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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어도 스포츠 스타 될 수 있어요.”
“비건이어도 스포츠 스타 될 수 있어요.”
  • 박하연
  • 승인 2021.08.30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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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 위의 비거니즘 증명한 브라질 여자배구 마크리스 선수
 - 단백질ㆍ비타민 B12 등 네가지만 보충하면 스포츠와 비건의 윈윈 가능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지.’ 운동선수를 위한 식단에 ‘고기’가 빠질 수 있을까? 빠른 시간 내 폭발적인 체력을 써야 하는 스포츠 선수라면 육류가 포함된 고단백 고열량 식단을 먹어야 한다는 상식을 당당하게 깬 스포츠 스타가 있다. 브라질 여자 배구 대표팀의 세터. 마크리스 카네이로(Macris Carneiro)다.


 2020 도쿄 올림픽 경기 중 한국 여자 배구팀과 브라질 대표팀의 준결승전은 국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세계 랭킹 2위의 브라질 대표팀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뛴 마크리스였다. 2019∼2020년 브라질 베스트 세터에 선정된 마크리스 선수의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19에 감염된 삼촌의 투병 생활을 지켜본 경험에서 비롯됐다.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놀라운 성적을 보인 마크리스가 비건(vegan)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누리꾼의 놀라움이 이어지고 있다. 비건은 곡물ㆍ채소ㆍ과일ㆍ해조류 등 식물성 음식 외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마크리스가 채식을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보다 앞선 비거니즘 선수의 삶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며 “동물의 권리뿐만 아니라 내 건강을 위해서도 채식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채식 하면 체력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비건 선언 후에도 마크리스의 기량은 꺾이지 않았다.


 마크리스는 채식의 이점에 대해 “나를 더 차분하고,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며, “특히 격렬한 훈련이나 긴 경기 후 체력 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라고 밝혔다.


 브라질 여성 배구팀의 아나 캐롤라이나(Ana Carolina) 선수도 자신이 비건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경희대 스포츠의학과 박현 교수(‘아시아 건강 체육 영양 협회’ 상임이사)는 “운동 선수라도 네 가지 주의사항만 기억하면 채식을 통한 영양과 체력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첫째는 열량이다. 채식만으로 필요 열량을 섭취하기 위해선 식사량을 기존보다 많이 늘려야 한다. 둘째는 소고기ㆍ닭 등 동물성 식품에 주로 함유된 비타민 12의 보충이다. 이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선 두유나 보충제를 따로 섭취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미네랄 보충이다. 철분ㆍ칼슘ㆍ아연 등 일부 미네랄은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훨씬 쉽지만, 이런 미네랄을 함유한 식물성 식품을 찾으면 된다.


 넷째는 단백질 보충이다. 대부분의 동물성 식품엔 필수 아미노산이 충분히 포함돼 있지만, 식물성 식품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선 적절한 보충제나 영양제를 식단에 추가해야 한다.


 박 교수는 “주의사항만 준수한다면 채식으로도 운동에 필요한 영양을 모두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며 “건강한 채식 식단 오래 유지하려면 생선ㆍ계란 등을 적절히 포함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박하연 기자 mintyeon34@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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