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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감기 대처법
세계의 감기 대처법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1.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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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 환자에게 추천하는 약차는 오미자차ㆍ오과차ㆍ생강차 


 -유럽에선 가새풀, 호주에선 유칼립투스란 허브로 감기 치료



 요즘 주변에서 ‘콜록콜록’ 걸리거나 콧물을 줄줄 흘리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감기나 독감 환자다. 날씨가 가물어 실내가 건조한데다 미세먼지가 심해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경이다. 바깥 활동 자제에 따른 운동 부족으로 신체의 면역력(저항력)마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감기 환자에게 뾰족한 특효약은 없다. 감기의 병원체가 항생제론 죽일 수 없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감기 치료법은 증상을 가볍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감기를 귀빈처럼 모셔라’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귀한 손님처럼 편히 쉬게 하고 따뜻한 차를 대접하며 충분히 수면을 취하게 하고 마음 편히 지내도록 하는 것이 실제로 최선의 감기 대처법이다.

 유럽에선 감기 증세가 있으면 흔히 가새풀(에키나시아)이란 허브를 처방한다. 가새풀은 북미가 원산지로 국화과 식물의 일종이다.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지는 못하지만 면역력을 높여서 감기 치료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명이 ‘자연의 항생제’다.

 호주에선 감기 치료에 유칼립투스란 허브를 이용한다.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의 잎에선 톡 쏘는 듯한 향기가 난다. 잎에서 채취한 오일은 감기 환자를 위한 향기요법(아로마테라피)에 사용된다. 유칼립투스의 잎을 뜨거운 수건으로 감싼 뒤 감기 환자의 위쪽 가슴을 마사지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감기 환자에게 추천하는 약차는 오미자차ㆍ오과차ㆍ생강차ㆍ진피차다.

 이중 오미자는 약성이 따뜻하다. 6컵 분량의 물에 오미자 한줌을 넣고 색이 붉게 우러나올 때까지 끓이면 오미자차가 완성된다. 이 차는 건조해진 폐를 적셔 주고 폐 기운을 북돋아 감기 치료를 돕는다.

 오과차엔 은행ㆍ대추ㆍ밤ㆍ생강ㆍ호두 등 5가지 식품이 들어간다. 즐겨 마시면 면역력이 강화돼 감기나 추위를 타는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아이들의 입맛에도 잘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 20컵에 대추 20개ㆍ호두10개ㆍ밤 20개ㆍ은행 30알ㆍ생강 1톨 을 넣고 센 불에 30분 쯤 끓인 뒤 다시 약한 불로 달이면(반으로 줄 때까지) 오과차가 만들어진다.

 생강은 맛이 매워서 몸에 땀이 나게 하고 열을 내려준다. 생강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서 감기의 초기 증상을 완화한다. 매운 생강 약 10g을 잘 씻어서 강판에 간 뒤 이를 거즈에 싸서 생강즙을 낸다. 생강즙에 따뜻한 물 100㎖를 부으면 생강차가 완성된다.

 진피는 귤껍질이다. 귤엔 비타민 C와 비타민 P가 풍부하다. 비타민 C는 면역력을 높여줘 겨울철 감기예방에 유용하고 비타민 P는 비타민 C가 파괴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감기 환자에게 이로운 전통 음식은 배숙이다. 배숙은 배의 속을 긁어낸 뒤 꿀ㆍ대추ㆍ도라지ㆍ은행 등을 넣고 중탕한 것이다. 맛이 꿀물과 비슷해 어린이도 좋아한다. 기관지염ㆍ천식ㆍ기침에 효과가 있다.

 감기로 인한 기침엔 말린 표고버섯이나 뽕나무 뿌리껍질을 우린 물이 효과적이다. 파ㆍ연근ㆍ모과ㆍ우엉 등도 감기 환자에게 이로운 식품이다.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없애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본초강목’엔 모과는 “주독(酒毒)을 풀고 가래를 제거한다”고 기술돼 있다. 술자리가 잦다면 모과설탕조림을 만들어 하루 한 조각씩 먹는 것도 권할 만하다. 기침ㆍ가래가 심할 때 연근 즙 한잔을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프랑스인은 감기를 와인(포도주)으로 다스린다. 레드와인에 계피ㆍ오렌지 등을 넣어서 끓인 뱅쇼(vin chaud)를 감기약 대신 마신다. 포르투갈에선 뜨거운 우유에 브랜디를 넣어 마신다. 레몬즙ㆍ계피를 첨가한다는 점에서 뱅쇼와 닮았다. 일본인은 달걀술을 마신다. 뜨겁게 데운 정종에 날달걀을 푼 술이다. 스코틀랜드인은 위스키에 뜨거운 물ㆍ꿀ㆍ레몬 한 조각을 넣어 마신다.

 술이 감기 치유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한방에선 술은 감기의 적으로 본다.

 술 대신 뜨거운 물을 마시기도 한다. 뜨거운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은 비강ㆍ인후 등에 머물러 있던 감기ㆍ독감 바이러스를 위장으로 내려 보낸다. 위를 ‘바이러스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감기 환자에게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감기 환자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평소보다 열량이 더 많이 소모되는데 입맛은 떨어진다. 끼니를 거르면 바이러스에 대항할 힘을 잃게 된다. 먹으면 바로 에너지원이 되는 당분을 감기 환자에게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특히 감기로 인해 열이 나면 당분ㆍ비타민 B1ㆍ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유익하다. 감기에 걸리면 스웨덴인은 산딸기ㆍ블루베리, 러시아인은 딸기를 많이 섭취한다. 에티오피아에선 벌꿀을 넣은 레몬즙을, 홍콩에선 흑설탕을 넣은 차를 끓여 마셔 당분을 보충한다.

 우리 조상은 감기 기운이 있으면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셨다.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땀을 냈다. 한방에선 이를 한법(汗法)이라 한다. 땀을 내면 몸속의 나쁜 기운이 땀으로 빠져나가 감기가 치유된다는 것이다. 감기환자가 소주를 마시거나 사우나에 가서 땀을 내는 것은 손해다. 땀구멍이 너무 열려 한기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감기 환자가 생선ㆍ육류ㆍ찬 물을 섭취하는 것도 한방에선 금기시한다. 먹고 나면 체내에 열이 더 많아져 증상이 심해지고 몸에 가려움증도 나타난다고 봐서다.





강윤지 기자 dkttkd@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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