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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성분ㆍ비타민 C 함께 섭취시 생기는 벤젠의 양 ‘우려 수준 아니다’
감기약 성분ㆍ비타민 C 함께 섭취시 생기는 벤젠의 양 ‘우려 수준 아니다’
  • 푸드앤메드
  • 승인 2016.10.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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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의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 산성 환경인 위(胃)에선 제대로 반응 어려워
-일부러 좋은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여러 조건을 맞춘 상태에서도 벤젠 1ppb
 생성에 그쳐
-단국대 약대 김규봉 교수 "과학적 근거 부족한 유해성 기사화해 국민 불안만
 가중"


"감기약과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해도 발암물질 생성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란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지난 18일 한 방송사는 감기약에 든 보존제 성분인 벤조산나트륨와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면 몸 안에서 1군 발암물질인 벤젠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온라인ㆍSNS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단국대 약대 김규봉 교수는 "벤조산나트륨은 위(胃)에서 쉽게 분해되고 비타민 C는 산성(酸性) 환경인 위에서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비타민"이며 "설령 둘이 결합해 벤젠이 생성되더라도 극소량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젠의 생성량이 워낙 적어 소비자가 암 발생을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니란 것이다.

미국의 전문 학술지 '농업과 식품화학'(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실린 1993년 연구논문에 따르면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가 잘 반응하도록 한 상태에서도 벤젠은 1ppb(㎍/㎏) 정도가 생성되는 데 그쳤다.

김 교수는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가 반응하기 힘든 상태인 체내 소화 과정에선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의 벤젠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훨씬 많은 양의 벤젠을 배출하는 담배 연기나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을 우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2015년 미국의 과학저널 '규제독성학 및 약리학'(regulatory toxicology and pharmacology)에 실린 논문엔 담배 한 개비에서 28㎍의 벤젠이 나온다고 기술돼 있다. 특히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면 이보다 4배 많은 벤젠이 검출된다고 했다.

담배 한 개비를 직접 피우거나 간접흡연을 하면 감기약과 비타민 C를 함께 복용했을 때와는 비교도 힘들 만큼 엄청난 양의 벤젠이 체내에 유입되는 셈이다.

네티즌은 방송사 기사에 "물이 산소와 수소로 이뤄졌다고 해서 둘을 섞으면 물이 생기느냐"는 댓글을 달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타민 C와 벤조산나트륨이 함께 함유된 의약품은 국내에 없고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가 몸 안에서 반응해 벤젠이 생성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반박했다.

이에 방송사는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재차 보도했다.

김 교수는 "(언론사가) 충분한 근거 없이 1군 발암물질 생성 등 유해성을 강조하는 건 국민 불안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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