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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ㆍ삼복ㆍ칠석ㆍ백중으로 이어지는 음력 6∼7월의 절기음식
유두ㆍ삼복ㆍ칠석ㆍ백중으로 이어지는 음력 6∼7월의 절기음식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6.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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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두면 먹으면 여름에 더위 먹지 않는다는 속설 전해져
 -백중의 절기 음식은 삼국시대부터 전해지는 석탄병



  음력 6∼7월은 여름이다. 유두(流頭)ㆍ삼복(三伏)ㆍ칠석(七夕)ㆍ백중(百中)이 이어진다.

  특히 음력 6월은 홍염(烘炎)의 달이다. 화톳불이 이글거리는 듯한 더위란 뜻이다. 이때 삼복(三伏)이란 불꽃더위와 잠못 이루는 열대야가 찾아온다.

 음력 6월15일인 유두(7월27일)에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음식을 장만해 조상에게 올리는 풍습이 유두천신(薦新)이다. 유두 무렵에 제철을 맞는 참외와 수박는 갈증과 피로 해소에 그만이다.

 유두(流頭)는 소두(梳頭)ㆍ수두(水頭)라고도 한다. 소두란 머리를 감는다는 뜻이다. 우리 조상은 이날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았다. 유두면(流頭麵)을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유두면은 유둣날 만들어 먹는 밀가루 국수다. 이날 유두면을 들면 여름 내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유두는 물을 중시하는 명절이다. 물은 부정(不淨)을 씻는 것을 의미한다. 유둣날 탁족(濯足) 놀이를 즐겼는데 단순히 발을 씻는 것이 아니라 심신을 정화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는 유두절이 중복과 겹쳤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초복ㆍ중복ㆍ말복을 통틀어 삼복(三伏, 음력 6~7월에 든 초복ㆍ중복ㆍ말복 등 세 번의 절기)이라 한다. 삼복은 양기가 성(盛)한 날이다. 조선 선조 때의 학자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엔 “복날은 양기에 눌려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라 기술돼 있다. 우리 선조는 삼복을 더위에 지쳐 허(虛)해진 몸을 보(補)하는 날로 여겼다. 이런 관습은 지금도 전해져 복날이면 음식점마다 복달임을 즐기려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룬다.

 한방에선 ‘더위 먹는 것’을 서병(暑病)ㆍ주하병(注夏病)이라고 부른다. 서병 예방에 효과적인 것이 보양 음식이다. 여름 보양식이라고 하면 삼계탕ㆍ추어탕ㆍ보신탕 등 ‘탕탕탕’이 우선 꼽힌다. 세 음식은 열(熱)의 속성을 지닌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음식이며 동물성과 식물성 식재료가 잘 조화돼 영양이 골고루 든 음식이란 것이 공통점이다. 우리 선조는 삼복을 더위에 지쳐 허해진 몸을 보하는 날로 여겼다. 복날 보양을 위한 음식 재료로 널리 쓰인 것은 개고기ㆍ닭고기ㆍ민어ㆍ팥 등이다. 개장국(보신탕)ㆍ계삼탕(삼계탕)ㆍ육개장ㆍ민어탕ㆍ팥죽ㆍ임자수탕(깻국탕)ㆍ호박 지짐ㆍ호박밀전병 등이 대표적인 복달임 음식이다.

 칠석(七夕, 음력 7일 7일)은 견우ㆍ직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더 유명한 날이다. 이날 저녁엔 하늘을 보면서 동쪽의 견우성과 서쪽의 직녀성이 까치와 까마귀가 놓은 은하수(오작교)에서 만나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상상해도 좋다. 이맘때 늦더위를 우리 조상은 복숭아화채ㆍ수박화채를 즐기면서 이겨냈다. 과일 화채는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고 비타민ㆍ미네랄을 보충하는 데 그만이다. 밀전병ㆍ밀국수 등도 칠석의 절식이다. 음력 7월은 농가에서도 쌀ㆍ보리가 거의 동날 시기여서 대신 밀가루나 메밀가루를 써서 음식을 장만했다. 묽은 밀가루 반죽에 곱게 채썬 호박을 넣고 기름에 지진 것이 밀전병이다.

백중(百中, 음력 7월 15일)은 중원(中元)이라고도 부른다. 일본인은 신정과 더불어 백중을 2대 명절로 친다. 우리나라에선 요즘 거의 잊힌 명절이다. 이날 채소ㆍ과일ㆍ술ㆍ밥 등을 차려놓고 돌아가신 어버이의 혼을 불렀다. 그래서 망혼일(亡魂日)이다. 머슴날이라고도 불린다. 농사일로 수고한 사람들을 모아 술과 음식을 대접했기 때문이다.

 백중의 절기 음식은 깻국탕(임자수탕)ㆍ민어 등으로 복날 음식과 대부분 겹친다. 삼국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석탄병은 이날의 대표 음식이다. 석탄병은 삼키기 아까운 떡이란 뜻이다. 겨울나기를 위한 채소 갈무리도 이 무렵에 했다.

김율희기자 yulh22@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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