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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대표하는 조개 굴
겨울을 대표하는 조개 굴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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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가 굴을 즐긴 이유는?
-충남 서산 어리굴젓 맛도 겨울에 절정  


수은주가 떨어지면 쫄깃한 조개구이ㆍ조개찜 생각이 간절해지는 사람이 많다.

겨울을 대표하는 조개는 굴이다.

충남 태안군 앞 주민들은 과거에 음력 정월 대보름이 되면 ‘굴 부르는 소리’란 민요를 불렀다. 굴ㆍ미역 등 해산물을 많이 채취하기를 소망하면서 말이다. 대개 굴은 9월∼이듬해 4월까지 먹는다. 특히 12월∼2월 사이에 캔 굴에 지방ㆍ글리코겐이 가장 풍부하며 맛도 최고다.

굴은 날로 먹는 것이 영양ㆍ맛 모든 면에서 최선의 섭취법이다. 특히 알맹이가 잘고 옹골찬 자연산 굴은 생으로 먹어야 아깝지 않다. 우리 선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치우거나 일을 순식간에 해치울 때 “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 한다”고 표현했다. 남양은 굴이 많이 채취되던 경기 화성의 옛 이름이다. 생식할 때는 껍데기가 붙어 있는 굴(석화)을 사는 것이 좋다.

굴은 저열량ㆍ고단백ㆍ저지방 식품이다. 100g당(자연산 기준) 열량은 85㎉, 단백질은 11.6g, 지방은 3.2g이다. 뼈ㆍ치아 건강을 돕는 칼슘도 우유만큼 들어 있다(100g당 109㎎).

굴은 여성에게도 ‘귀물’(貴物)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애호 식품이었다. 탄력 있는 피부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굴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배 타는 어부 딸의 얼굴을 까맣고, 굴 따는 어부 딸은 하얗다”는 속담도 있다.

젊은 여성에게 흔한 빈혈 예방에도 굴이 이롭다. 철분이 풍부해서다. 굴 8개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철분이 충족된다. 악성 빈혈 예방 성분인 비타민 B12도 상당량 들어 있다.

굴 요리로 유명한 나라는 프랑스. 프랑스인은 생굴을 먹을 때 레몬즙을 뿌려 먹는다. 맛도 맛이지만 레몬에 든 산(酸)의 살균 작용을 기대해서다. 겨울에 반쯤 벌어진 굴을 사서 차갑게 한 뒤 레몬즙을 약간 뿌려 날로 먹는 것이 좋다.

우윳빛 광택이 나는 굴이 신선하다. 오돌오돌하고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있어 바로 오므라들수록 상품이다. 가장자리의 검은 테는 선명할수록 좋은 굴이다. 굴이 전체적으로 퍼져 있으면 채취한 지 오래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소금물에 불려서 싱싱하게 보이도록 눈속임한 것이기 쉽다. 굴은 차가운 소금물로 씻는 것이 좋다. 맹물로 씻으면 단맛이 빠져 나간다. 굴을 깔 때 나오는 굴즙에 담가두는 것이 굴을 가장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다. 굴즙에 담은 굴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이틀 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굴은 잘 상하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부패세균의 먹이인 단백질이 풍부해서다.

겨울엔 어리굴젓의 맛이 기막히다. 어리굴젓은 충남 서산 간월도의 자연산 굴로 만든 것이 명품이다. ‘얼간’이 ‘짜지 않게 간하는 것’을 뜻하므로 어리굴젓은 ‘짜지 않게 담근 굴젓’을 뜻한다. 어리굴젓엔 뼈 건강에 이로운 칼슘(100g당 196㎎)과 혈압을 조절하는 칼륨(213㎎)이 풍부하다. 염장 식품이어서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100g당 2374㎎)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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