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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있던 과거에 춘곤증이 흔했던 이유
보릿고개 있던 과거에 춘곤증이 흔했던 이유
  • 푸드앤메드
  • 승인 2019.02.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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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으론 냉이 제육볶음 추천


 -설탕 많이 든 식품은 섭취 줄여야



 보릿고개를 맞았던 거거엔 봄에 춘곤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흔했다. 겨울철의 거의 유일한 비타민 C 공급원이던 김장 김치가 떨어질 무렵 춘곤증이 시작된다는 주장은 이래서 나왔다.  춘곤증이 걱정된다면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영양이 부족하면 춘곤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는 봄에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는 비타민(비타민 B1ㆍ비타민 C 등)ㆍ미네랄(칼륨 등)ㆍ단백질 등이다.

이중 비타민 B1ㆍC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조금 과하게 섭취해도 몸에 쌓이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된다. 두 비타민은 매일 일정량 보충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 B1은 쌀밥을 주로 먹는 우리 국민에게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이다. 비타민 B1을 부족하게 섭취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변비가 심해지며 피로감이 밀려온다. 비타민 B1을 충분히 섭취하면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에 이롭다. 비타민 B1은 별명이 ‘정신 건강 비타민’이다. 비타민 B1이 풍부한 식품은 보리ㆍ현미ㆍ통밀 등 도정하지 않은 거친 음식과 달걀 노른자ㆍ시금치ㆍ깨ㆍ통밀ㆍ돼지고기ㆍ생선ㆍ우유ㆍ채소 등이다.

비타민 C도 봄철에 결핍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할 비타민이다. 봄엔 비타민 C를 겨울보다 3~10배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피로 회복ㆍ감기 예방ㆍ스트레스 완화에 유익한 비타민이기 때문이다. 비타민 C는 녹황색 채소와 딸기ㆍ귤ㆍ오렌지 등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몸이 나른할 때는 고단백 식품을 먹어야 힘이 생긴다.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육류, 콩ㆍ완두콩ㆍ도미ㆍ넙치ㆍ대합조개 등이 봄철 식탁과 잘 어울리는 고단백 식품이다.

 냉이ㆍ달래ㆍ씀바귀 등 봄나물도 봄에 나른해진 몸을 추스리는데 유용하다. 조물주가 “봄에 춘곤증이란 ‘병’과 봄나물이란 ‘약’을 함께 주셨다”는 말도 있다.

향이 독특한 냉이는 채소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이 7.3g으로 배추(1.3g)의 거의 6배이다. 춘곤증 해소를 돕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C가 봄나물 중 가장 풍부하다.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겐 냉이 제육볶음을 권하고 싶다. 냉이의 향긋한 냄새가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애준다.

마늘의 ‘사촌’인 달래에도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봄에 잃어버린 식욕을 되살리는데도 그만이다. 달래는 무침으로 먹으면 좋다.

겉모습이 고들빼기와 닮은 씀바귀는 이름처럼 쌉싸름한 맛이 난다. 쓴 맛이 미각을 돋구어준다. 뿌리를 주로 먹는 씀바귀는 졸음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독특한 봄 향기를 품은 미나리도 훌륭한 ‘춘곤증 치료제’다. 미나리는 예부터 정신을 맑게 하고 피를 깨끗하게 해주는 채소로 여겼다. 비타민 Aㆍ비타민 Cㆍ칼슘ㆍ철분 등이 풍부해 봄에 먹으면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활력이 생긴다.

육류론 돼지고기가 추천된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1 함량이 쇠고기의 10배에 달해서다. 돼지고기에 마늘을 곁들어 먹으면 ‘마늘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돼지고기의 비타민 B1과 마늘이 만나면 돼지고기의 비타민 B1의 효능이 배가된다(활성형 비타민 B1으로 바뀐다).

춘곤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극 피해야 할 음식도 몇가지 있다.

 탄수화물(당분), 특히 설탕ㆍ과당ㆍ포도당 등 단순당이 많이 든 음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당분이 몸안에서 에너지로 전환되기 위해선 다량의 비타민 B1을 소비해야 한다. 이는 비타민 B1의 부족을 불러 춘곤증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순당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요동치면서 나른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의 급격한 변동을 막으려면 단순당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인슐린(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돕는 크롬ㆍ나이아신(비타민 B군의 일종)ㆍ트립토판(아미노산의 일종)ㆍ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즐겨 먹어야 한다.

 소화시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름진 음식도 덜 먹는 것이 좋다. 지방 음식은 신체를 피로하게 해서 졸음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카페인 식음료나 카페인 함유 약도 되도록 섭취를 줄인다. 졸립다고 카페인이 많은 커피를 너무 자주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주ㆍ흡연을 심하게 하면 몸이 더 피곤해진다. 카페인이 함유된 드링크류 등 약도 과다 복용하면 피로를 심화시킨다.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춘곤증 개선을 돕는다. 아침을 먹으면 오전에 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공급되고 점심 때 과식을 피할 수 있어 졸음을 줄여준다. 아침을 결식하면 점심ㆍ저녁 식사의 과식으로 이어져 춘곤증과 식곤증이 겹칠 수가 있다. 소화도 잘 안된다.

봄에 활력을 유지하려면 음식 섭취량은 겨울보다 약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1일 열량 섭취량이 겨울의 9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운동ㆍ생활습관의 개선도 춘곤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겨울에 풀어뒀던 운동화 끈을 다시 매야 하는 계절이 봄이다. 달리기ㆍ빠르게 걷기ㆍ맨손 체조ㆍ스트레칭ㆍ산책 등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 몸에 활기가 생긴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다시 긴장하는 순간 춘곤증이 달아난다. 수면도 도와준다.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역효과다. 오전에 10~20분 체조하거나 점심 먹은 뒤 20~30분 산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의자에 앉아서 가볍게 몸을 움직여주는 스트레칭도 유익하다.

 날씨가 풀리면 겨울에 입었던 뚜꺼운 옷은 되도록 빨리 벗어버리고 얇은 봄옷을 꺼내 입는 것도 춘곤증 예방을 돕는다. 너무 두꺼운 옷은 피부 호흡을 방해해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찬물ㆍ더운물로 번갈아 몸을 씻는 냉온 교대욕도 권할만 하다. 봄볕에 적당히 일광욕(지나치면 역효과)을 하는 것도 춘곤증을 덜어준다.

 실내에서 오래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무실이나 집안의 공기가 탁하면 산소가 부족해져 몸안에 이산화탄소가 평소보다 많이 축적된다. 이는 춘곤증과 하품을 부르는 요인이다.





고민희 기자 kkmmhh@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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