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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선정 7월의 웰빙 수산물 ‘2선’
해수부 선정 7월의 웰빙 수산물 ‘2선’
  • 박태균
  • 승인 2021.07.1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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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명이 ‘동방의 불로초’ㆍ‘바다의 산삼’인 전복
 -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 풍부한 장어


 

 

 


 민물장어 가격이 반 토막 났다. 지난해 중순 4만 원 가깝던 산지 가격이 2만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장어의 치어 물량이 역대급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치어가 40%가량 덜 잡혀, 민물장어 가격은 내년에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전복 가격도 싸졌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복(1㎏) 도매가격이 3만5,060원으로, 평년 가격(3만7,014원)보다 낮아졌다.


  소비자로선 저렴하게 사서 먹게 된 요즘이 이 두 수산물의 제철이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장어와 전복을 7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했다.


 전복은 별명이 ‘동방의 불로초’ㆍ‘바다의 산삼’이다. 불로장수를 열망한 진시황이 삼천동자(숫총각)를 모아 영생(永生)의 식품을 구해오라고 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전복은 흔히 ‘패류의 황제’로 통한다. 조개류 중에서 가장 귀하고 값이 비싸 이런 별명이 붙었다.


 전복은 한국ㆍ중국ㆍ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ㆍ일본에선 회로 먹거나 익혀서 탕ㆍ죽 등에 넣어 먹거나 젓갈로 담가 먹는다. 중국에선 대개 말린 것을 먹는다. 서양인에겐 오랫동안 금기 식품이었다. “껍데기가 한쪽밖에 없는 전복을 먹으면 사랑에 실패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영양상의 강점은 저지방(지방 함량 1% 미만)ㆍ고단백(13~15%)의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것이다. 말린 것엔 단백질이 100g당 56g이나 들어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다양해 단백질의 질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타우린ㆍ아르기닌ㆍ메티오닌ㆍ시스테인 등 ‘아미노산 4인방’이 풍부하다.


 타우린은 전복 100g당 약 1.8g 들어있다. 어패류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전복을 쪄서 말렸을 때 표면에 붙은 흰 가루 성분이다. 타우린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ㆍ심장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 건강에 필수적이다. “임산부가 전복을 먹으면 시력이 좋은 아이를 낳는다”는 옛말은 이래서 나왔다. 전복의 옛 별명이 천리광(千里光)이다. 한방에선 전복을 석결명(石決明)이라 부른다. 결명자처럼 눈을 밝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메티오닌ㆍ시스테인 등 함황(含黃, 황 성분이 든) 아미노산도 들어있다. 이들은 피로 해소ㆍ병후 원기 회복ㆍ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 회복기 환자ㆍ허약 체질ㆍ간 질환ㆍ술꾼에게 전복죽을 권장하고,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산모에게 전복을 고아 먹이라고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아르기닌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사람을 정신적ㆍ육체적으로 강하게 한다. 식욕을 억제해 다이어트에도 유용하다. 중국에서 전복을 해삼ㆍ상어 지느러미ㆍ물고기의 부레와 함께 최고의 강정식품(强精食品)으로 치는 것은 아르기닌의 효능 덕분일 것이다.


 살이 통통하게 찐 것이 상품이다. 껍데기(타원형)의 짧은 쪽과 긴 쪽의 비율이 2 대 3가량인 것이 좋다. 껍데기가 원에 가까우면 필리핀 등 위도가 낮은 국가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전복은 성장 기간이 짧아 맛ㆍ영양이 떨어진다. 살의 색깔은 암컷은 진한 녹색, 수컷은 노란색이다.


 전복 내장은 익혀 먹거나 젓갈을 담가 먹는 것이 좋다. 내장엔 해초 성분이 농축돼 있어 맛ㆍ향ㆍ영양이 뛰어나지만 쉽게 상하기 때문이다. 전복을 물에 씻을 때는 박박 문질러야 살이 단단해진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전복을 쪄서 응달에 말린다. 모양ㆍ색깔의 변화 없이 3∼4년 보관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엔 궁중 요리에 두루 쓰였다. 제왕이 주관한 연회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장어(長魚)는 말 그대로 ‘몸이 긴 생선’이란 뜻이다. 복날에 주로 삼계탕ㆍ보신탕을 먹는 한국인과는 달리 일본인은 장어를 선호한다. 여름 보신 식품으로, 영양소는 꽉 차 있지만, 생김새는 ‘비호감’이다.


