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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⑧ 감기 치료에 유익한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⑧ 감기 치료에 유익한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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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 꼼짝마! 세계 각국의 자연 요법


 -유럽에선 감기 환자에게 가새풀 추천



 독감 시즌이다. 감기 환자까지 늘어나 우리 마음을 더욱 위축시키고 어둡게 한다. 감기는 독감과는 무관한 질병이다. 독감을 ‘독한 감기’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둘은 원인균부터 다르다. 독감ㆍ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키지만 감기의 원인 병원체는 리노바이러스ㆍ아데노바이러스ㆍ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100종이 넘는다. 이중 리노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코감기가 가장 흔하다. 감기는 코감기ㆍ목감기ㆍ기침 감기로 분류된다. 이중 코감기는 콧물ㆍ코막힘ㆍ두통ㆍ미열 등이 주증상이다. 목감기는 인후통ㆍ인후 건조증ㆍ쉰 목소리, 기침 감기는 기침ㆍ객담 등을 유발한다. 일반인이 자신의 증상만으로 감기ㆍ독감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판별이 가능하다.

 독감에 걸리면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와는 달리 감기 특효약은 없다. 기껏해야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 정도다. ‘감기는 치료 하면 1주일, 안하면 7일 걸린다’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독감과는 달리 감기엔 예방 백신이 없다. 원인 바이러스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백신의 정확한 목표를 정할 수 없어서다. 감기는 예방이 최선이며 평소 감기에 대한 저항력(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외출 후 귀가하면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개인 위생을 철처히 하는 것도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감기를 귀빈처럼 모셔라’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귀한 손님처럼 편히 쉬게 하고 따듯한 차를 대접하며 충분히 수면을 취하게 하고 마음 편히 지내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처법이라는 것이다.

 유럽에선 감기 증세가 있으면 항생제나 ‘타이레놀’ 대신 흔히 가새풀(에키나시아)이란 허브를 처방한다. 이 허브는 북미가 원산지인 국화과 식물의 일종이다.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지는 못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서 감기 치료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명이 ‘자연의 항생제’다.

자연의학자는 가새풀의 감기 예방ㆍ치료 효과가 비타민 C와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비타민 C의 감기 예방ㆍ치료 효과에 대해선 양론이 있다. 비타민 C가 감기를 예방하고 증상의 지속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것은 노벨상을 두번이나 받은 미국의 과학자 라이너스 폴링이 30여년 전 ‘비타민 C와 감기’라는 저서를 통해 처음 제기했다.

 이를 입증할 신뢰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많다. 자연과학자들은 하루 1∼6g의 비타민 C 복용이 감기의 지속 기간을 하루 가량 줄여 준다고 믿는다. 식약청이 정한 비타민 C의 하루 섭취 권장량 100㎎보다 10∼60배나 많은 양이다. 감기에 걸리면 스웨덴인은 산딸기ㆍ블루베리, 러시아인은 딸기를 즐겨 먹는데 이런 과일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가새풀 못지 않게 널리 쓰이는 감기 치료의 자연요법은 아연 트로키제의 사용이다. 감기의 지속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호주에선 감기 치료에 유칼립투스라는 허브를 이용한다.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의 잎에선 톡 쏘는 듯한 향기가 난다. 이 잎에서 채취한 오일은 감기 환자를 위한 향기요법(아로마테라피)에도 유용하다. 유칼립투스의 잎을 뜨거운 수건으로 감싼 뒤 감기 환자의 윗쪽 가슴을 마사지하기도 한다. 마사지를 받으면 숨쉬기가 편안해진다.

일본에선 감기 환자의 가슴이나 등에 겨자 찜질팩을 한다. 찜질팩을 하면 혈액이 팩을 올려놓은 부위에 몰리면서 가슴이나 등에서 화끈한 느낌이 퍼진다. 그러면 뭉친 혈이 풀리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 감기 증세가 한결 가벼워진다.

