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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선에서도 미세 플라스틱 검출
바다 생선에서도 미세 플라스틱 검출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2.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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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활용률 낮아 전 세계 쓰레기의 10% 차지


대서양 북서부 심해의 물고기 가운데 4분의 3에 가까운 생선에서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20일 해양과학프론티어(Frontiers in Marine Science)지에 게재된 아일랜드 갤웨이 국립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많은 물고기에게서 여러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4.5㎝ 크기의 랜턴피시(샛비늘칫과의 심해성 발광어) 뱃속에선 13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바다 생선에서도 플라스틱이 나올 정도로 우리는 분명 플라스틱 세상에서 살고 있다. 플라스틱의 정의는 이렇다. 열ㆍ압력으로 형상을 인공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고분자 물질과 이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 종류는 수만 개라는데 정확하게 추정하기도 힘들다.

폴리머ㆍ합성수지라고도 불리는 플라스틱은 1869년 처음 개발됐다. 인쇄공 존 웨슬리 하이엇이 당구공 재료이던 코끼리 상아의 대체물질로 천연수지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를 만들어낸 것이 시초다. 최초의 합성수지 베이클라이트가 개발된 것은 1907년, 사전에 플라스틱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11년이다.  그 후 비약적으로 팽창돼 1979년 무렵엔 플라스틱 생산이 철강 생산을 넘어섰다.

플라스틱은 불멸에 가깝다. 끈질기게 살아남지만 재활용은 가능하다. 소비자의 무관심으로 미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7%에 그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전 세계 쓰레기의 10%에 불과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우리 눈엔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최근 플라스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고 지구를 쓰레기 천지로 만드는 값 싼 소재이라며 폄하하는 사람이 많다. 장수거북이 비닐봉지를 해파리인 줄 알고 삼켜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는 플라스틱에 대한 거부감을 높였다. 몇 번 쓰고 버리는 편리한 일회용 라이터가 하와이에 사는 새들의 뱃속에서 발견됐다는 소식도 플라스틱에겐 악재였다.

플라스틱도 ‘착한’ 측면이 여럿 있다. 과거엔 부잣집 처자들만 꽂을 수 있던 빗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부자들만의 오락이었던 당구도 서민의 오락으로 변했다. 미국의 역사학자 제프리 메이클은 ‘미국의 플라스틱’에서 플라스틱을 “소비의 대중화, 소비의 민주주의를 이끈 결정적 발명품”이라고 평가했다.

플라스틱은 상아 등 천연물질을 대체해 해당 천연물질을 제공하는 코끼리나 대모거북 같은 동식물을 멸종위기에서 구한 영웅이다. 인공심박조율기ㆍ인공관절 등 현대 의학의 기적도 플라스틱이 있어 가능했다. 디자이너들에겐 꿈의 물질로 간주돼 현대 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가볍고 쉽게 변형되는 특성 덕분에 기존의 소재로 도전하지 못했던 디자인을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무조건 ‘천덕꾸러기’, ‘기피 대상’으로만 여겨선 답이 없다. 플라스틱이라고 해서 다 같은 플라스틱이 아니다. 플라스틱 시대를 살아가려면 적어도 좋은 플라스틱, 나쁜 플라스틱은 구분해야 하며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한다.

한동령 기자 drhan@kof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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