 먹장어ㆍ갯장어ㆍ붕장어ㆍ뱀장어ㆍ무태장어ㆍ칠성장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뱀장어만 바다에서 태어난 지 1년쯤 뒤 강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뱀장어를 민물장어라고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먹장어ㆍ갯장어ㆍ붕장어는 평생 바다에서 산다.


 우리 국민이 그냥 장어라고 하면 대개 뱀장어를 가리킨다. 뱀장어는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가 제철이다. 가을이 되면 강에서 3∼4년 지낸 장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한다. 이 시기의 장어엔 각종 영양소가 가득하다.


 뱀장어는 심해에서 알을 낳고 수정한 뒤 생을 마친다. 바다에서 부화한 장어를 댓잎 뱀장어라 한다. 이 장어는 하구에서 실뱀장어로 변태한 뒤 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민은 실뱀장어(치어)를 잡아 양식장에서 기른다. 우리가 먹는 장어는 대부분 양식산이다.


 장어 전문점이 흔히 내세우는 풍천장어의 풍천은 지역명이 아니다. 바람 풍(風), 내 천(川)으로,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를 뜻한다. 뱀장어가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류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풍천장어로 유명한 곳은 전북 고창이다. 장어의 70∼80%는 이곳 산(産)이다.


 장어의 피와 점액질엔 독이 있지만, 구이ㆍ덮밥 등 가열 조리해 먹으면 걱정할 필요 없다. 장어 독은 60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독성을 잃기 때문이다. 장어 피가 정력 강화를 돕는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장어 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장어 꼬리를 서로 먹기 위해 경쟁할 필요도 없다. 꼬리가 정력 증진에 좋다는 말은 근거 없는 속설이기 때문이다.  


 장어(생것)엔 지방이 100g당 17.1g 들어있다. 다행히 장어 지방의 60% 이상이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다. 장어는 열량(100g당 223㎉)이 높고 콜레스테롤도 많이 들어있다. 고지혈증이나 비만이 걱정이라면 장어구이를 한 번에 한 마리 이상 먹는 것은 피한다.


 비타민 A가 풍부하다는 것도 돋보인다. 비타민 A 함량이 육류의 200배에 달한다. 비타민 A는 눈 건강 비타민이다. 부족하면 야맹증 등 시력 장애가 생기기 쉽고, 뼈ㆍ치아의 발육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바닷장어 중 붕장어는 술꾼 사이에서 흔히 아나고(일본어)로 통한다. 야행성이고 밤에 어슬렁거리며 사냥하기 때문에 ‘바다의 갱’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붕장어 피에도 독이 있다. 이크티오톡신이란 독이다. 붕장어 회를 먹을 때는 반드시 깨끗이 손질해서 피를 완전히 제거한다. 피가 체내로 들어가면 혈변ㆍ구토 등을 일으킨다. 독은 열에 약해 가열 조리하면 파괴된다.


 눈이 퇴화해 ‘눈이 먼 장어’라 해서 먹장어다. 특유의 꼼지락거림 때문에 별칭이 꼼장어다. 예부터 정력식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포장마차의 인기 메뉴인 먹장어는 대개 구이로 요리된다.


 갯장어(하모)는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일제 강점기엔 잡히는 대로 일본으로 보내져 한국인은 맛보기 힘들었다. 크기가 붕장어보다 커서 2m 이상 되는 놈도 있다.


 해양수산부 임태훈 유통정책과장은 “코로나19로 지친 심신과 일상을 잠시 잊기 위해서라도 저녁 메뉴로 면역력도 챙기고, 양식 어민도 돕는 장어ㆍ전복 음식을 선택할 것”을 추천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도움말 주신 분: 신구대 식품영양과 서현창 교수,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이애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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