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01 09:10 (월)
고혈압 전단계라도 관상동맥경화증 유병률 1.37배 높아
고혈압 전단계라도 관상동맥경화증 유병률 1.37배 높아
  • 박하연
  • 승인 2021.08.23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국내 기준 고혈압 전단계, 미국에서는 1단계 고혈압으로 분류

 

 

 

국내 기준 고혈압 전단계에 해당하는 ‘수축기 혈압 130~139㎜Hg, 이완기 혈압 80~89㎜Hg’의 진단과 치료 기준에 영향을 미칠 연구 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환·이필형 교수팀과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윤용훈 교수의 합동 연구 결과 고혈압 전단계 환자군의 관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1.3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각종 심·뇌혈관 질환의 대표적 위험요인으로,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인 만성질환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단 기준은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 혹은 이완기 혈압 90㎜Hg 이상일 때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3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0㎜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가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90㎜Hg에서 130/80㎜Hg로 낮춘 것은 지난 2017년으로, 2015년 발표된 ‘수축기 혈압 중재 임상시험(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SPRINT)’를 근거로 했다.

관상동맥경화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 경화반이라는 단단한 섬유성 막이 생기고, 경화반 파열로 인한 혈전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에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저해시켜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의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관상동맥경화증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 고혈압 전단계 환자군과 정상 혈압군을 비교, 관상동맥경화증의 위험도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수검자 중, 심장질환이 없고 항고혈압제를 복용한 적이 없는 4,666명이었다.

그 결과 고혈압 전단계의 관상동맥경화증 유병률은 정상 혈압군의 1.12배, 1단계 고혈압은 1.37배, 2단계 고혈압에서는 1.66배 높은 것이 나타났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단 기준은 약 20년간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의 기준을 낮추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고혈압의 기준을 낮추려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매우 필요하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고혈압 전단계가 관상동맥경화증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향후 국내 고혈압의 진단 기준 재설정 및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중요한 이바지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인 ‘미국 고혈압학회지(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하연 기자 mintyeon34@foodnmed.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