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저지방 쿠키, 라이트 콜라 앞에선 용감해진다. 식품 회사들이 제품에 '라이트', '제로', '프리', '무(無)', '저(低)' 표시를 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이런 심리를 파고든 것이다. 대게 열량과 지방, 나트륨, 콜레스테롤 등 소비자들이 꺼리는 성분 앞에 '우리 제품에는 해당 성분이 적거나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붙인다. 미국에서 '라이트'란 표시를 붙인 스낵 식품이 등장한 것은 20년도 넘었다. 이 표시를 처음 본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고열량인 스낵을 사서 먹고 있다는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였다. '라이트 담배'를 피우면서 '나는 할 만큼 했어'라거나 '라이트니까 훨씬 독성이 약하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안심하는 흡연자의 심리와 별로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당시 '라이트'라는 표시는 열량이 가볍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칼로리는 오히려 일반 스낵보다 높지만 식감이 바삭하다는 뜻으로 라이트를 붙인 것이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식품에 '라이트' 표시를 붙일 수 있는 기준을 만들었다. 기존 식품보다 칼로리가 1/3 이하거나 지방 함량이 1/2 이하인 식품에 대해서만 '라이트' 표시를 허용한 것이다. 국내에선 콜라 등 탄산음료, 맥주, 스낵 등에서 이런 표시가 자주 눈에 띈다. 라이트 콜라 등 일부 탄산음료에는 '0㎉'라고 표시돼 있다. 그렇다고 칼로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칼로리는 5㎉ 단위로 표시하므로 법적으로 4㎉ 미만이면 '0'으로 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저칼로리 식품이라고 해서 과다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 저칼로리 음료를 양껏 마시면 일반 음료를 적당히 마실 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식품 라벨에 라이트 표시가 있다고 해서 해당 식품의 칼로리나 지방이 무조건 적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령 생치즈는 일반적으로 지방 함량이 100g당 25g 정도인데 A사 제품에 13g이 들어 있다면 이 제품에는 '라이트'란 표시를 붙일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이 100g당 10g 함유된 흰 치즈는 '라이트'라고 표시할 없다. 흰 치즈에는 지방이 10g만 들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푸드앤메드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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