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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의 불청객, 노로바이러스는 무엇?
평창올림픽의 불청객, 노로바이러스는 무엇?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2.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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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스포츠 행사의 단골 ‘고춧가루’
- 미국에선 ‘윈터 보미팅’(winter vomitting)으로 통해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출전한 스위스 선수 2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보안업체 직원ㆍ자원봉사자 등 230여명이 노로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올림픽 참가 선수 중에서도 감염이 확인된 것이다.

노로바이러스가 대규모 스포츠 행사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은 평창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일부 선수가 감염돼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아이작 마콸라(보츠나와)와 웨이드 판니커르크(남아공) 간 200m, 400m 라이벌전도 무산됐다.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인 ‘아이언맨’  윤성빈 선수가 올 1월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 당시 노로바이러스에 걸려 체중이 3㎏이나 빠졌는데도 1등으로 골인했다는 뒷얘기도 전해진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되는 수인성(水因性) 감염병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과거엔 콜레라ㆍ이질ㆍ장티푸스 등 세균이 수인성 감염병의 주 병원체였으나 요즘은 노로 바이러스ㆍA형 간염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이번에도 질병관리본부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조리용 물이 단체급식에 쓰이면서 최초 오염원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물만 조심하면 예방 가능한 병은 아니다. 굴ㆍ채소 등 다른 식품을 통해서도 전파되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더욱 기승을 부린다. 미국에선 ‘윈터 미팅’(winter vomitting)으로 통한다. 겨울에 구토를 하게 하는 병이란 뜻이다. 그만큼 구토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노로바이러스 환자수는 겨울에 압도적으로 많다.

노로바이러스가 주로 겨울에 유행하는 것이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살모넬라균ㆍ황색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기온이 떨어지면 증식을 멈춘다. 우리가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식중독균의 이런 특성을 역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노로바이러스는 칼바람이 불어야 제 세상을 만난다.

노로바이러스는 실온에선 10일가량 살 수 있지만 냉장온도(4도)에선 2개월, -20도의 냉동상태에선 수년∼수십 년을 버틴다. 겨울철에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ㆍ감기(라이노 바이러스 등)ㆍ구제역(구제역 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 잦은 것은 그래서다.

겨울엔 “이렇게 추운데 가열하지 않고 먹은들 무슨 탈이 나겠어…”라며 방심하고 물ㆍ음식 관리에 소홀히 하는 것도 겨울에 노로바이러스가 빈발하는 요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ㆍ성인ㆍ노인 구별 없이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다. 한번 걸렸던 사람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얼마 있다 재발할 수 있다. 다행히 증상은 가벼운 편이다.

건강한 성인이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리면 설사를 하다 며칠 내 자연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어린이, 특히 2세 이하의 영ㆍ유아가 감염되면 심한 설사ㆍ탈수ㆍ구토 등의 증세로 병원 신세까지 져야 한다.

이수철 기자 sco624@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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