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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① 관절염에 좋은 콜라겐 많이 든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① 관절염에 좋은 콜라겐 많이 든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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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살보다 대가리(뽈) 더 비싼 이유 있었다!


 -관절 질환은 몸안에서 콜라겐이 감소한 탓 



 관절염의 한방명은 ‘역절풍’(歷節風)이다. 모든 뼈마디가 쑤시고 붓고 아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급성 류마티스 관절염의 한방 이름은 ‘백호 역절풍’이다. 호랑이에게 물린 것처럼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관절염을 한방에선 “관절에 풍(風)ㆍ한(寒)ㆍ습(濕)ㆍ어혈(瘀血)ㆍ담음(痰飮) 등이 뭉쳐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탓”으로 여긴다. 관절 질환의 예방ㆍ치료에 있어서 바탕이 되는 한방 이론은 ‘동기상구’(同氣相求)다. 동기상구는 ‘삼베옷이 해어지면 삼베로 꿰매고, 양은그릇이 구멍나면 양은으로 때워야 한다’는 이론이다.

 과음한 다음날 즐겨 먹는 선지국이 동기상구의 좋은 예다. 조성이 간의 구성물질과 유사한 선지를 섭취, 간의 해독능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머리가 좋아지려면 뇌를 닮은 호두를 즐겨 먹고, 간 건강을 위해선 동물의 간을 먹으라고 추천하는 것도 동기상구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소의 무릎을 닮은 우슬(牛膝)이 약이 된다고 보는 것도 같은 이치다. 퇴행성 관절염의 한방약인 교제(膠劑)도 동기상구 이론에 근거한다. 동물의 뿔ㆍ껍데기 등을 약한 불로 10시간 고아 만든 교제는 생김새가 도토리묵과 비슷하다. 도토리묵은 관절의 성분인 젤라틴처럼 생겼다.

 콜라겐은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뼈ㆍ연골ㆍ힘줄ㆍ피부와 생선의 비늘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이다. 교원질(膠原質)이라고 한다. 콜라겐에 물을 넣고 끓이면 젤라틴이 된다. 예를 들어 돼지 족발을 삶으면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변한다. 한방에선 젤라틴을 교(膠)라 한다. 관절 질환의 예방ㆍ치료제로 쓴다. 약재명 끝에 ‘교’자가 들어가는 아교(당나귀 피부)ㆍ녹각교(사슴의 녹각)ㆍ구판교(거북의 배딱지)ㆍ별갑교(자라의 등딱지) 등이 여기 해당한다. 이 ‘교’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주로 처방된다.

 한방에선 관절 질환은 몸안에서 콜라겐이 감소한 탓이며 콜라겐이나 젤라틴을 보충하는 것을 최선의 예방ㆍ치료법으로 친다. 콜라겐이 연골의 재생을 유도한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콜라겐을 복용시켰더니 눈에 띄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관절 질환 환자에게 돼지껍데기를 추천하는 것은 콜라겐이 풍부해서다. 한방에선 돼지껍데기를 저부(猪膚)라고 한다. 저부ㆍ봉밀(꿀)ㆍ백분(찹쌀가루 또는 밀가루)를 함께 넣은 저부탕은 목의 통증 즉 인통(咽痛)에 처방됐다. ‘동의보감’에도 저부에 대한 기술이 있다. “건조한 것에 윤기를 주며 부종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 관절염 관련 증상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어두육미’는 생선은 대가리가 진미라는 뜻이다. 생선 대가리엔 맛이 깊은 젤라틴이 풍부하다. 생선 중에서 몸의 대부분이 대가리인 놈이 아귀다. 아귀의 대가리엔 쫀득쫀득한 콜라겐이 풍부하다. 맑은 탕이나 찜으로 요리하면 젤라틴이 우러나온다. ‘운곡본초학’(耘谷本草學)엔 ”아귀는 관절 등이 시큰시큰한 증상을 없애주며 통증을 가라앉히고 독기를 해소해주며 열감을 진정시킨다“고 기술돼 있다.

명태와 대구도 콜라겐이 넉넉하게 든 생선이다. 특히 대가리 부위에 많다. 대구뽈탕ㆍ대구뽈찜은 ‘젤라틴 공급소’다. 대구살보다 대구뽈(대가리)이 더 비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관절 건강에 이로운 젤라틴이 더 많이 들어있어서다.

관절 건강엔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이 그만이다. 통째로 먹으면 콜라겐을 몽땅 섭취할 수 있다. 뼈째 먹는 생선중 대표적인 것은 멸치와 전어다. 멸치를 통째로 먹으면 껍질ㆍ비늘ㆍ뼈ㆍ대가리ㆍ지느러미ㆍ내장 등에 함유된 콜라겐을 빠짐없이 섭취할 수 있다. 게다가 멸치는 칼슘까지 풍부하다. 골다공증을 동반하기 쉬운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겐 보약이나 다를 바 없다.

 ‘가을 전어’도 꼬리를 잡고 대가리부터 시작해 꼬리까지 꿀꺽 삼켜야 제대로 먹었다고 할 수 있다. 가을 전어의 고소한 맛의 비밀도 콜라겐이다.

도가니탕ㆍ설렁탕ㆍ곰탕에도 젤라틴이 풍부하다. 곰탕은 소의 사골(四骨, 네다리 뼈)을 솥에 넣고 밤새 정성껏 고아낸 탕이다. 곰탕 국물은 시간이 지나면 묵처럼 엉긴다. 사골에서 우러나온 젤라틴이다. 도가니탕에 든 소의 연골 부위를 살피면 우리 무릎이 어떻게 생겼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생선의 뼈ㆍ연골ㆍ껍질ㆍ지느러미ㆍ꼬리도 콜라겐이 숨어 있는 부위다. 홍어는 뼈가 연골이다. 뼈째 썰어 회로 먹거나 쪄서 찜으로 먹으면 다량의 콜라겐을 섭취할 수 있다. 복어껍질은 생선 껍질 중에서 콜라겐의 맛을 가장 잘 음미할 수 있는 음식이다. 일식당에서 나오는 민어ㆍ도미의 껍질, 고급 중국요리인 샥스핀(상어 지느러미)의 주성분도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소ㆍ돼지ㆍ닭고기에도 숨어 있다. 등심의 가운데 쯤에 있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노란 심줄이 콜라겐 덩어리다. 중국의 마오쩌뚱이 보음제로 즐겨 먹었다는 돼지 껍질도 훌륭한 콜라겐 보충제다. 돼지 껍질 바로 밑에 있는 것이 콜라겐이다. 닭고기 중에선 날개 부위에 콜라겐이 많다. 살은 별로 없고 연골이 많은 닭날개는 다른 부위에 비해 쫀득하고 감칠 맛이 난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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