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9:43 (목)
기제사의 '단골손님' 도라지
기제사의 '단골손님' 도라지
  • 푸드앤메드
  • 승인 2018.08.06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도라지는 기침ㆍ가래 약인 ‘용각산’의 약효 성분
- 소금 뿌려서 물에 담가 놓으면 쓴맛 사라져




‘일 인삼, 이 더덕, 삼 도라지’란 옛말이 있다. ‘삼 도라지’는 우리 선조들이 귀천(貴賤)을 가리지 않고 즐겨 먹은 산채다. 기제사(忌祭祀)엔 뿌리ㆍ줄기ㆍ잎채소로 삼색 나물을 구성해 한 접시에 담는다. 이때 흰색 채소로 도라지나물이 거의 빠지지 않는다.

도라지를 흰색 식품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백도라지ㆍ청도라지ㆍ흑도라지 등 종류가 다양하다. 뿌리가 아닌 꽃 색깔에 따라 품종이 나뉘는데 성분 차이는 별로 없다.

저열량(생것 100g당 96㎉)ㆍ고탄수화물(24.1g) 식품이다. 유해산소를 없애고 피부 미용ㆍ감기 예방 등에 유용한 비타민 C가 의외로 많다(100g당 27㎎). 칼슘(35㎎, 뼈 건강 유지)ㆍ철분(4.1㎎, 빈혈 예방)ㆍ칼륨(453㎎, 혈압 조절)ㆍ식이섬유(변비 예방)가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

도라지엔 사포닌이 100g당 2g가량 들어 있다.

도라지의 수명은 3년가량이다. 한 장소에서 3년이 지나면 뿌리썩음병이란 바이러스 질환이 퍼진다. 인삼이 6년, 장뇌삼이 12∼18년, 산삼이 50년 이상인 것에 비하면 단명한 셈이다. 이는 도라지가 그만큼 단기간에 더 많은 영양분을 땅에서 흡수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10년 묵은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것 같다. ‘장수 도라지’를 키우려면 3년마다 옮겨 심어야 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20년가량 키운 것이 ‘장생도라지’(상품명)이다.

한방에선 도라지를 귀한 약재로 친다. ‘동의보감’에 도라지가 포함된 처방의 종류가 278종에 달할 정도다. 한방명인 길경(桔梗)은 ‘귀하고 길한 뿌리가 곧다’는 뜻이다. 길경은 도라지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린 약재로 기관지ㆍ폐 건강에 이롭다. 맛이 쓴 도라지의 약 기운이 주로 폐로 가서 폐 윗부분의 기운을 잘 돌게 하기 때문이다. 목 부위 통증을 가라앉히고 담을 삭이며 기침을 멈추게 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우리 조상들은 도라지 뿌리를 캐어 말려 뒀다가 탕약으로 만들어 진해ㆍ거담ㆍ해열과 백일해ㆍ폐결핵ㆍ천식의 자가(自家) 치료에 이용했다. 도라지는 기침ㆍ가래 약으로 널리 알려진 ‘용각산’의 약효 성분이기도 하다.

한방에선 기혈(氣血)을 보강하고 배 속의 냉기를 덜어 주는 용도로도 흔히 처방한다. 설사나 주독(주독)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본다.

만성 기침 증세를 보이는 노약자, 위궤양 환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도라지가 위 점막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고 봐서다. 도라지는 주로 뿌리를 먹는다. 봄과 가을에 캐 생으로 먹거나 나물로 만들어 먹는다. 어린잎과 줄기도 데쳐 먹을 수 있다.

소금을 뿌려서 물에 담가 놓으면 쓴맛이 제거된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박용환 기자 praypyh@kofrum.com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