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01 09:10 (월)
[전문가의 창/이향기] "GMO는 고도로 정치화된 과학 이슈"
[전문가의 창/이향기] "GMO는 고도로 정치화된 과학 이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7.08.21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의원 절반 이상이 GMO에 '부정적'


무조건적 GMO 찬반은 양측에 '실'(失)


글 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

국내에서 GMO 표시제도의 도입을 추진한 2000년대 초엔, 이 신기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대다수 비정부기구(NGO)의 GMO에 대한 입장은 확실하게 'NO! GMO'였다. GMO는 안전성 미확인, 생물다양성 파괴, 다국적 기업의 세계 지배 전략 산물이며, 잠재적 위험성, 환경 파괴, 다국적 기업의 농업ㆍ식량 독점화, 도덕적ㆍ윤리적 문제 야기, 사회ㆍ경제적 불평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GMO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정보로 제공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다.

GMO를 주제로 한 소비자 교육을 실시할 때 "소비자연맹은 GMO에 대해 긍정적 입장이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이는 GMO 관련 기존의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교육에 대한 대중의 반감 표시로 읽혀진다. NGO인 소비자연맹은 다른 NGO가 주장하는 반(反) GMO 내용이 맞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생명공학 국제회의에 참가하거나 GM작물 재배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얻은 GMO 관련 정보를 소비자 교육에 활용한다. 미국 국립연구위원회가 주최한 원탁회의에서 거론됐듯이 GMO는 고도로 정치화된 과학이슈다. 소비자에게 바른 정보를 제공해도 GMO에 대한 기존 생각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소비자연맹의 GMO 교육을 받은 일반 소비자 중 상당수는 GMO에 대해 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킨다. GMO에 민감한 사람은 자신의 견해를 오히려 강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비자연맹이 지난해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GMO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국회의원 중 GMO와 연관성이 있는 위원회에 속한 의원의 GMO 관련 지식과 관심도가 GMO와 상관이 없는 위원회 소속 의원보다 높았다. 국회의원의 GMO에 대한 인식도 소비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사 대상 의원의 절반 이상이 GM 기술은 '기존 작물간의 교배 등 기존 품종개량 기술의 보완이 아니라, 유전자변형으로 만든 특이 생물종으로, 환경파괴ㆍ인체위해 등이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GMO와 환경의 인과성 밝힌 연구결과 없어 

이런 국내 인식과는 달리 2016년 5월 미국 과학ㆍ공학ㆍ의학 한림원은 생명공학작물(GMO)에서 유래한 식품 섭취로 인해 직접적으로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는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GMO와 환경 문제가 인과관계를 보였다는 증거도 없다고 했다.

그해 6월엔 노벨상 수상자 108명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GMO 반대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에 동참했다.

지난해 소비자연맹은 'GMO 이야기'란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선 무조건적으로 GMO 찬성ㆍ반대를 하기 보다는 GMO 문제를 조금 더 큰 틀에서 바라보고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모든 생명은 GMO이므로 모두가 더 관심을 가져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소비자단체는 GMO 관련 정보의 비대칭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과학을 근거로 소비자 교육을 실시하되 견해가 다른 사람과도 소통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