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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한반도의 질병 지도 바꾼다
기후변화가 한반도의 질병 지도 바꾼다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3.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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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진드기와 쯔쯔가무시병 서울까지 북상
-비 많이 내리면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 급증


지구 온난화 현상의 하나로 한반도의 기온이 계속 상승하는 기후변화가 생태계는 물론 우리 건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엔 제주에서만 자라던 귤이 남해안에서 재배되고 아열대성 해파리가 피서객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생태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상 기상현상도 지구 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

지구 기온은 과거 100년간 0.6∼0.7도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1세기 말엔 1.8∼4.0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변화는 질병 발생 양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털진드기와 쯔쯔가무시병이 서울까지 북상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의해 우리나라 질병 지도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가 옮기는 병인데 과거엔 남부 지역에 환자가 집중됐다. 고위도 지역에선 가을ㆍ겨울에 털 진드기의 산란이 중지되기 때문. 특히 여름에 고온ㆍ다습하면 가을에 쯔쯔가무시병 환자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에 잦은 비브리오 패혈증도 기후변화와 높은 관련성을 보이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이 병은 비브리오 패혈증 세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하거나 이 세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상처가 노출되면 걸린다. 간질환ㆍ당뇨병ㆍ암 등 만성 질환자가 감염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문제는 해수의 온도가 높거나 덜 짜면 원인균이 많이 검출된다는 것이다. 봄철과 7월 강수량이 많을수록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 비가 많이 내려 해수의 염도가 떨어지거나 폭염이 이어지면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이 크게 늘 수 있다.

기후변화는 천식ㆍ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 발생 위험도 증가시킨다. 기온이 올라가면 나무에서 꽃이 피는 시기가 빨라지고 길어져 꽃가루 생성량이 늘어난다. 꽃가루 안의 단백질(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의 독성도 강해진다. 한 국내 연구에서 3월 최저기온이 올라가면 4∼5월에 천식ㆍ비염 등 알레르기 환자가 예외 없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ㆍ열사병 환자 등도 어쩌면 기후변화의 희생자일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폭염이 심했던 해는 1994년이다. 20년 이상 지났지만 지금도 이해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이 해보다 더 큰 건(폭염)은 아직 없었다. 기후변화가 지금처럼 지속되면 우리도 수년내 대폭염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연구팀이 1994년 한반도 대폭염에 따른 건강상 피해를 조사한 결과 당뇨병ㆍ심장병ㆍ호흡기 질환 환자의 사망률이 각각 43%ㆍ30%ㆍ43.8% 증가했다. 하루 최고기온이 32도 이상인 날이 2일 이상일 때 주의보, 35도 이상인 날이 2일 이상일 때 경보가 내려지는 폭염은 특히 노인ㆍ만성 질환자 등에게 위험하다.  2003년 유럽 폭염 때는 5만 명이 희생됐다.

오혜진 기자 hjoh0318@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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