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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에 대한 오해와 진실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2.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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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성조숙증 유발, 과학적 근거 부족
-패트병에 뜨거운 물 넣으면 찌그러지는 이유는?


 Q 플라스틱 제품에 쓰인 숫자를 보면 환경호르몬과 연관된 플라스틱을 가려낼 수 있나?

-가려낼 수 없다. 플라스틱 바닥면 숫자의 경우, 용기의 위해성 기준표시가 아닌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분류를 해둔 것이며, 각각의 숫자는 소재를 구분해 놓은 것이다. 특히 7번 OTHER의 경우, 일반적으로 분류된 용기 재질 이 외 아직은 범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재질을 모아 표기한 것으로 비스페놀A를 가소제로 사용하지 않은 플라스틱도 이에 해당한다.

Q 플라스틱 식기에 뜨거운 식품이 닿으면 환경호르몬이 녹아 나올까?

-사실이 아니다. 국내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조리기구나 식기의 소재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이다. 이들은 프탈레이트ㆍ비스페놀 A 등 환경호르몬 의심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뜨거운 식품을 담아도 환경호르몬이 녹아 나오지 않는다. 설령 비스페놀 Aㆍ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을 소재로 사용한 플라스틱(PCㆍPVC)이라고 하더라도 허용 기준ㆍ규격을 넘지 않는다면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조리해도 괜찮다.

 단, PVC 소재의 랩 제품을 사용할 때는 프탈레이트 등 가소제 성분이 녹아 나오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100℃를 초과하지 않은 음식에만 사용하고, 지방ㆍ알코올 성분이 많은 식품엔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Q 플라스틱 식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환경호르몬이 나올까?

 -가능성이 거의 없다. 전자레인지용 플라스틱 식기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과 페트(PET)에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 A가 들어 있지 않아서다. 또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플라스틱 식기를 가열하지 않는다.

Q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넣으면 찌그러지는 것은 환경호르몬의 용출 때문일까?

- 그렇지 않다. 탄산음료나 생수병을 페트로 만들 때는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50℃만 약간 넘어도 페트병이 변형된다.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담으면 찌그러지거나 하얗게 변하는 것은 열에 약해서이며,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의 용출과는 무관하므로 안심해도 된다.

 페트병은 원료인 쌀알 크기의 페트 칩(chip)을 녹인 뒤 공기를 불어넣어 만든다. 제조할 때 프탈레이트ㆍ비스페놀 A 등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식약처의 검사 결과에서도 페트병에서는 비스페놀 Aㆍ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은 일체 검출되지 않았다.

Q 폴리카보네이트(PC) 식기나 에폭시 수지로 코팅한 통조림 캔에 식품을 담으면 비스페놀 A가 녹아 나올까?

-가능성은 낮다. 비스페놀 A가 폴리카보네이트(PC)나 에폭시 수지와 단단하게 결합돼 있어서다. 식약처는 비스페놀 A가 기본적으로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2012년 7월부터 비스페놀 A를 사용한 유아용 젖병의 제조ㆍ수입ㆍ판매를 전면 금지한 식약처가 비스페놀 A를 ‘안전하다’고 평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얘기라며 의아해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PC 소재 젖병의 실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정했다기보다는 갓난아기만큼은 국내ㆍ외에서 안전성 논란을 부른 비스페놀 A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롭게 한다는 사전 예방 차원의 조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비스페놀 A에 대한 경고를 내리지 않고 있다. 식품에서 검출되는 비스페놀 A가 극소량이어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봐서다. 임산부가 섭취한 식품을 통해 태아로 옮겨지는 비스페놀 A의 양은 너무 적어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했다. 게다가 비스페놀 A는 몸 안에서 빠르게 분해돼 24시간 내에 대ㆍ소변으로 배출된다는 것 등을 근거로 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럽 식품안전청(EFSA)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식품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비스페놀 A의 양은 인체 안전기준치인 하루 섭취 제한량(TDI)보다 훨씬 적다는 이유에서다.

 Q 플라스틱 식기 사용이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을까?

- 플라스틱 식기가 성조숙증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기 힘들다.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비만과 영양 과다, 병적 원인에 의한 성호르몬 분비의 이상, 가족력, 환경호르몬 노출 등 너무나 다양하다. 환경호르몬에 다량 노출돼 성조숙증이 생길 순 있지만 그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며 둘 사이의 인과 관계를 입증한 증거가 태부족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아이가 너무 비만해지지 않도록 하고 아이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효과적인 성조숙증 예방법이다. 강도 높은 운동은 사춘기 발달을 지연시키지만 가정 내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가 사춘기를 빨리 맞는다. TVㆍ인터넷을 통한 성적 자극도 성조숙증을 부를 수 있다. 뇌신경을 자극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철 기자 sco624@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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