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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 백신’ (19) 유방암 예방 식품
박태균의 ‘푸드 백신’ (19) 유방암 예방 식품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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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 속도’ 유방암 증가, 막으려면…


 - 예방 위해선 등 푸른 생선 조리에도 신경써야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의 암 중 발생 순위 1위다. 해마다 10000명이 넘는 신규 유방암 환자가 발생한다. 더 우려스런 것은 증가 속도다. 가히 세계 최고 속도이다.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 전체 유방암의 5∼10%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머니나 자매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발생 위험이 2.5배 가량 높다. 어머니와 자매가 모두 유방암 환자라면 위험도는 14배(유전적 소인이 없는 여성 대비)에 달한다.

 유방암의 나머지 90% 이상은 다양한 위험요인의 ‘합작품’이다. 위험요인 중에서 유명한 것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이 과잉 상태이면 유방암에 걸리기 쉬워진다. 갱년기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에스트로겐약을 복용하면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난소 절제 수술을 받은 여성(폐경 전)의 유방암 발생률은 확실히 낮다. 난소는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는 장기다. 항(抗)에스트로겐약을 복용 중인 여성도 유방암에 덜 걸린다.

유방함을 예방하려면 무분별한 에스트로겐(약)의 복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에스트로겐 보충요법을 받고 있는 여성이라면 1년에 한번 이상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검사를 받는 것이 기본이다. 유방암은 대장암ㆍ전립선암과 더불어 음식과 관련이 깊은 암이다. 유방암 예방 식품으로 소문이 난 것은 콩ㆍ녹차ㆍ등푸른 생선 등이다. 동양 여성이 서양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방암에 덜 걸리는 것은 높은 콩 섭취량 덕분이라는 가설도 있다.

한참 자랄 때 된장국ㆍ두부요리 등 콩 음식을 매주 4번 이상 섭취한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콩 음식을 한달에 채 한번도 먹지 않는 같은 또래 여성의 절반 수준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성인 여성이 콩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은 유방암 억제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의 암 예방성분은 사포닌ㆍ아이소플라본ㆍ식이섬유ㆍ올리고당 등 한둘이 아니다. 이중 특히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아이소플라본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란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아니면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에스트로겐을 흉내내는) 식물 성분을 가리킨다. 엄밀히 말하면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예방ㆍ억제 효과와 촉발 효과(에스트로겐 효과)를 동시에 갖고 있다. 다행히도 항암 효과가 더 돋보인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콩ㆍ두부 등 콩제품 외에도 푸른 잎 채소ㆍ피망ㆍ파슬리ㆍ파프리카 등에 풍부하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안면 홍조ㆍ불안ㆍ불면ㆍ식은 땀 등 여성 갱년기 증상의 완화에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 잦은 심혈관 질환ㆍ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전립선암ㆍ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데도 기여한다.

 녹차도 유망한 유방암 예방 식품이다. 하루에 3∼4컵 이상의 녹차를 마신 여성은 녹차를 마시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뚜렷히 낮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녹차를 즐겨 마시는 일본ㆍ중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서구 여성보다 낮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녹차의 대표적인 항암성분은 카테킨이다. 카테킨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기도 하다. 녹차의 카테킨 함량은 같은 녹차잎으로 제조하는 홍차보다 높다. 카테킨은 유방암의 예방 뿐 아니라 재발 억제ㆍ치료에도 유익하다. 유방암 조직의 혈관 성장을 둔화시키고 에스트로겐 분비를 감소시켜 유방암의 성장을 억제해서다. 동물실험을 통해서 녹차가 유방암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녹차를 먹인 쥐에서 유방암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고등어ㆍ꽁치ㆍ참치ㆍ정어리 등 등푸른 생선도 유방암 예방을 돕는다. 국립암센터의 설문 조사 결과 등푸른 생선 한토막(70g 기준) 분량을 주 2~3회 섭취한 여성은 거의 먹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77%나 낮았다. 같은 연구에서 명태ㆍ동태ㆍ갈치 등 흰살 생선은 유방암 예방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선 등푸른 생선의 조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고등어조림 등 조림ㆍ찜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굽거나 튀기거나 식용유를 사용해 조리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튀김ㆍ구이 요리를 먹으면 열량 섭취가 늘어날 수 있으며, 고열량 섭취에 따른 비만은 유방암의 발병 요인중 하나이다.

