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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옥신 사고 때 삼겹살이 유탄을 맞는 이유는?
다이옥신 사고 때 삼겹살이 유탄을 맞는 이유는?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6.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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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과다 검출됐다고 알려져
- 다이옥신은 국제암연구소가 1등급으로 평가한 발암물질




1999년 다이옥신이 오염된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유럽에 유통되면서 유럽 여러 국가들의 관련 장관들이 옷을 벗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권까지 교체되었다. 이 사건은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8년 3월에는 이탈리아산 물소 젖 모차렐라 치즈에서 기준치 이상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그해 7월에는 또 국내에 수입된 일부 칠레산 돼지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과다 검출되어 수입이 중단됐다. 그해 말에는 아일랜드산 돼지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

다이옥신과 고엽제를 동일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고엽제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베트남의 밀림에 우거진 나뭇잎을 떨어뜨리기 위해 뿌린 제초제이다. 이 농약을 살포한 것은 앙상한 가지만 남아 숲 속에 숨은 베트콩을 색출하기 쉬워지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에는 고엽제가 얼마나 독성이 큰 괴물인지 알지 못했다. 고엽제에 함유된 다이옥신의 존재조차 몰랐다. 다이옥신은 대개 피코 그램 단위로 검출되는데 이처럼 극미한 양을 분석할 능력·장비가 당시에는 없었다. 그래서 고엽제는 피아 구분 없이 피해를 끼쳤다.

다이옥신과 고엽제는 둘 다 일반인에게 공포의 대상이지만 사람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전 참전 미군(646명)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다른 지역에서 복무한 퇴역 미군(97명)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다이옥신은 국제암연구소가 1등급으로 평가한 확실한 발암물질이다. 또 인공적으로 합성한 물질 중에서는 최고의 독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제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다이옥신의 독성 연구가 동물실험을 통해 이뤄져 실제 독성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일부 학자들은 주장한다. 사람은 동물보다 다이옥신에 덜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옥신에 의한 건강상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다이옥신이 지방과 각별히 친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이옥신 외에 PCB·유기염소 계열 농약 등 염소 성분이 함유된 유해 물질은 지방조직에 축적된다. 돼지고기 다이옥신 오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문가들은 “지방 함량이 높은 돼지고기 삼겹살의 섭취를 줄이거나 비계를 떼고 먹으라”고 권장했다.

다이옥신은 대부분 자동차 배기가스·소각장 굴뚝·담배 연기 등 오염된 공기를 통해 몸 안에 들어올 것이라는 통념도 사실이 아니다. 다이옥신의 97%를 음식에서 얻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세 축산물에 대한 개별 다이옥신 허용 기준을 설정했다. 이 기준을 넘지 않는 축산물이라면 안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율희기자 yulh22@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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