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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창/유장렬] 미세먼지란 '지옥의 묵시록' 탈출법
[전문가의 창/유장렬] 미세먼지란 '지옥의 묵시록' 탈출법
  • 푸드앤메드
  • 승인 2017.08.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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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흡연보다 더 두려운 존재인 이유?


도시를 숲으로 감싸면 미세먼지 문제 해결 가능


글 미래식량자원포럼 유장렬 회장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잃으며…"

현재 중국 베이징에선 묵시록의 한 구절이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 엄청난 미세먼지로 인한 스모그로 대낮임에도 너무 어두워서 대로에 자동차가 멈춰서야 할 정도다. 거리엔 방독면 수준의 마스크를 쓴 사람으로 넘쳐난다. 남의 일로만 치부하던 이런 일을 머지않아 우리는 서울에서 겪게 될지 모른다.

올봄엔 불청객 황사는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연일 미세먼지로 나라 전체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북극지방이 온난화돼 동아시아 지역의 편서풍이 약화되면서 황사를 뺀 미세먼지만 중국에서 한반도로 실어 나르게 되었고 대기의 흐름이 정체돼 미세먼지가 빠져나기지 못하게 된 것이 이유라고 한다. 문제는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온난화가 계속되는 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매년 반복되어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로 굳어지리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미세 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6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하니 미세먼지는 흡연보다도 더 두려운 존재가 됐다.

식물의 잎 표면엔 기공이란 작은 구멍이 무수히 뚫려있다. 식물은 기공을 통해 흙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증산작용을 한다. 눈엔 보이지 않지만 잎 표면으로부터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므로 잎 표면은 항상 젖어있어서 미세먼지가 들러붙게 된다.

축구장만한 숲, 미세먼지 연 46㎏ 제거 효과

식물은 기공을 통해 호흡도 한다. 기공은 미세먼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공기 중의 미세먼지는 식물이 호흡하는 동안 기공을 통해 식물 내로 흡수된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축구장만한 숲은 연간 46㎏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며 나무 47그루가 경유차 1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모두 흡수한다. 도시를 숲으로 감싸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도시엔 숲을 조성할 공터가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직 숲(vertical forest)'이 제안됐다. 건물 벽에 층마다 3∼9m 높이의 나무를 계단식으로 조경된 빌딩을 세우면 그에 따라 숲도 형성된다. 이태리 밀라노 거리에 수직 숲이란 뜻의 '보스코 베르티칼레(Bosco Verticale)'가 2014년에 최초로 세워진 바 있다. 한술 더 떠서 중국에선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시지아주앙시(市)에 수직 숲으로 구성되는 최초의 '숲 도시(forest city)'가 세워질 예정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조기 사망자 수가 한 해에 수만 명에 달하는 '지옥의 묵시록'이 이 땅에서 펼쳐지고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참에 우리도 수직 숲 정도가 아닌 숲 도시를 세운다면 도시의 빌딩 벽을 숲으로 감싸는 계단이 '천국의 계단(stairway to heaven)'으로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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