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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제된 막걸리, 국민 사랑 되찾으려면…
국가무형문화제된 막걸리, 국민 사랑 되찾으려면…
  • 박태균
  • 승인 2021.09.1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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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영양은 풍부하면서 다른 술보다 열량 낮은 것이 장점
-독주로 분류되지 않고, 발효주이자 슬로푸드인 것이 매력

 

 

 

삼국시대 이전부터 즐긴 것으로 추정되는 막걸리를 빚는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는 작업과 생업ㆍ의례ㆍ경조사 활동 등에서 막걸리를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을 아우르는 개념인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최근 지정했다.

막걸리에 앞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문배주, 면천두견주, 경주 교동법주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전래한 술이지만, 막걸리는 전국에서 쉽게 주조해 즐긴 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이 국가무형문화재를 제안해 지정된 첫 사례인 막걸리 빚기의 주재료는 쌀과 물, 누룩이다. 보통은 쌀을 씻어 고두밥을 지어 식힌 다음 누룩과 물을 넣어 며칠간 발효시키고 체에 거르는 과정을 거쳐 만든다. ‘막’은 ‘바로 지금’, ‘바로 그때’를 뜻하며, ‘걸리’는 ‘거르다’를 뜻한다.

막걸리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삼국시대 이전에 농사를 짓던 시절부터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막걸리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는 말이 회자할 만큼 농민이 좋아하는 농주(農酒)이자 제사상에 올리는 신주(神酒)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까지는 집마다 빚는 가양주였으나, 근대 이후엔 국가 정책에 따라 양조장 막걸리가 일반화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막걸리 빚기는 한반도에서 오랜 기간 전승됐고, 고문헌에 제조 방법 관련 기록이 남아 있어 역사성이 있다”며 “다양한 학문에서 학술 연구 자료로서 가능성이 있는 점,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술이라는 점, 지역별 특색이 다양하고 많은 공동체가 전통지식을 전승한다는 점에서 무형문화재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장점이 많은 술이다. 영양은 풍부하면서 열량은 다른 술에 비해 낮다. 알코올 도수가 6∼7%로 독주(20% 이상)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발효주이자 슬로푸드인 것도 매력이다.

막걸리의 위생ㆍ안전과 관련해 세균 등 미생물은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막걸리는 세균을 이용하는 발효주이기 때문이다. 발효할 때 사용하는 종균에 잡균이 섞여 들어가는 것은 적극 차단할 필요가 있다. 잡균이 들어 있으면 발효할 때 숙취 성분이 많이 생길 수 있어서다.

미생물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메탄올ㆍ에틸 카바메이드 등 유해 화학 물질의 생성 가능성이다. 메탄올은 숙취 성분으로 과다 섭취하면 실명(失明)도 가능한 독성 물질이다. 에틸 카바메이트는 국제암연구소(IARC)의 2A급 발암성 물질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국내외에서 포도주에서 검출돼 문제되기도 했다. 메탄올ㆍ에틸 카바메이드 모두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에서 생성 가능한 물질이다. 막걸리의 생산 공정 등을 잘 관리하면 대폭 줄일 수 있는 물질이기도 하다.

포도주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하는데 프렌치 패러덕스와 라스베라트롤이란 두 단어가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프렌치 패러덕스는 포도주를 즐기는 프랑스인이 같은 서구인인 미국ㆍ영국인보다 심장병 사망률이 절반에 불과한 것을 뜻한다. 자연스레 포도주에 웰빙ㆍ건강 이미지가 심어졌다. 라스베라트롤은 포도주에 든 항산화 성분의 하나다. 포도주 외에도 라스베라트롤이 든 식품은 땅콩 등 오만가지인데 사람들의 뇌 속에 포도주와 라스베라트롤만을 각인시켰다. 포도주 수출국의 학자는 포도주에 든 라스베라트롤의 웰빙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들을 쏟아내 간접 지원했다.

막걸리의 ‘라스베라트롤’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국내 학자의 몫이다. 막걸리에 든 유산균을 후보로 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엔 왠지 약해 보인다. 유산균 발효유나 김치를 먹으면 유산균을 훨씬 많이 섭취할 수 있어서다.

  막걸리 잔을 표준화하는 것도 시급하다. 막걸리는 이렇다할 잔이 없다. 과거엔 사발ㆍ밥그릇 등에 담아 마셨다. 이러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 전세계인이 즐기는 술엔 고유의 술잔이 있다. 술잔은 적정 음주량의 기준이 된다. 술잔이 정해져 있으면 제 술잔으로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1잔이 적정량이다.

  막걸리가 술이라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웰빙을 강조하다 보면 과음을 조장할 수 있다. 포도주의 경우가 좋은 예다.

  막걸리의 세계화는 지원(육성)ㆍ위생ㆍ웰빙 성분이라는 ‘삼두마차’가 이끌어야 탈없이 앞으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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