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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이 출산에 성공하려면…
40대 여성이 출산에 성공하려면…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2.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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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강인한 40대란 믿음 중요
-40대 여성의 한 달 내 임신율 5% 이하
-임신성 당뇨ㆍ고혈압 대비 필수


“망종(亡種) 넘은 보리, 스물 넘은 비바리”란 속담이 있다.

망종이 지난 보리는 너무 익어서 수확량이 적듯이 여성도 20세가 지나면 외모나 생리적으로 차츰 기운다는 뜻이다. 여성이 스물이 넘으면 과년한 처녀라고 여긴 시절도 있었다. 요즘은 40대에도 20∼30대 못지않은 젊음을 유지하는 미혼 여성이 수두룩하다.

 재혼 후 새로 꾸민 가정에서 자녀를 원하거나 터울이 많이 나는 늦둥이를 보려는 40대 여성이 제법 많다. 국내에서 40대 산모가 급증한 주원인으론 여성의 대학 진학률 급증 등 고학력→취업 등 사회 참여 증가→늦은 결혼→40대 출산으로 이어지는 ‘삶의 연착’이 거론된다.

높은 교육비ㆍ양육비도 40대 출산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이룰 때까지 출산을 미루다가 나중에 임신 자체가 힘들어진 사례가 많다. 평균 폐경 연령도 과거 40대 중ㆍ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높아졌다. 고령산모의 임신과 관리를 돕는 등 의학의 발달도 40대 출산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인공수정ㆍ시험관 아기 등 불임 극복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40대 임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폐경이 지나면 자연 임신은 불가능하지만 난자를 냉동 보관해 뒀다가 50대에 출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40대 산모가 늘어나기는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영국 런던병원 신생아 20명중 1명은 엄마가 40대다. 2011∼2012년 영국의 40대 산모 수는 2만5600명으로 2006∼2007년(2만2200명)보다 15% 증가했다(영국 NHS 통계). 미국도 전체 산모에서 40∼44세 산모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1.5명에서 2008년 1.9명으로 늘어났다(미국 CDC 통계).

출산 예정일의 나이가 분만일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이면 의학적인 고령 산모로 분류된다. 40세 이상 산모만을 따로 가리키는 의학 용어는 없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40대 산모라도 아무 탈 없이 출산하는 사례가 훨씬 많다고 입을 모은다.

임신에서 중요한 것은 자궁의 나이가 아니라 난자의 나이다. 나이 들면 난자 수는 줄고  ‘불량 난자’가 많아진다. 자궁 내막이 얇아져 수정란이 착상하기 힘들어진다.

40대가 되면 자연 임신 능력이 20∼30대 때보다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한생식의학회에 따르면 정상 성생활을 하는 30세 이하의 여성이 한 달 내 임신할 확률은 약 20%지만 40세가 넘으면 5%로 낮아진다. 자연 임신 능력은 30세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40대 중ㆍ후반에 이르면 거의 힘들어진다.

40대 산모의 최대 걱정거리는 임신 초기엔 유산, 중기 이후엔 기형아 출산이다. 유산을 피하려면 철저한 ‘베이비 플랜’이 필요하다. 남편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남편도 아내의 나이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아내가 임신하기 100일 전부터 건강한 정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술ㆍ담배ㆍ스트레스ㆍ비만 등 아내의 자연 임신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멀리 하는 것이 40대 아내의 임신ㆍ출산을 돕는 길이다.

40대 산모가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 독서ㆍ음악 등 취미생활도 해야 하지만 가족의 지지가 훨씬 중요하다. 임신 12주 전에 혈액이 비치거나 배가 아프면 운동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젊은 산모나 마찬가지다. 임신 중기 이후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30분 이내의 걷기가 허용된다. 숨이 차거나 맥박이 빨라질 만큼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은 곤란하다. 40대 산모는 조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임신 후기(36주 이후)엔 피곤할 정도의 운동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운증후군 예방을 위해 임신 16∼18주에 양수검사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임신 3개월 전부터 부부가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 보충제를 매일 400㎍ 복용하는 것도 신경관 결손증 등 기형 예방에 효과적이다. 엽산이 풍부한 녹색 채소를 즐겨 먹는 것이 권장된다.

지나치게 기형아 출산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임신성 당뇨나 임신성 고혈압에 대한 대비도 필수적이다. 임신 24주에 검사를 통해 임신성 당뇨로 진단되면 공복(空腹) 혈당을 110 이하로 유지하고 단 음식 섭취를 가급적 줄여야 한다. 임신성 고혈압은 과거엔 임신중독증이라고 불렸다. 임산부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혈관이 수축해 임신성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임신 20주 이후 혈압이 140/90 이상이고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검출되면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나트륨이 많은 짠 음식의 섭취를 줄이되 혈압이 160/110 이상이면 입원이 필요하다. 40대 임산부는 육류ㆍ유제품 등 양질의 단백질 식품과 채소ㆍ과일을 고루 챙겨 먹어야 한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혈관이 약해지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40대 여성이 출산에 성공하려면 자신이 강인한 40대란 믿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를 낳기엔 나이가 많다’는 주변의 말ㆍ시선에 절대 흔들려선 안 된다. 40대 산모에겐 ‘걱정과 스트레스가 가장 큰 병’이 될 수 있다.

요즘 40대는 영양ㆍ경제력ㆍ건강 상태가 자신의 엄마 세대보다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10∼20여 년 전 기준으로 40대 출산을 바라봐선 안 된다. 체중ㆍ혈압ㆍ혈당을 잘 관리하고 계획 임신을 하면 순산(順産)할 수 있다.

40대에 출산한 유명인도 적지 않다. 한류스타 이영애씨는 40세, 팝 디바 머라이어 캐리는 41세에 쌍둥이를 출산했다. 니콜 키드만ㆍ할 배리ㆍ머라이어 캐리ㆍ마돈나ㆍ브룩 실즈는 41세에 엄마가 됐다.

슈퍼모델 이만 모하메드(1955년생)는 23살 때 첫 딸을 낳았으나 1992년 영국의 로커 데이비드 보위와 재혼한 뒤 2000년(45세)에 둘째 딸을 낳는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 출연한 지나 데이비스는 2002년 46세에 첫 딸을, 48세에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노처녀의 일상을 그린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저술한 영국의 헬렌 필딩은 ‘58년 개띠’인데 46세(2004년)와 48세(2006년)에 출산했다.

‘나는 낳고 싶다’는 책까지 쓴 일본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ㆍ50) 자민당 의원은 2011년 만 50세 나이에 출산에 성공했다. 그는 14차례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도했지만 임신과 유산을 8번이나 되풀이했다. 그의 노산은 개인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제에 매달려온 6선 의원으로서의 정치적인 신념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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