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8 09:07 (목)
  ‘가정파괴범’으로 통하는 치매, 식품으로 억제할 수 있나?
  ‘가정파괴범’으로 통하는 치매, 식품으로 억제할 수 있나?
  • 박태균
  • 승인 2021.08.11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중해식 식사가 대표적인 치매 예방 식단
 - 카레의 커큐민도 치매 유발 물질 억제 효과

 

 

 
 우리나라에서 치매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중앙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65세 이상 치매환자 수가 84만191명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유병률은 10.3%로, 10명 가운데 1명은 치매라는 얘기다. 2024년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최근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을 발족시켰다. 이른바 한국형 치매 연구개발엔 2028년까지 1,98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단의 목표는 연구가 끝나고 2030년대에는 현재 연간 4.8%에 달하는 국내 치매환자 증가율을 절반 수준인 2.4%로 줄이는 것이다.


 ‘가정 파괴범’으로 통하는 치매도 생활습관병이다. 식생활ㆍ운동ㆍ흡연 여부ㆍ취미활동ㆍ사교 등 생활습관에 따라 발생률이 천양지차다. 치매는 20년 이상 은밀히 진행되다 일단 발병하면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한다. 국내에서 치매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은 평균 수명이 연장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치매는 대개 알츠하이머형(노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분류된다. 치료는는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훨씬 힘들다.


 뾰족한 치료약이 없고 수술이 불가능한 치매는 예방이 최선이다. 서양에서 치매 예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것은 지중해식 식사다. 지중해식 식사란 그리스ㆍ이탈리아ㆍ남부 프랑스 등 지중해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 주민의 식단이다. 올리브유ㆍ적포도주ㆍ해산물을 즐겨 먹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중해 지역 주민의 식탁엔 채소ㆍ콩ㆍ과일ㆍ곡류ㆍ유제품ㆍ고기도 자주 오른다. 올리브유ㆍ적포도주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우리 시골 밥상과 별 차이가 없다. 올리브유ㆍ등 푸른 생선 등 지방이 많은 식품을 즐겨 먹는 지중해 지역 주민의 심장병ㆍ뇌졸중 등 혈관질환 발생률은 영국ㆍ미국 등 다른 서구인보다 훨씬 낮다.


 올리브유ㆍ등 푸른 생선엔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 많다. 적포도주엔 혈관에 쌓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레스베라트롤 등 각종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최근엔 지중해식 식사가 치매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중해식 식사가 가벼운 인지장애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으로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의료센터 연구팀은 “지중해식 식사가 몸 안에서 염증을 억제해 심장병은 물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피렌체대학 연구팀이 지중해식 식사 관련 논문 12편을 분석한 결과(‘영국의학저널’ 2008년 9월)도 주목할 만하다. 지중해식 식사를 즐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병ㆍ파킨슨병 등 신경 질환 발병률이 13%나 낮았다.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9%, 모든 종류의 암 발병률은 6% 낮게 나타났다.


 지중해 주민은 연어ㆍ고등어ㆍ꽁치ㆍ삼치ㆍ정어리 등 등 푸른 생선도 즐겨 먹는다. 등 푸른 생선의 기름엔 혈관 건강에 유익한 EPAㆍDHA 등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하다.  DHA는 염증 억제ㆍ항산화 효과, EPA는 혈류 개선 효과가 있다. 지중해식 식사를 꾸준히 하면 혈관성 치매는 물론 알츠하이머형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지중해식 식사에서 ‘약방의 감초’격이 올리브유는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가 ‘위대한 치료제’, 그리스 시인 호머가 ‘황금 액체’라고 애찬한 식용유다. 올리브유에 풍부한 지방인 올레산(불포화 지방의 일종)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내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혈관성 치료ㆍ예방에 유용한 측면이다.


  지중해식 음식의 하나인 ‘브리암’은 치매 예방 음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요리할 때 토마토ㆍ양파ㆍ마늘ㆍ파슬리ㆍ호박ㆍ가지 등 각종 채소ㆍ과일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채소ㆍ과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ㆍ비타민 Cㆍ안토시아닌ㆍ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은 치매 발병 시기를 늦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안토시아닌ㆍ폴리페놀 같은 항산화성분은 세로토닌ㆍ도파민ㆍ아세틸콜린 등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각자의 수용체에 잘 달라붙게 해 두뇌활동이 활발해지도록 도와준다. ‘브리암’엔 로즈마리ㆍ민트 등 허브도 첨가된다. 이중 로즈마리는 인삼ㆍ은행잎ㆍ민들레꽃 등과 함께 치매 예방ㆍ치료에 유익할 것으로 기대되는 허브다.


 카레를 즐겨 먹는 것도 치매 예방에 이로울 수 있다. 카레의 주재료인 강황(심황)엔 커큐민이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커큐민이 알츠하이머병의 주범인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의 확산을 차단하고 신체의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치매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뇌 속의 ‘행복 물질’인 세로토닌의 고갈을 막아 치매 환자에게 흔한 우울증 예방도 돕는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