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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연중 15도의 지하해수 개발한 것이 한국 어류 양식의 르네상스 불렀다”
[톡톡톡] “연중 15도의 지하해수 개발한 것이 한국 어류 양식의 르네상스 불렀다”
  • 푸드앤메드
  • 승인 2016.08.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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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③김성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이 본 한국의 수산 양식


-넙치 1㎏ 키우는 데 사료 과거엔 7㎏, 현재 1.3㎏ 필요
-참치ㆍ뱀장어 양식에선 아직 일본보다 한 수 아래
-참치는 1년 이내 양식하다 일본 업자에게 넘겨

“한국의 양식 기술 수준은 일본의 90% 정도라고 봅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성귀 원장은 한국의 양식 수준을 세계 톱클래스라고 평가한다.

“노르웨이 양식이 육종 선택을 거쳐 1㎏까지 키우는데 1.2㎏의 사료가 소요돼 첨단 기술로 친다. 한국도 넙치(광어) 1㎏를 키울 때 과거엔 사료가 6∼7㎏가 필요했으나 현재는 1.3㎏로 줄였다. 순환여과식 방식이나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플락 양식 등 첨단 양식 기법도 활용하고 있다. I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양식장도 등장하는 등 상당히 선진화됐다고 볼 수 있다.”

-수산물 양식 기술에서 일본과 수준 차가 큰 분야는?
“과거 국내 양식업은 해조류ㆍ패류 등이 주류를 이뤘다. 어류 양식이 본격 시도된 것은 1990년 초부터다. 국내에서 어류를 양식할 때 최고의 난제는 겨울의 수온 문제였다. 제주도 연안에서 연중 15도의 지하해수를 개발한 것이 한국 어류 양식의 르네상스를 불렀다. 이를 통해 월동 문제가 해결되면서 어류, 특히 넙치 양식이 크게 발달하게 됐다. 일본은 주로 돔 등 난대성 어류를 일본 남부에서 연중 키울 수 있어 어류 양식이 발달했다. 최근엔 참치 양식도 활발하다. 육상 뱀장어 양식도 거의 완전 양식에 가까울 정도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뱀장어 완전 양식에 가까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은 일본과 수준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해상 진주양식까지 하는 일본은 양식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참치ㆍ뱀장어 양식 기술을 놓고 보면 한ㆍ일간 기술 차이가 나 보이지만 다른 분야에선 거의 대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뱀장어 양식에서 일본에 뒤지는 점은?
“최근 해양수산부가 뱀장어의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일본과 완전히 대등한 수준은 아니다. 일본을 따라 잡으려면 어린 뱀장어 치어의 먹이 개발 등 미세한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넙치 양식이 높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게 된 배경은?
“제주도에서 연안 지하해수를 개발해 연중 양식이 가능하게 된 덕분이 크다. 3 세대의 선택 육종을 통해 사료 1.3㎏으로 1㎏을 얻을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다. 제주도 이외의 연안에선 겨울에 난방을 이용해 온도 조절이 가능하게 되면서 국내 전 연안지역에서 육상 수조식의 넙치 양식이 가능해졌다.”

-넙치와 함께 우리 국민이 횟감으로 가장 많이 찾는 것이 우럭인데….
“우럭(조피볼락)은 무엇이든지 잘 먹고 잘 크는 생선이다. 특별히 높은 양식 기술 수준이 요구되진 않는다.”

-국내에서 참치와 고등어의 양식 기술 수준은?
“최근 기후온난화로 인해 제주 근해에서도 참치의 치어로 잡힌다. 아직 참치는 양식기술이 떨어져 보통은 1년 이내로 키운 뒤 일본의 야식업자에게 넘긴다. 참치는 덩치가 크고 운동성이 큰 어류다. 깊은 수심, 넓은 해역, 견고한 시설 등 거대 자본 투자와 첨단 양식 기술이 요구된다. 앞으로 참치 양식기술 수준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고등어는 국내에서 양식되고 있다.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진 않지만 ㎏당 단가가 낮고 소비 수요가 적어 아직 널리 확산되기엔 한계가 있다.”

-양식에 성공하면 수산물의 출하 가격 하락 등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참치의 완전 양식에 성공하면 고가로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다. 아직 국내 소비자는 일본인처럼 최고급 참치를 회로 즐기는 상태는 아니다. 일본인은 세계 최고급의 참치를 수입해 소비한다. 국내에선 단가가 싼 통조림 위주의 참치 소비가 주류를 이룬다. 저가 참치를 취급하는 횟집이 운영 중이지만 고가 참치의 대대적인 소비는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수산물의 포획 이상으로 양식이 중요한 이유는?
“오징어ㆍ명태ㆍ고등어ㆍ갈치ㆍ꽁치 등 잡는 어업의 어획물은 흉풍(豊凶)에 의해 어획량이 차이가 크다. 횟집 등 수산물 전문 식당에선 연중 일정하게 공급되는 어류를 취급해야 영업의 지속성이 가능하다. 여기선 양식산이 주로 이용된다. 양식산은 일식집ㆍ횟집 등 고급 수산물을 다루는 집들에서 많이 사용되며 음식 가격이 높아 어업인의 소득에도 도움을 준다. 체계적인 어류 양식은 외식업 발달과 국민의 식생활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양식 어류의 폐사율을 높이는 최대 원인은 밀식(密植)이라는데, 밀식을 막을 방법은?
“같은 장소에서 오래 양식을 하면 반드시 바이러스 등이 발생해 문제가 생긴다. 특히 국내 양식장에선 생사료를 주로 이용하는데 생사료를 쓰면 어병(魚病)이 유행하기 쉽다. 양식장 바닥에 쌓인 생사료가 썩어 양식 어류를 병들게 하는 것이다. 태국의 새우 양식장도 바이러스가 발생해 과거와 같은 생산성을 보이지 못 한다고 들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순환여과식 방식과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플락 양식이다. 생사료를 대신하는 복합 사료도 개발됐지만 단가가 비싸 양식 어민에게 인기가 없다.
밀식도 양식 어류의 폐사율을 높인다. 밀식은 양식 어민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는 행위다. 양식 어민간 상호 생산정보 공유가 안 될 때 주로 이뤄진다. 이를 막기 위해 KMI는 어종별 종묘 입식, 생산 규모, 시장 출하량을 양식 어민에게 알리는 월보(月報)와 수산시장 정보지를 정기적으로 배포,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밀식이 이뤄지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내 양식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KMI의 복안은?
“KMI는 국가연구기관으로서 양식업의 고도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순환여과식ㆍ바이오플락 등 첨단기술을 양식 현장에 도입하고 상용화하는 일을 돕고 있다. 한ㆍ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라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규모 양식 생산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KMI가 대규모 양식장 조성을 위한 자본 조달 방안 마련을 모색하는 것은 그래서다. KMI는 양식 어민이 올바른 시장 정보를 받아 이익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한다.”

박태균 기자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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