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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에게 권장된 글루코사민의 명암
‘골린이’에게 권장된 글루코사민의 명암
  • 박태균
  • 승인 2021.09.0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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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때 엄청난 판매 증가세를 보이다고 갑자기 인기 폭락한 글루코사민
 - 식약처의 재평가 통해 기사회생의 계기 마련

 

 

 


 
 최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크게 늘어난 골프족을 위한 상황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골프인구는 약 515만 명이다. 전국민 10명 중 1명이 골프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최근 골프에 입문한 초보자, 일명 ‘골린이’라면 관절과 뼈 건강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과 인대를 사용하는데다 스윙이 팔꿈치에 적지않은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골프엘보(내측상과염) 등 관절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는 관절ㆍ뼈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대두이소플라본ㆍ초록입홍합추출오일ㆍ강황추출물과 함께  N-아세틸글루코사민ㆍ글루코사민을 추천했다.


 건강기능식품엔 유행과 주기가 있다. 글루코사민도 한때 엄청난 판매 증가세를 보이다고 갑자기 인기가 폭락했다.


 국내에서 글루코사민의 효능(기능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은 10여년 전이다. 글루코사민 효능 논쟁에 불을 붙인 것은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스위스 베른대학 페터 위니 교수팀의 연구결과였다. 위니 교수팀은 당시까지 수행된 10건(대상자 3,803명)의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을 따로 섭취했거나 둘을 함께 먹었더라도 “임상적 관점에서 볼 때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가 약한 환자가 글루코사민을 장기 복용하면 위장장애가 더욱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보건당국과 보험업계는 글루코사민ㆍ콘드로이틴(유럽에선 약으로 간주)에 대한 비용 지급을 중단하고 그동안 두 약을 사용하지 않은 환자에게 신규 처방하는 것은 금지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에선 2010년 2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글루코사민ㆍ콘드로이틴 두 성분의 치료 효과(통증 완화ㆍ손상부위 회복 등)에 대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 전엔 국내 홈쇼핑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건강기능식품이었으나 하루아침에 된 서리를 맞았다.  


 NECA에 이어 대한의학회ㆍ대한의사협회도 글루코사민에 대해 퇴행성관절염 치료 효과가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2000년 이전엔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다수 발표됐으나 그 이후에 나온 논문은 대부분 부정적이란 것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2004년 글루코사민의 기능성(효능)과 안전성을 인정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견은 달랐다. 당시 식약청은 의학회ㆍ의협과 같은 방식(논문 검토)으로 글루코사민의 효과를 검증했는데 퇴행성관절염, 특히 무릎엔 나름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NECAㆍ식약처 등 두 기관이 상반된 평가로 소비자가 혼란스러워 하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식약처는 글루코사민의 기능성ㆍ안전성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했다.


 식약처의 재평가 결과는 글루코사민의 손을 들어 주었다. 글루코사민 염산염은 류마티스성 관절염 증상 완화엔 물론 무릎 골관절염에도 효과적이란 것이 재평가의 핵심 내용이다. 글루코사민 황산염 섭취는 십자인대 재건의 치료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며 고관절염 증상 완화 효과도 보이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재평가는 글루코사민의 연골 보호 효과에 초점이 맞춰졌다.  


 19~22세 축구선수와 20~27세 성인(대조 그룹)에게 글루코사민 염산염을 1일 1~2회씩(아침ㆍ저녁식사 후), 1회당 1500㎎을 3개월간 섭취하도록 한 뒤 섭취 전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 지를 살폈다.


 글루코사민 염산염은 일반인보다 축구선수에서 더 나은 연골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무릎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된 40대 이상에게 글루코사민 염산염을 1일 3회(1회당 500㎎)씩 2년간 제공한 연구에서도 투여 전에 비해 통증이 완화됐다.


 글루코사민 등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인체시험은 반(半)건강인을 대상으로 한다. 반건강인은 환자가 아니다. 글루코사민의 인체시험 대상은 병원에서 관절염 진단을 받은 환자가 아니라 ‘요즘 들어 관절이 예전 같지 않다’거나 ‘날씨 탓인지 관절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사람이다. 광고에서 ‘글루코사민이 관절염 치료에 이롭다’는 등 구체적인 질병(관절염) 치료 효과를 내세우면 불법(허위ㆍ과대광고)인 것은 그래서다.


 글루코사민은 관절ㆍ연골의 구성 성분이다. 체내에서도 합성된다. 연골 손상 회복을 돕고 연골세포 성장을 촉진시켜 관절 건강에 기여한다는 것이 글루코사민 제조ㆍ판매업체의 주장이다. 미국 메요클리닉은 무릎 관절염에 대한 글루코사민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글루코사민은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으로 시판이 허용돼 있다.  


  새우ㆍ게ㆍ바닷가재 등 갑각류와 굴 껍데기(키틴)에서 주로 얻는다. 포도당(단순당)과 글루타민(아미노산의 일종)의 합작품이어서, ‘아미노당’이라고도 불린다. 일반 당질처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보다 신체 조직(뼈ㆍ인대ㆍ피부ㆍ눈ㆍ손톱 등)을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독일에선 이미 1960년대에 글루코사민을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처방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탈리아 제약회사인 로타가 500㎎짜리 알약을 제조하면서부터 다양한 임상연구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알레르기다. 글루코사민은 갑각류를 이용해 제조하므로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나 모유를 먹이는 여성에 대한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섭취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체내에서 인슐린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고, 혈당을 올릴 수 있어 당뇨병 환자는 피한다. 일본 NIHN(국립건강영양연구소)은 당뇨병 환자가 글루코사민 섭취 시 혈당 체크에 더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은 항응고제인 쿠마린을 복용 중인 환자가 글루코사민을 섭취하면 항응고 효과가 배가돼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글루코사민을 먹는 것은 헛수고이기 쉽다. 편두통ㆍ요통ㆍ우울증ㆍ턱관절 장애를 완화하기 위해 글루코사민을 섭취하는 것도 난센스다. 글루코사민을 하루 섭취 권장량 이상으로, 과다 섭취하면 설사ㆍ복통ㆍ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식약처는 최근 글루코사민의 하루 섭취량을 1.5~2g에서 1.5g으로 줄였다.


 하루 1.5g을 두세 번에 나눠 복용하는 것이 좋다. 효과는 적어도 한 달 이상 복용해야 나타난다. 글루코사민은 콘드로이틴과 함께 복용하면 통증 완화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어ㆍ소의 연골 성분이어서 흔히 ‘상어 연골’로 알려진 콘드로이틴(하루 1200㎎)은 관절 안으로 물을 많이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아스피린 등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콘드로이틴이 든 제품을 먹어선 안 된다.


 글루코사민은 굳이 사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일까? 관절염 환자가 글루코사민에만 의존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의료계도 글루코사민을 먹고 버티면서 초기에 관절염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글루코사민은 보조제로 섭취해야 한다. 글루코사민은 건강기능식품이지 의약품이 아니므로 극적인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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