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식품도 신체의 무엇을 보하느냐에 따라 보기(補氣), 보혈(補血), 보음(補陰), 보양(補陽)식품 등 넷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보기 식품. 여기서 기는 에너지를 뜻한다. 따라서 기가 허하면 기운이 없고 몸이 나른해진다. 이유 없이 땀이 나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며 감기에 잘 걸린다. 권태감, 무력감, 피로감이 심하고, 말하고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기가 허한 사람이기 쉽다. 이런 사람은 보기 식품을 즐겨 먹어야 한다.

보기 식품의 대표는 인삼이다. 인삼의 사포닌은 에너지를 증가시켜 피로와 무력감을 개선하고 원기를 회복시킨다. 고구마, 감자, 마, 생강, 파도 훌륭한 보기 식품이다. 과일 중에서는 포도와 잣이 보기 식품이다. 생선 중에서는 장어와 미꾸라지가 보기 식품이다. 한방에서는 고단백인 장어를 정력 부족으로 허리, 다리가 허약한 사람에게 권한다. 한방에선 기를 올리기 위해 인삼, 당삼, 황기, 백출, 산약, 감초, 오미자, 꿀, 건율 등을 한약재로 쓴다.

둘째, 보혈 식품. 혈은 혈액을 의미한다. 한방에서 혈이 허하다는 것은 혈액의 부족, 즉 빈혈을 가리킨다. 비타민B₁₂가 풍부해 빈혈에 좋은 연근과 혈액순환 장애 증상을 풀어 주는 당귀, 철분과 엽산이 풍부한 시금치가 대표적인 보혈 식품이다. 쇠고기도 보혈 식품으로 분류된다. 보혈용 한약재로는 당귀, 숙지황, 백작약, 하수오, 아교 등이 있다. 혈이 허한 사람에게 주로 처방되는 한방약은 사물탕, 쌍화탕, 인삼영양탕 등이다.

셋째, 보음 식품. 한방에서 음은 혈보다 광의로 쓰인다. 혈은 혈액만을 뜻하지만 음은 혈액은 물론 진액과 정(일종의 호르몬)을 포함한다. 그래서 진액과 정, 혈액을 합쳐 음액이라고 부른다. 음액이 부족하면 허리,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목과 입이 자주 마른다. 손, 발바닥과 가슴 속이 달아오르며 몸이 마른 상태에서 나는 열인 조열이 난다. 체중이 줄고 잘 놀라며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잠자는 도중 땀이 흘러 이불을 흠뻑 적신다. 음은 우리 몸의 수분대사와 관련이 있다. 음이 허한 사람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수분 함량이 높은 수박과 오이, 호박은 보음 식품이다. 돼지고기와 표고버섯, 밤, 옥수수, 상추, 당근, 토란, 우엉, 무, 해삼 등도 보음 식품이다. 음이 부족한 환자에게 주로 쓰이는 한약재는 맥문동, 천문동, 황정, 구기자, 사삼 등이다.

넷째, 보양 식품. 한방에서 양은 기에 기능적인 면을 더한 것이다. 기가 허한 것이 단순히 삶의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라면 양이 허한 것은 에너지가 적어서 신체의 기능까지 떨어진 상태, 즉 정력부족, 발기부전, 설사 등을 뜻한다. 양이 허한 사람은 무릎과 허리가 시린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 다리가 약해서 오래 걷기를 힘들어하고, 소변이 잦고 양이 적으며, 팔, 다리가 차다. 남자는 성기능이 약해진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보양 식품으로는 닭고기, 오리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번데기, 메뚜기 등이 있다. 해산물 중에서는 전복, 해삼, 새우, 조기가 보양 식품이다. 식물성 보양 식품으로는 마늘과 미나리, 부추, 쑥, 호두, 오갈피 등이 있다. 녹용, 녹각, 음양곽, 산수유, 복분자, 토사자, 동충하초 등도 보양 식품에 속한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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