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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유식 만드는 법
좋은 이유식 만드는 법
  • 박태균
  • 승인 2021.08.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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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식 너무 느리면 성장ㆍ발육 지연
 -출생 체중의 두 배가 되면 이유식 시작 적기

 

 

 
 
 출산율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지만, 배달이유식 시장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인다. 맞벌이로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기 어려운 부모가 증가한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 간편식이 일상화되면서 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5년 680억원이던 간편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최근 3년간 연평균 20%의 급격한 확장세를 보이며 2020년 1,700억원으로 성장했다.


 모유나 분유만을 먹다가 유동식ㆍ반고형식ㆍ고형식을 차례로 시작하는 것은 아기에겐 대단한 도전이다. 국내에선 흔히 이유식(離乳食)이라 하지만 서양에선 보충식(complementary food)이라고 부른다. 이런 음식은 아기가 돌이 되기 전까지는 모유ㆍ분유를 완전하게 대체하진 못하므로 이유기 보충식인 셈이다.


 이유식은 언제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너무 일찍 이유식을 시작하면 아기의 소화에 문제가 생기고 질식 위험이 따르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지방세포의 수가 늘고 크기도 커져 비만아가 될 위험이 커진다.  


 이유식이 너무 늦어도 문제다. 성장ㆍ발육이 늦어진다. 철분ㆍ아연ㆍ비타민 D 등 아기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식성이 까다로워질 수도 있다. 출생 당시 체중의 두 배(7㎏가량)가 되는 생후 4∼6개월이면 이유식을 시작해도 무리가 없다.


 일반적으로 이유식 준비기는 생후 4∼6개월, 본격적인 이유식 시작은 6개월, 이유식 필요시기는 6∼24개월이 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식을 만들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는 아기의 월령ㆍ알레르기ㆍ위생이다.


 흔히 생후 4∼6개월을 이유 초기, 7∼8개월을 중기, 9∼12개월을 후기로 분류한다. 초기 이유식은 아기가 씹지 않고 그대로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먹일 때는 반드시 숟가락을 사용한다. 소금ㆍ설탕으로 간을 하지 않으며, 한 번에 한 가지씩 먹여 음식에 대한 반응(거부ㆍ알레르기 등)을 살핀다.
중기엔 과일즙을 먹일 수 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 식품 고유의 맛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시기엔 작은 덩어리가 있는 음식도 우물우물하며 잘 넘긴다. 후기엔 된죽ㆍ진밥ㆍ계란ㆍ두부ㆍ잘게 썬 고기 등을 섭취할 수 있다.


 아기는 위장관이 미숙해 식품 알레르기를 잘 일으킨다. 이유식 재료로 우유ㆍ밀가루ㆍ콩류ㆍ갑각류ㆍ견과류ㆍ땅콩ㆍ계란ㆍ등 푸른 생선 등 8대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제외하는 것은 그래서다. 돌 전엔 돼지고기ㆍ조개류ㆍ메밀ㆍ토마토ㆍ딸기ㆍ키위ㆍ레몬ㆍ오렌지ㆍ귤ㆍ복숭아 등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 위생적인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선 청결ㆍ가열ㆍ냉각 등 식품 안전의 기본 원리를 잘 따라야 한다.


 신선하고 질 높은 이유식 재료를 사고, 조리 전에 손ㆍ조리기구(도마ㆍ칼ㆍ블렌더ㆍ냄비 등)ㆍ식재료를 깨끗이 씻는 것이 청결의 핵심 내용이다. 세척ㆍ조리 과정에서 영양소의 손실을 줄이려면 소량의 물로 식재료를 씻고 삶을 때 물을 되도록 적게 넣는다.


 식재료를 삶는 도중 식중독균 등 유해 세균은 열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다.


  식재료를 삶아서 부드러워지면 물을 소량 탄 뒤 블렌더나 그라인더를 이용해 잘 간다. 만든 이유식을 즉시 얼음 얼리는 틀에 담아 냉장고의 냉동실에 넣는다. 단단하게 얼면 틀에서 이유식을 꺼내 1회 분량씩 비닐봉지 등에 담은 뒤 다시 냉동 보관한다. 아기가 배가 고프다고 칭얼대면 한 개씩 꺼내 전자레인지나 중탕기에 녹여 먹인다.


 요즘 우리나라 엄마들은 이유식의 영양과 안전에 관심이 특히 많다. 아기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할까 봐 죽ㆍ미음에 채소ㆍ과일 등 다양한 식재료를 섞어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기도 한다. 영양과 안전은 이유식의 기본이지만 음식의 굳기나 크기도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더 단단하고, 더 큰 조각의 음식을 먹여야 이유식에서 성인식으로의 이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집에서 이유식을 위생적으로 잘 만들어 제대로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분말 형태의 시판 이유식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의 도시 거주 산모는 대부분이 시판 이유식에 의존한다.


  선식ㆍ생식 제품은 위생ㆍ영양 면에서 이유식 대용으로 권장하기 힘들다. 선식ㆍ생식은 아기용 음식이 아니다. 이런 식품에 흔히 첨가되는 깨ㆍ호두ㆍ땅콩 등은 아기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다는 선식ㆍ생식의 장점도 아기의 먹거리론 오히려 감점 요인이다. 소화가 잘 안 되고 단백질ㆍ미네랄 등의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이유기인 아기의 숟가락엔 곡류, 채소와 과일, 육류, 요구르트ㆍ치즈 등의 순서로 올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후 8개월께부터는 손가락으로 집어 먹는 핑거 푸드(finger food)를 제공하고 9개월부터는 수저를 아기가 직접 잡게 한다. 부드러운 빵을 잘라서 아기의 손에 쥐여주면 훌륭한 핑거 푸드가 된다. 빵을 엄마가 직접 찢어서 먹이는 것은 아기에게 식사의 즐거움은 물론 손의 발달, 도구 사용의 기회까지 뺏는 행위다.


 유제품은 8∼10개월, 계란 흰자ㆍ생우유는 12개월 이후에 제공한다. 사레들리거나 질식 위험이 있는 핫도그ㆍ견과류ㆍ포도ㆍ건포도ㆍ날 당근ㆍ팝콘ㆍ둥근 사탕 등도 생후 1년간은 아기에게 주지 않는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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