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9:43 (목)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과일 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과일 귤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1.31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 왕실에 진상한 제주도의 대표 공물


-프랑스 신부가 1911년 제주에 심은 일본산 온주밀감이 요즘 귤



요즘 제철을 맞은 귤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과일이다. 1인당 연간 12.4㎏을 먹는다(2016년 기준). 사과(11.2㎏)ㆍ포도(5.8㎏)가 그 다음이다. 육류(2017년 기준)와 비교하면 닭고기(13.6㎏)보다는 적게, 쇠고기(11.5㎏)보다는 많이 먹는 셈이다. 귤이 사과로부터 ‘과일의 왕’ 자리를 넘겨받은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귤의 인기도 10여 년 전보다는 못하다. 2007년 1인당 연간 16㎏으로 정점을 찍은 뒤 소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입 과일 등 먹을 과일이 다양해져서다.

 요즘 주로 먹는 귤은 온주(溫州) 밀감이다. 온주는 귤산지로 유명한 중국 절강성의 지명이다.

 한반도에 귤은 삼한시대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시대에 귤이 존재했다는 기록은 일본의 역사서 ‘고사기’(712년 출간)와 ‘일본서기’에 처음 등장한다. 국내 기록으론 ‘고려사’(1451년 완성)에 기술된 “백제 문무왕 2년(476년)에 탐라에서 방물을 헌상했다”는 대목이 최초다. 귤은 조선 왕실에 진상한 제주도의 대표 공물이었다. 조선의 왕이 맛 본 재래감귤은 지금과 귤과는 맛ㆍ생김새가 딴판이다.

 온주밀감은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개량은 주로 일본에서 이뤄졌다. 우리가 먹는 감귤은 프랑스의 엄탁가(Esmile Taque) 신부가 1911년 제주도에 심은 일본산 온주밀감 15그루의 ‘자손’이다.

 귤은 한국ㆍ중국ㆍ일본인이 선호하는 과일이다. 영문명은 ‘만다린 오렌지’(mandarin orange)다. ‘만다린’은 중국 관리를 뜻한다. 껍질이 과육에 단단히 붙어 있는 오렌지나 탄제린(tangerine)과는 달리 귤은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잘 벗겨지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엔 귤 등 밀감류와 다른 감귤류의 교잡을 통해 새로운 품종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밀감류와 오렌지류가 만나 탄생한 한라봉ㆍ레드향ㆍ천혜향 등 만감류(탄골류)가 대표적이다. 완전히 익도록 오래 뒀다가 늦게 수확한다 해 만감(慢柑)이라

한다.

 만감류의 대표 주자인 한라봉(부지화)은 꼭지가 튀어나온 모양이 한라산을 닮았다 하여 한라봉이다. 레드향(감평)은 껍질색이 붉다. 당도는 한라봉 정도지만 껍질이 더 잘 벗겨진다. 과육도 부드럽다. 천혜향(세토카)은 ‘향이 천리를 간다’ 또는 ‘천 가지 향이 난다’는 뜻이다. 껍질이 얇고 한라봉만큼 맛있다.

 국내에서 기존 귤(온주밀감)의 생산비중은 2000년 92.1%에서 2015년 81.3%로 감소했다. 만감류은 1.9%에서 10.6%로 급증했다(2016년, 농촌경제연구원).

 귤의 최고 웰빙 성분은 비타민 C다. 귤은 대부분 생과로 먹으므로 비타민 C가 소실ㆍ파괴될 일도 거의 없다. 비타민 C는 일찍(10월께) 출시되는 것보다 날씨가 추운 요즘 나오는 것에 더 많이 들어 있다. 귤을 피부 건강, 겨울철 감기 예방, 스트레스 해소에 이로운 과일로 치는 것은 비타민 C가 풍부해서다.

 헤스페리딘이란 성분도 돋보인다. 플라보노이드(항산화 성분)의 일종으로 비타민 P라고도 불린다.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데 주로 속껍질에 들어 있다.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귤을 속껍질째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귤엔 황색 비타민인 베타카로틴(비타민 A의 전구체)과 리보플래빈(비타민 B2)도 풍부하다. 과다 섭취하면 손바닥ㆍ발바닥 등 각질이 많은 부위와 콧구멍 주위ㆍ눈꺼풀 등 피부가 엷은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 것은 두 비타민과 관련이 있다. 건강에 해롭진 않으므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 귤 섭취를 중단하면 피부색은 원상 복구된다.

 신맛과 단맛이 섞여 있다. 익으면서 산(酸)은 적어지고 당(糖)이 많아져 신맛보다 단맛이 강해진다. 귤의 단맛은 설탕ㆍ과당ㆍ포도당, 신맛은 구연산(유기산의 일종)의 맛이다. 약간 신맛이 나는 귤을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구연산이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로를 풀어준 덕분이다.

 사과가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는 완숙과라면 귤은 채취한 뒤에도 서서히 익는 후숙과다. 귤이 사과보다 더 빨리 물러지는 것은 그래서다. 귤의 수분 함량이 거의 90%에 달한다는 것도 잘 물러지는 이유다.

 껍질도 유용하다. 껍질엔 비타민 C가 과육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선 감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 말린 귤껍질(陳皮)로 만든 진피차를 권한다. 진피차는 식욕을 북돋우고 설사ㆍ기침ㆍ구토를 멎게 한다. 이뇨 효과도 있다. 과육과는 정반대로 몸을 따뜻하게 한다. 한방에선 진피를 냉증 환자에게 처방한다.

 귤껍질은 팩ㆍ입욕제로도 유용하다. 귤껍질을 랩으로 여러번 감싼 뒤 전자레인지에서 1분간 돌리면 핫팩이 완성된다. 귤 10개분의 껍질을 자루에 넣어 뜨거운 욕탕에 넣으면 훌륭한 입욕제가 된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