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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따주게 하는 식품’ 감자
‘메달 따주게 하는 식품’ 감자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2.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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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림픽위원회가 파견한 영양학자가 추천
-감자가 강원도를 대표하는 식품이 된 이유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특별히 주목 받은 식품이 감자다.  ‘감자바위’의 고장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대표팀에선 감자가 메달을 따게 해 주는 음식(performance food)으로 통한다. 미국 올림픽위원회가 파견한 시니어 스포츠 영양학자인 수지 파머 시몬스는 여성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의 저녁 식사 한 끼 메뉴로 약 110g의 고기, 번 또는 롤, 채소 1컵, 퀴노아 1컵, 요구르트ㆍ과일 외에 구운 웨지감자(potato wedges,  쐐기모양의 감자) 1컵을 추천한다.

감자를 ‘메달 따는 음식’으로 간주하는 것은 경기에서 에너지를 내는 데  필요한 탄수화물이 1컵당 26g 들어 있고, 근육과 심혈관ㆍ신경계 기능에 필수적인 미네랄인 칼륨 함량이 620㎎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미디어인 ‘컨버세이션’(Conversation)도 감자를 높게 평가했다. 12일자 기사에서 평창 등 강원도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heartwarming cuisine)으로 초당 순두부ㆍ오삼 불고기ㆍ닭갈비와 함께 감자옹심이를 꼽았다.

감자가 강원도를 대표하는 식품이 된 것은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온도가 30도 이상 오르면 감자가 자라지 못한다. 국내에선 수원 지역을 기준으로 3월 중순에 감자를 심고 6월 하순 하지 무렵부터 수확한다. 7~8월에 나오는 햇감자를 하지(夏至)감자라고 하는데 껍질이 얇고 살이 포슬포슬해 그냥 쪄 먹어도 맛이 좋다. 감자의 제철은 여름이지만 요즘 같은 겨울에도 감자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저장성이 뛰어나 연중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감자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함께 유럽으로 전래됐다. 18세기께 유럽에선 ‘악마의 식품’으로 통했다. 먹으면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였다. ‘솔라닌’이란 하는 독성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무지의 결과였다.

한반도에 감자가 들어온 것은 2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분명하진 않지만 조선 순조 24년(1824년)에 명천(明川) 사람 김 씨가 들여왔다는 설과 삼을 캐러온 청나라 사람이 만주 간도지방에서 가져왔다는 설이 있다. 우리 선조는 감자를 허기를 달래기 위한 구황(救荒)작물로 주로 이용했다.

감자는 대개 30~40g 되는 씨감자를 심어 재배하기 때문에 다른 작물에 비해 생육이 빠르다. UN이 인류를 기아에서 구할 주식 대용 곡류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해 2008년을 ‘세계 감자의 해’로 정한 것은 이런 특성과 관련이 있다. 이미 쌀ㆍ밀ㆍ옥수수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작물이다. 아직 한국인의 연간 1인당 감자 소비량은 13~15㎏에 불과하다. 유럽 벨라루스에선 1인당 연 180㎏, 중국에선 20kg 이상 소비된다.

감자는 채소 중 항산화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 중 하나로 알려졌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 비타민 C 함량이 100g당 36㎎에 달한다. 사과의 거의 두 배다. 프랑스에서 감자를 ‘라 폼므드테르’(땅속의 사과)라고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 C는 열을 받아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전분이란 보호막 덕분이다. 특히 랩으로 잘 싸서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면 비타민 C가 96% 이상 보전된다. 비타민 C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흡연하면 다량 소모된다.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나 애연가에게 감자를 추천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동령 기자 drhan@kof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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