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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② 스트레스 완화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② 스트레스 완화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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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화합의 묘약’ 대추차 즐겨 보세요


-노화를 늦추는 유스트레스도 있다



스트레스를 흔히 ‘만병의 근원’이라 한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도 약화시킨다. 요즘 같이 독감이 유행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동물실험을 통해서는 나쁜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증명됐다. 쥐를 강제로 물속에 빠뜨렸더니 많은 쥐가 위궤양에 걸렸다. 과격한 운동과 공포라는 스트레스가 위산 분비를 증가시킨 탓이다.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으면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가 다량 생성된다. 스트레스가 사람을 늙게 하는 것이다. 쥐를 좁은 곳에 몰아 넣어 스트레스를 일부러 가했다. 비좁은 공간에서 산 쥐는 널찍한 곳에서 지낸 쥐보다 수명이 15%나 단축됐다.

모든 스트레스가 노화를 촉진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 즉 유스트레스(eustress)는 오히려 노화를 늦춘다. 유스트레스는 삶을 팽팽하게 당겨주는 고무줄과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흔히 음식 섭취량을 늘린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매한가지다. 스트레스를 받은 원숭이가 고열량 식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대책없이 식사량을 늘였다가는 나중엔 비만이란 새로운 스트레스를 추가하게 된다. 이보다는 스트레스 해소에 이로운 영양소ㆍ식품은 섭취를 늘리고 해로운 것은 줄이는 게 현명하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섭취를 되도록 늘려야 하는 영양소 중 대표적인 것은 비타민 C와 판토텐산(비타민 B5)이다. 둘다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부신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스트레스는 몸안의 비타민 C를 고갈시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변을 통한 비타민 C의 배출이 늘어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흡연량이 늘어나기 쉽다. 흡연도 비타민 C를 ‘잡아먹는다’.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ㆍ과일을 즐겨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판토텐산이 결핍되면 부신이 위축돼 피로ㆍ수면 장애ㆍ복부 불쾌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판토텐산은 콩ㆍ브로콜리ㆍ동물의 간ㆍ연어ㆍ고구마ㆍ토마토 등에 풍부하다.

 스트레스 완화 식품으로 추천할만한 것은 인삼ㆍ대추ㆍ상추다. 셋 다 심신의 안정을 돕는다. 인삼은 중국 최고(最古)의 본초서인 ‘신농본초경’에 상약(上藥)으로 분류된 식물이다. “오장을 보하여 정신을 안정시킨다”고 기술돼 있다.

신경 안정 효과는 인삼의 ‘7효설’(七效說)에도 포함돼 있다. 서양에선 인삼의 효능을 ‘ergonenic’이란 단어로 표현한다. ergonenic은 고대 그리스어로 ergo(일)와 생산(gen)의 합성어다. 일할 수 있는 잠재력을 향상시킨다는 뜻이다. 인삼이 불안증 치료제인 다이아제팜(발륨)과 엇비슷한 항불안ㆍ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지닌다는 연구논문까지 나왔다. 다이아제팜은 행동변화ㆍ운동기능 손상 등 부작용이 있지만 인삼을 먹었을 때는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인삼의 효능(기능성)은 육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진이다.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 안정 효과에 대해선 결론을 유보했다. 아직 인체에서의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인삼은 건강한 사람이 장기 복용할 필요는 없다. 기가 허할 때는 효과적이지만 기가 다 채워지면 더 이상 효과가 없거나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원래 열이 많은 사람이나 염증 등으로 인해 고열이 나는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채소다. 대추를 접시에 담아 놓고 생각날 때마다 한두개씩 먹거나 대추차ㆍ대추 주스 등을 만들어 수시로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물 1ℓ에 대추 15개와 감초 5g을 넣고 중간불로 2시간 가량 달이면 대추차가 완성된다. 이 차는 불안ㆍ우울감을 가라앉히는데 유효하다. 대추의 별명은 ‘부부 화합의 묘약’이다. 부부간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일 때 대추나 대추차 즐기기를 권해본다.

 상추는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에게 이로운 채소다. 저녁 식사 때 상추를 먹으면 졸음이 온다. 그래서 수험생의 금기 식품으로 통한다. 상추에 든 수면ㆍ진정 성분은 락튜카리움이다.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우유같은 흰 즙에 많이 든 쓴맛 성분이다.

 우유와 팥은 스트레스 때문에 밤에 잠이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식품이다. 둘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것이 팥 우유다. 볶은 팥을 믹서기로 갈아 가루로 만든 뒤 팥 가루 2작은술을 우유 작은 것 한팩에 타서 마시면 된다.

 서양에선 스트레스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사람에게 박하차ㆍ로즈메리차 등 허브차를 권한다. 자연의학에선 가시오가피가 추천 식품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고 봐서다. 유럽인은 카바라는 식물에 관심이 높다. 불안ㆍ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가진 것으로 본다.

한방에선 매운 음식을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식품으로 친다. 매운 음식이 스트레스로 인해 속에 맺힌 것을 열과 땀으로 발산시킨다는 이유에서다. 화가 나 몸에서 열이 날 때 매운 음식을 먹으면 몸 안의 열(속열)이 밖으로 배출돼 화를 삭여준다고 본다. 고추는 속열을 몸밖으로 방출시켜 체온을 떨어뜨림으로써 숙면을 돕는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식품도 있다. 수면도 방해하고 몸에 화학적 스트레스를 가하는 술, 심신을 안정시키는 칼슘의 섭취를 방해해 불안을 느끼게 하는 짠 음식, 그리고 밀가루 음식과 카페인 음료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적게 먹어야 한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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