 열매를 맺는 품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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