 감기에 걸리면 설탕물이나 꿀물을 마시는 사람이 많다. 에티오피아인은 벌꿀을 넣은 레몬즙, 홍콩 사람은 흑설탕을 넣은 차를 마셔 당분을 보충한다. 자연의학에선 당분의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감기 치료를 방해한다고 본다. 특히 포도당ㆍ과당ㆍ설탕ㆍ꿀ㆍ오렌지 주스 등 농축된 당분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면역성과 관련된 백혈구의 기능이 약화돼 감기 치료에 역효과라는 것이다.

 대신 생수나 맹물은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탈수가 일어나면 감기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호흡기에 조성되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증기가 나는 뜨거운 물이 비강ㆍ인후 등에 남아 있던 감기 바이러스를 위로 내려 보내서다.

 감기 치료를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감기 환자에게 와인(포도주)을 권장한다. 적포도주에 계피ㆍ오렌지 등을 넣어서 끓인 뱅쇼(vin chaud)를 마신다. 포르투갈에선 뜨거운 우유ㆍ레몬즙ㆍ계피를 넣은 브랜디를 감기 환자에게 제공한다. 일본인은 감기 기운이 있으면 뜨겁게 데운 정종에 날 달걀을 푼 계란술을 마신다. 스코틀랜드인은 위스키에 뜨거운 물ㆍ꿀ㆍ레몬 한 조각을 넣어 마신다. 우리 나라에서는 감기 환자가 소주를 마시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한방에선 술을 ‘감기의 적’으로 간주한다. 한방에선 땀을 내서 몸속의 나쁜 기운을 없애는 한법(汗法)을 감기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한다. 우리 선조는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셨다.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땀을 냈다. 그러나 감기 환자가 소주를 마시거나 사우나에 가서 땀을 내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본다. 땀구멍이 열려서 한기가 더 심하게 든다는 것이다.

 한방에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생선ㆍ육류ㆍ찬 물을 먹는 것도 금기시한다. 섭취하면 몸안에 열이 더 많아져 증상이 심해지고 몸에 가려움증도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감기 환자에게 권하는 약차는 오미자차ㆍ오과차ㆍ생강차다. 오미자는 약성이 따뜻하다. 오미자차는 6컵 분량의 물에 오미자 한줌을 넣고 색이 붉게 우러나올 때까지 끓이면 완성된다. 오미자차는 건조해진 폐를 적셔 주고 폐 기운을 북돋아 감기 치료를 돕는다.

 오과차엔 은행ㆍ대추ㆍ밤ㆍ생강ㆍ호두 등 5가지 식품이 들어간다. 즐겨 마시면 면역력이 강화돼 감기나 추위를 타는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린이의 입맛에도 잘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 20컵에 대추 20개ㆍ호두10개ㆍ밤 20개ㆍ은행 30알ㆍ생강 1톨 을 넣고 센 불에 30분 쯤 끓인 뒤 다시 약한 불로 물량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이면 오과차가 만들어진다.

 생강은 맛이 매워서 몸에 땀이 나게 하고 열을 내려준다. 생강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서 감기의 초기 증상을 완화한다. 매운 생강 약 10g을 잘 씻어서 강판에 간 뒤 이를 거즈에 싸서 생강즙을 낸다. 이 생강즙을 따뜻한 물 100㎖에 부으면 1잔의 생강차가 완성된다.

 감기 환자에게 추천할만한 전통 음식은 배숙이다. 배숙은 배의 속을 긁어낸 뒤 꿀ㆍ대추ㆍ도라지ㆍ은행 등을 넣고 중탕한 것이다. 맛이 달인 꿀물 맛과 비슷해 어린이도 좋아한다. 기관지염ㆍ천식ㆍ기침에 효과가 있다.

 감기로 인한 기침엔 말린 표고버섯 우린 물이 효과적이다. 파도 감기 환자가 기억해둘만한 식품이다.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없애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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