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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산 보다 국내산 양식 넙치의 폐사율이 높은 이유는?
노르웨이산 보다 국내산 양식 넙치의 폐사율이 높은 이유는?
  • 푸드앤메드
  • 승인 2016.08.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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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젠코리아 이우재 대표

블루젠코리아 이우재 대표가 말하는 한국 양식 산업의 경쟁력


페루에선 한국 넙치 양식 기술 도입 희망


참다랑어ㆍ뱀장어ㆍ능성어가 새 양식 어종으로 기대 모아


블루젠코리아의 이우재 대표는 넙치 양식 전문가다. 세계 정상권의 양식 기술을 보유한 노르웨이에서 10년 이상 양식 연구를 하다가 2014년 양식 전문 기업인 블루젠코리아를 부산에 설립했다. 그는 넙치 수출을 위한 우량종자 개발 등 정부의 골든시드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에도 참여 중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넙치에 매달리는 것은 “넙치가 국내에서 약 30년간 양식된 어종으로 제반 지식이나 유통망 등 생산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횟감이어서 소비층이 광범위한데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이 다른 어종에 비해 싸다는 것도 매력”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0년간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져 넙치양식 관련 노하우가 많이 쌓인 상태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식 넙치의 생산량을 더 늘리고 생산단가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공격적인 마케팅(내수시장 과 수출시장 확보)과 함께 양식장 수질개선 시스템 강화, 철저한 어병(魚病)관리(정확한 진단과 약물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연구와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산 넙치와 양식 넙치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자연산 넙치는 자연 상태에서 자란 것이어서 어디서 어떤 먹이를 먹고 자랐는지, 어떤 병에 감염됐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며 “요즘 같이 바다가 오염되고 어병이 많은 상태에선 자연산이 더 낫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선 자연산보다 양식산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와 한국의 양식 넙치 폐사율이 크게 차이나는 이유를 물었다.

이 대표는 “노르웨이는 양식 넙치 폐사의 주된 원인인 각종 어병에 대한 대책이 철저한 데다 밀식(密植)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어민 스스로가 밀식은 경제적ㆍ환경적으로 부작용이 심해 오히려 손해란 것을 인식해 적정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에선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국내 양식 산업의 장점으로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다양한 어종을 키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란 점을 꼽았다. 회 문화와 탕 음식으로 인해 여러 어종을 키우고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도로망이 좋아서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덜 든다는 것도 장점이란다.

반면 너무 많은 어종을 양식하다 보니 특정 어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안 돼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물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주변 연안이 오염되고 어병이 늘어나 양식 어종의 폐사율이 높아지면서 생산비가 급증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양식업이 3D업종으로 인식돼 후계 양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란다.

이 대표는 “양식 어종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은 양식업의 가치사슬인 수정란ㆍ종묘ㆍ양성ㆍ유통ㆍ도매ㆍ소매 등의 종사자가 각기 독립적으로 영업 활동을 하는 탓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페루에서 열린 한국ㆍ중남미 수산포럼(KOLAFF)에 참석했다. 포럼엔 페루 정부 관계자와 학계에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한국의 넙치 양식 환경이 페루와 비슷해 페루에서 넙치 양식의 성공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양식 기술 도입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블루젠코리아는 현지 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아 페루에서 넙치 양식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떤 어종이 양식되고 있는지를 질문했다.

“자연환경에서 포획되는 생선의 양이 줄어들자 세계 각국은 양식만이 유일하게 생선 공급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을 인식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선 자국의 자연에서 잡히던 생선을 양식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새로운 양식 어종으로 참다랑어ㆍ뱀장어ㆍ능성어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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