등푸른 생선에 함유된 유방암 예방 성분은 EPAㆍDHA 등 오메가-3 지방이다. 오메가-3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의 일종이다. 오메가-3 지방이 직접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암ㆍ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 간접적으로 유방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방암 위험인자인 에스트로겐의 대사에도 오메가-3 지방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오메가-3 지방은 등푸른 생선 외에 콩기름ㆍ들기름ㆍ아마인유 등 식물성 식용유에도 들어 있다. 유방암이 걱정된다면 채소ㆍ과일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채소ㆍ과일엔 각종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항산화 성분은 대부분 암 예방 성분(항암성분)이다. 하루에 5접시 이상 채소ㆍ과일을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일반적으로 채소의 항암 효과는 과일보다 몇수 위다.

 채소 중에서도 양배추ㆍ브로콜리가 유방암 예방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두 채소에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추는 인돌-3-카비놀이란 성분이 풍부해서다. 유방암 예방 식품으로 시금치ㆍ당근ㆍ버섯, 김ㆍ미역ㆍ다시마 등 해조류도 추천할만하다. 이 식품들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유방암의 발생ㆍ재발 위험을 낮춰주는 고마운 성분이기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 유방암 위험요인인 에스트로겐의 활성을 떨어뜨린다.

 유방암 예방 영양소로는 식이섬유 외에 비타민 Aㆍ비타민 D가 있다. 이런 영양소를 장기간 꾸준히 섭취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비타민 A는 동물의 간ㆍ우유ㆍ달걀ㆍ녹황색 채소ㆍ과일ㆍ해조류 등에 풍부하다. 비타민 D는 달걀 노른자ㆍ버터 등에 들어 있다.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된다. 젊은 여성이 피부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하는 식품은 지방이 많은 육류ㆍ술ㆍ옥수수 기름 등이다.

 아직까지 학계에선 지방이 유방암 발생과 별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더 우세하다. 삼겹살ㆍ닭껍질ㆍ비계 등 동물성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은 적게 섭취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동물성 지방이 에스트로겐의 원료이기 때문이다. 평소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이라면 살코기만 떼어 먹는 것이 대안이다.

 잦은 음주나 폭음도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음주량과 유방암 발생 간엔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많이 마실수록 위험도가 높아진다. 폐경 후 여성이 매일 술을 한잔씩 지속적으로 마시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30%나 증가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음주 제한은 유방암 치료 후에도 이어져야 한다. 특히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은 술은 멀리 하는 것이 좋다. 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하루 24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애주가라도 하루 1~2잔 이내로 만족한다.

옥수수기름의 과다 사용도 피한다. 옥수수기름ㆍ해바라기씨기름ㆍ홍화씨유 등에 많이 든 것은 오메가-6 지방이다. 오메가-6 지방은 암 유발인자로도 알려져 있다. 유방암 환자가 타목시펜 등 항암제를 복용중이라면 피하거나 제한해야 할 음식ㆍ영양소가 존재한다. 마늘ㆍ인삼ㆍ은행ㆍ비타민 E 등이다. 이들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이어서 항암제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어서다.

유방암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폐경 여성은 비만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비만이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폐경이 돼도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완전히 끊기는 것은 아니며 소량은 나온다. 폐경 여성의 에스트로겐은 주로 지방 조직에서 분비된다. 비만한 여성일수록 지방 조직이 많다. 적당한 체중 유지에 실패하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져 유방암 발생ㆍ재발 위험이 커진다.

 폐경 후 체중이 10㎏ 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하고, 10㎏ 감소하면 위험이 57%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유방암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 비만의 지표)를 19∼2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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