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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까지 이어지는 유두ㆍ칠석ㆍ백중의 절기 음식은?
 내달까지 이어지는 유두ㆍ칠석ㆍ백중의 절기 음식은?
  • 박태균
  • 승인 2021.07.2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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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보양식의 대표는 ‘탕탕탕’
- ‘유두면 먹으면 더위 먹지 않는다’는 속설 
- “삼복지간엔 밥알도 무겁다”는 옛말 전해져    


 

 

 
 
 음력 6∼7월은 여름의 절정이다. 이달 24일 유두(流頭, 음력 6월 15일)를 시작으로 내달 14일 칠석(七夕, 음력 7월 7일), 22일 백중(百中, 음력 7월 15일) 등 절기(節氣)가 이어진다. 삼복(三伏)도 중간에 끼어 있으며, 초복(7월 11일)은 이미 지났다. 


 음력 6월의 별명이 홍염(烘炎)의 달이다. 화톳불이 이글거리는 듯한 더위란 뜻이다. 이때 불꽃 더위와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찾아온다. 


 유두일 아침에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음식을 장만해 조상에게 올리는 풍습이 유두 천신(薦新)이다. 유두를 경상도에선 물맞이라고 한다. 머리에 물을 맞는다는 뜻이다. 유두는 소두(梳頭)ㆍ수두(水頭)라고도 한다. 우리 조상은 이날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았다. 유두는 물을 중시하는 명절로, 물은 부정(不淨)을 씻는 것을 뜻한다. 유둣날 풍속으론 탁족(濯足) 놀이가 있다. 단순히 발을 씻는 것이 아니라 심신을 정화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이애랑 교수는 “유두 절식(節食)으론 유두면(流頭麵)ㆍ밀전병ㆍ수단(水團)ㆍ건단(乾團)ㆍ상화병(霜花餠)ㆍ편수가 있다”며 “유두면은 유둣날 만들어 먹는 밀가루 국수”라고 소개했다. 


 이날 유두면을 먹으면 여름 내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상화병은 밀가루를 반죽해 콩가루나 깨를 섞어 꿀에 버무려서 찐 떡이다. 편수는 만두의 일종이다. 유두 무렵에 제철을 맞는 참외ㆍ수박은 갈증과 피로 해소에 그만이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초복ㆍ중복ㆍ말복을 통틀어 삼복이라 한다. 삼복은 양기가 성(盛)한 날이다. 조선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이 저술한 ‘지봉유설’엔 “복날은 양기에 눌려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란 대목이 나온다. 


  “삼복지간(三伏之間)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옛말이 있다. 더위가 절정인 삼복엔 몸의 기운이 약해져 입술에 붙은 가벼운 밥알도 무겁게 느껴질 만큼 사소한 일조차도 힘들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우리 선조는 삼복을 더위에 지쳐 허(虛)해진 몸을 음식으로 보(補)했다”며 “복날 한적한 숲속의 냇가로 가서 개를 잡아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을 복달임ㆍ복놀이라 했다”고 설명했다. 


 복달임 관습은 현재까지 전해져 복날이면 음식점마다 보양 음식을 즐기려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뤄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때문에 복날 식보 행렬마저 거의 사라졌다.   


  여름 보양식이라고 하면 삼계탕ㆍ추어탕ㆍ보신탕 등 ‘탕탕탕’이 우선 꼽힌다. 세 음식은 열(熱)의 속성을 지닌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음식이고, 동물성과 식물성 식재료가 잘 조화돼 영양이 골고루 든 음식이란 것이 공통점이다. 복날 보양을 위한 음식 재료로 널리 쓰인 것은 개고기ㆍ닭고기ㆍ민어ㆍ팥 등이다. 개장국(보신탕)ㆍ계삼탕(삼계탕)ㆍ육개장ㆍ민어탕ㆍ팥죽ㆍ임자수탕ㆍ호박 지짐ㆍ호박 밀전병 등이 대표적인 복달임 음식이다. 
 삼계탕은 닭고기(영계)에 인삼ㆍ황기ㆍ대추ㆍ마늘 등을 넣어 푹 곤 뒤 배 보자기에 싼 음식이다. 예부터 여름철 성약(聖藥)으로 통한다. 복날에 더위를 쫓기 위해 즐겼는데 먹으면 땀이 덜 나고 기운이 솟는 느낌이 들어서다. 
 주재료는 ‘환상의 커플’인 닭고기와 인삼이다. 


 신구대 식품영양과 서현창 교수는 “닭고기는 맛이 담백하고 소화ㆍ흡수가 잘되며 쇠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더위에 지친 심신을 보양해준다”며 “인삼은 원기를 회복시켜 주며 피로ㆍ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조언했다.  


 삼계탕의 부재료론 황기ㆍ마늘ㆍ쌀ㆍ밤ㆍ대추 등을 주로 사용한다. 마늘은 한방 강정제이자 소화제다. 밤ㆍ대추는 위를 튼튼하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졌다. 황기는 땀을 과도하게 흘리는 것을 막아준다. 습기로 인해 몸이 무겁고 다리가 부은 사람에게도 이롭다. 고소하고 걸쭉한 맛을 살리기 위해 삼계탕에 땅콩가루나 들깻가루를 넣기도 한다. 


 개성의 양반은 복날, 이열치열의 삼계탕 대신 시원한 임자수탕(荏子水湯)을 즐겨 드셨다. 이 음식은 흰 참깨(임자)와 영계를 재료로 해서 만든 냉 깻국탕이다. 푹 삶아서 기름을 걷어낸 닭고기를 사용해서 맛이 느끼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흰깨 대신 검은 깨, 닭고기 대신 오리고기를 넣기도 한다. 


 칠석은 견우ㆍ직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유명한 날이다. 이날 저녁엔 하늘을 보면서 동쪽의 견우성과 서쪽의 직녀성이 까치와 까마귀가 놓은 은하수(오작교)에서 만나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 시기의 늦더위를 우리 조상은 복숭아 화채ㆍ수박 화채를 즐기면서 이겨냈다. 과일 화채는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고 비타민ㆍ미네랄을 보충하는 데 유익한 음식이다. 밀전병ㆍ밀국수 등도 칠석 절식이다. 음력 7월은 농가에서도 쌀ㆍ보리가 거의 동날 시기여서 쌀가루 대신 밀가루나 메밀가루를 써서 음식을 장만했다. 묽은 밀가루 반죽에 곱게 채를 썬 호박을 넣고 기름에 지진 것이 밀전병이다. 


 백중은 중원(中元)이라고도 부른다. 일본인은 신정(양력 1월 1일)과 더불어 백중을 2대 명절로 친다. 우리나라에선 요즘 거의 잊힌 명절이다. 이날 채소ㆍ과일ㆍ술ㆍ밥 등을 차려놓고 돌아가신 어버이의 혼을 부른다고 해서 망혼일(亡魂日)로도 통한다. 별칭은 머슴날이다. 농사일로 수고한 사람을 모아 술과 음식을 대접했기 때문이다.
 백중의 절기 음식은 깻국탕(임자수탕)ㆍ민어 등으로 복날 음식과 대부분 겹친다. 삼국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석탄병은 이날의 대표 음식이다. 석탄병은 삼키기 아까운 떡이란 뜻이다. 겨울나기를 위한 채소 갈무리도 백중 무렵에 했다. 백중 시기에 나오는 복숭아가 백중 복숭아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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