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9:43 (목)
가을은 음위보 (飮爲補)의 계절
가을은 음위보 (飮爲補)의 계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8.23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가을 약차는 초기 감기 ㆍ 수족냉증ㆍ관절통도 완화
- 오미자차는 혈액 순환 개선하고 혈압 내리는 데 효과적




한방에선 가을을 숙강(肅降)의 계절로 친다. 천지 자연이 엄숙해지고 맑아지며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기운이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이다. 음위보(飮爲補, 차를 잘 마시는 것이 곧 보약이란 뜻)를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가을엔 식물의 열매ㆍ나무 뿌리 등 다양한 약차의 재료가 제철을 맞아서 음위보를 실천하기엔 최적의 시기다.

가을에 약차를 즐기면 우선 몸이 따뜻해진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풀린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지방을 분해하는 가외의 소득도 올릴 수 있다. 초기 감기나 수족냉증ㆍ관절통까지 가라앉힐 수 있다.

가을의 불청객인 감기를 약 대신 약로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 이 용도론 흔히 오미자차ㆍ오과차ㆍ계피차ㆍ생강차가 추천된다. 오미자차는 약성이 따뜻하다. 오미자는 신맛ㆍ쓴맛ㆍ단맛ㆍ매운맛ㆍ짠맛 등 다섯 가지 맛을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날씨가 건조한 가을엔 오장육부 가운데 폐의 기운이 약해지고 폐가 마르기 쉬운데 오미자차는 폐기운을 복돋아주고 건조해진 폐를 적셔준다.

오미자차는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혈압을 내리는 작용도 한다.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오미자 1줌을 6컵 분량의 물에 넣고 빨갛게 색이 우러 나올 때까지 끓이면 된다.

오과차는 은행ㆍ밤ㆍ대추ㆍ생강ㆍ호두 등 5가지 재료를 넣고 끓인 약차다. 즐겨 마시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강화돼 감기나 추위를 타는 병에 잘 걸리지 않게 된다. 어린이도 별 무리없이 마실 수 있어 가족 약차로도 훌륭하다. 물(20컵)에 대추(20개)ㆍ호두(10개)ㆍ밤(20개)ㆍ은행(30알)ㆍ생강(1톨)을 넣고 센 불에 30분 쯤 끓인 뒤 다시 약한 불로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이면 오과차가 만들어진다.

계피차는 초기 감기 치료에 효과적이고 추위로 움츠러드는 어깨까지 펴 준다. 몸이 허해서 추위를 심하게 타거나, 소화기가 약해 찬 음식만 먹으면 설사ㆍ복통을 하는 사람에게도 권할만하다. 이 차는 얇게 썬 계피와 생강(껍질 벗긴 것)을 물에 넣고 끓인 뒤 불을 낮추고 다시 20분 가량 달이면 만들어진다.

생강차도 가을과 잘 어울린다. 생강은 계피와 소문난 찰떡 궁합이다. 생강차를 끓일 때 계피를 넣고, 계피차를 끓일 때 생강을 넣는 것은 그래서다. 생강차는 감기의 예방ㆍ치료은 물론 간의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숙취를 줄여준다.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에 생강차를 마시면 좋다.
가을에 날씨가 차가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혈압때문에 늘 걱정인 사람에겐 국화차ㆍ갈근차가 권장된다.

한방에선 혈압이 높은 것은 간의 양(陽)기운이 올라간 때문으로 풀이한다. 국화차와 갈근차는 간의 양기운을 내려주고 수축한 혈관을 다시 확장시킨다. 갈근차(칡차)는 숙취 해소에도 유익하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성분이 칡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갈근차는 가을철 우울증이나 초기 감기로 지끈지끈 아픈 머리를 치유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생칡을 갈아서 즙을 내거나 물(6컵 분량)에 말린 칡(1줌)을 넣고 끓이면 만들어진다. 국화차는 가을이 제철인 국화를 따서 말린 뒤 따끈한 물에 띄우기만 하면 제조된다.

가을에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한방에선 신장 기능이 떨어져 몸에서 진액이 빠진 탓으로 본다. 이때 신장의 기운을 살리고 진액을 보충하는 것이 산수유차ㆍ구기자차다. 구기자에 든 루틴과 베타인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ㆍ고혈압을 예방한다.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지 않아 밤에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이 구기자차의 장점이다. 물 2ℓ에 말린 구기자 한 웅큼을 넣고 20분 가량 끓이면 만들어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관절염이 더 심해지는 사람에겐 모과차가 흔히 추천된다. 모과는 허리와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느끼는 관절염 환자에게 효험이 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모과차는 뻣뻣해진 관절ㆍ근육을 풀어주는데, 게다가 맛도 좋다.

다리가 아플 때는 모과와 우슬, 허리가 아플 때는 모과와 속단(또는 모과와 두충)으로 차를 끓이는 것이 최적의 조합이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신경이 예민해질 때는 대추차, 가래가 심하고 기침을 할 때는 진피차(귤껍질차)를 끓여 여유있게 마셔 보자.



한동령 기자 drhan@foodnmed.com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