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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가 정한 2월의 웰빙 수산물 송어
해수부가 정한 2월의 웰빙 수산물 송어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2.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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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요즘 송어 축제 중
-산천어도 송어와 학명 동일
-음식점에서 나오는 송어의 십중팔구는 무지개송어


최근 해양수산부는 2월의 웰빙 수산물로 미역과 함께 송어를 선정했다.

겨울엔 전국적으로 송어 축제ㆍ산천어 축제가 열린다.

올 겨울에도 이달 25일까지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 평창에선 송어축제가 열린다. 지난달 28일까지 강원 화천천에서 열린 ‘화천 산천어 축제’의 주역인 산천어도 송어와 학명이 똑같다. 사는 장소가 다를 뿐이다. 알에서 깬 뒤 바다와 강을 오르내리면 송어, 강에서만 지내면 산천어다. 송어 암컷과 산천어 수컷이 연분을 맺어도 새끼가 태어난다.

송어(trout)는 수온이 7~13도인 1급수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생선이다. 수조에선 키우기 힘들다. 냉수성(冷水性)이어서 경북 울진 이북의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에 주로 분포한다. 일본 홋카이도ㆍ알래스카ㆍ연해주 등도 주 서식지다.

송어도 연어처럼 강으로 회귀해 산란한 뒤 죽음을 맞는 ‘슬픈 운명’의 주인공이다. 곤돌메기ㆍ참송어ㆍ바다송어 등 이름도 많다. 연어과 생선이어서 시마연어라고도 불린다.

무지개 송어(rainbow trout)는 외래종이다. 1965년 정석조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국립양식장에서 알 20만개를 들여와 국내 양식에 성공한 ‘북미산’이다. 산란 시기에 붉은 기가 도는 무지개 색을 띄기 때문에 이름에 ‘무지개’란 단어가 붙었다. 도입자의 이름을 따서 ‘석조송어’라고도 한다.

요즘 음식점의 상에 오르는 송어의 십중팔구는 무지개 송어다. 강원도 평창은 무지개 송어가 처음 양식된 곳으로 지금도 전국 최대의 양식단지다. 무지개 송어는 거의 100% 양식산이다. 자연 상태에선 살기 어렵고, 생존한다고 해도 증식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순치(馴致)하면 바다에서도 무지개 송어 양식이 가능하다.

무지개 송어ㆍ향어 같은 민물생선엔 비브리오균(식중독균의 일종)이 원칙적으로 검출되지 않는다. 비브리오균은 염분을 좋아하는 호염성 세균이기 때문이다. 기생충 질환인 간디스토마의 감염 여부가 늘 민물생선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국내에서 무지개 송어와 향어 양식장의 간디스토마 감염실태를 조사했는데 다행히도 간디스토마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성어의 크기는 무지개 송어(약 80㎝)ㆍ송어(60㎝)ㆍ산천어(20㎝) 순서다. 산천어는 성어가 된 뒤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세로줄 무늬가 특징이다.

송어는 예부터 귀하고 약성을 가진 생선으로 예찬됐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의 ‘숭어’(피아노 5중주곡)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앞으론 ‘방방 뛰는’ 숭어 대신 유유자적한 송어를 떠올리며 차분하게 감상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이 가곡의 원래 제목은 ‘송어’였다. 초기 번역가의 실수로 엉뚱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숭어’로 둔갑했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처럼 숭어는 헤엄치다가 꼬리지느러미로 수면을 ‘탁’ 쳐서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습성이 있는 반면 송어는 물이 맑은 곳을 유유히 누비는 ‘품위파’다.

송어와 숭어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완전 다른 생선이다. 송어는 민물고기, 숭어는 바다고기다. 우연히도 둘 다 민물과 바닷물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강 하류에서 살거나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오기도 한다. 송어 중 바다송어(salmon trout)는 바다가 ‘고향’이다. 겨울이 제철이란 것도 공통점이다.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 뻘만 훔쳐 먹어도 달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이고 겨울엔 한반도 곳곳에서 송어 축제가 열린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전어지’엔 생선 이름에 소나무 송(松)이 붙은 이유가 나와 있다. “근육이 붉고 선명하며 소나무 색을 띤다고 하여 송어(松魚)라고 불린다.” 그는 ‘난호어목지’에서 ‘알이 특히 진미이고, 맛으로 따지면 동해 어류 중 제일’이란 평을 남겼다.

‘동의보감’엔 “맛이 달고 독이 없다. 오장을 이롭게 하고 몸을 살찌게 한다”고 쓰여 있다. 저열량ㆍ고단백ㆍ저지방 웰빙 식품이다. 송어 100g(생것 기준)의 열량은 121㎉로 고등어(183㎉)보다 낮다. 같은 무게의 닭고기 가슴살 정도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은 20g, 지방은 약 3g이다. 지방의 대부분이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이란 사실도 돋보인다. 어린이ㆍ학생ㆍ노인에게 송어 섭취를 권장하는 것은 기억력ㆍ학업능력을 향상시키고 치매 예방을 돕는 DHA가 풍부해서다. ‘슈퍼 비타민 E’란 별명이 붙을 만큼 강력한 항산화력을 가진 ‘아스타잔틴’도 들어 있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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