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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ㆍ건강의 해산물 해삼
장수ㆍ건강의 해산물 해삼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5.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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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삼이 ‘금삼’(金蔘)이다. ㎏당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한다. 15일 충남 보령 앞바다에선 새벽에 몰래 양식장서 해삼 9㎏을 훔친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충남 서천 앞바다에선 18일 몸길이가 30㎝짜리 백해삼이 잡혀 화제가 됐다. 백해삼은 어민도 보기 힘든 희귀종이다. 고려시대 몽고군 침락 때 피난 온 귀족 부인이 정절을 지키기 위해 흰 옷을 입고 몸을 던진 자리에서 백해삼이 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해삼은 껍질(皮)에 가시(棘) 같은 것이 돋은 극피(棘皮)동물의 일종이다. 이 가시가 정확하게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아직 모른다. 해삼이 가진 건  입과 항문뿐이다. 먹고 배설하는 일이 전부인 셈이다.

해삼은 호르몬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생식 시기가 되면 암수가 난자ㆍ정자를 뿜어 체외수정을 한다. 수중의 해삼은 접시 위에 해삼과는 많이 다르다. 3000개의 관족(다리)로 하루에 140m를 이동할 수 있다.

해삼의 능력 중 가장 신비스런 것은 잘라도 다시 살아나는 재생 능력이다. 몸을 두 동강 내도 3개월이면 절단 부위가 자연치유된다. 내장을 뺀 뒤 바다에 놓아두면 수개월 내에 다시 내장이 가득 찬다.

놀라운 재생력 때문인지 장수 생물로도 유명하다. 엄밀히 말하면 나이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연령을 추정할 수 있는 부위가 없기 때문이다.

해삼은 예부터 장수ㆍ건강을 돕는 해산물로 통했다.

한방에선 신장을 튼튼히 하고 기운과 남성의 양기를 돋우는 정력 강장제로 알려졌다. 과거에 해삼을 해남자(海男子)라 부른 것은 남성의 생식기처럼 생겼다고 봐서다. 임신한 여성의 몸을 보(補)하는 약재로도 추천됐다. 선천적으로 허약하거나 태반이 약한 임신부에게 인삼 대신 해삼을 먹이는 일이 많았다. 조선시대 사주당 이씨가 지은 ‘태교신기’엔 ‘자식이 단정하기를 바라면 잉어, 총명하기를 바라면 해삼, 해산(解産)하면 새우와 미역을 먹으라’고 쓰여 있다.

해삼은 조선 왕의 수라상에도 자주 올랐다. 승정원일기엔 고종이 대왕대비의 생신 잔치를 맞아 해삼탕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인체 보익(補益) 효과가 인삼에 버금가는 ‘바다의 삼’(蔘)이라 하여 해삼이다. 해삼에도 인삼의 약효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다. 해삼의 사포닌은 홀로톡신ㆍ홀로수린이다. 이 사포닌은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물질이다. 어항에 해삼을 넣어두면 물고기가 죽는 것은 사포닌의 독성 때문이다.

바다 삼과 육지 삼(인삼)은 ‘찰떡궁합’이다. 두 삼을 함께 넣어 만든 음식이 양삼탕(兩蔘湯)이다. 한방에선 불로소양삼(不老燒兩蔘)이라 한다. 음식명에 ‘불로’가 쓰인 것은 장수를 돕는다고 봐서다.

해삼은 여름잠(夏眠)을 잔다. 수온이 25도 이상 오르면 해삼은 산란(産卵)한 뒤 바로 몸의 크기를 줄이고 숙면에 빠진다. 주로 활동하는 시기는 가을에서 초봄까지다. 해삼 맛이 동지(冬至) 전후에 절정인 것은 해삼이 추울 때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색깔에 따라 홍(紅)해삼ㆍ흑(黑)해삼ㆍ청(靑)해삼으로 분류된다. 표면의 색은 좋아하는 먹이와 서식처 등에 따라 결정된다. 홍조류를 먹는 제주도 해삼은 붉은 색을 띈다.

일본인이 선호하는 홍해삼은 맛이 가장 뛰어나 별명이 ‘해삼의 제왕’이다.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청해삼이다. 흑해삼은 중국인이 좋아한다. 가격은 청해삼ㆍ흑해삼ㆍ홍해삼 순서로 비싸다.

오혜진 기자 hjoh0318@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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