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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가까이 지낸 환자가 수술 후 치유 빨라
숲과 가까이 지낸 환자가 수술 후 치유 빨라
  • 문현아
  • 승인 2019.03.15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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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쪽 아파트가 비싼 것이 '그린 프리미엄'

-숲에서 걷는 사람이 산소 더 많이 섭취

 

긴 겨울이 지나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봄이 무르익으면 신록도 짙어질 것이다. 흔히 산림욕은 ‘숲속의 무료 종합병원’으로 통한다. 

 독일의 사상가 칸트는 새벽이면 어김없이 지팡이로 숲속 사색 길을 두드리며 산림욕을 즐겼다. 독일의 악성(樂聖) 베토벤도 비엔나 숲을 서성이며 산림욕에 깊이 빠져 들었다.

 유럽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산림욕은 효과 만점의 건강 유지법으로 통했다. 지금도 유럽인은 산림욕을 일상으로 여긴다. 독일엔 산림욕 장소(Wald)가 수백 곳이나 있다. 특히 남부 바이에른 지방과 북부 산림지대는 유명하다. 일본인은 산림욕을 온천욕과 더불어 건강에 이로운 생활습관으로 친다. 일본인 10명중 7명이 산림욕을 최고의 건강법 중 하나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에선 지난 1989년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 산림욕장이 처음 등장했다.

 산림은 온통 녹색이다. 산림욕을 하면 정서적 안정을 얻는다. 평면적인 녹지율과는 다른 녹시율(綠視率)이란 용어가 있다. 한 지점에 선 사람의 시선 안에 녹색 식물의 잎이 점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수술 받은 환자가 숲을 바라보면 늘 벽면을 보는 환자보다 빨리 낫고 항생제 부작용이 적으며 병원에 대한 불만이 적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나무가 많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정서적으로 더 안정되고 학업 성적이 높으며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녹시율이 낮으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녹색을 찾는다. 같은 아파트라도 산이 보이는 쪽의 가격이 비싼 것이 ‘그린 프리미엄’이다. 

 산림욕의 효과를 최대로 얻으려면 몽땅 벗는 것이 좋다. 사람 피부의 땀구멍ㆍ털구멍을 통해 산림이 주는 3대 선물인 산소ㆍ피톤치드ㆍ음이온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산림에서 피부를 노출시키면 피부를 통해 몸에 쌓인 노폐물이 빠져 나가며 피부 자극으로 인해 혈액순환도 좋아진다.

 산림은 도심에선 절대 살 수 없는 맑고 깨끗한 산소를 제공한다. 소나무 숲 1㏊(약 3000평)에선 44명이 1년간 마실 수 있는 산소가 나온다. 산림의 산소는 혈액을 통해 사람들 몸 구석구석으로 퍼진다. 산소를 덜 마시면 피로유발 물질이 체내에 다량 쌓이고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진다. 미국 맨체스터 대학병원에서 만성 피로를 호소한 13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산소를 충분히 마시면 피로를 덜 느끼게 되고 운동능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말에 산림욕을 즐긴 사람들은 대부분 몸이 가뿐해지고 잠을 잘 오는 것을 경험한다. 

 산소는 숲에서 누워있는 사람보다 걷는 사람에게 더 많이 공급된다. 산림에서 가만히 있으면 산소를 분당 300㎖ 쯤 마시지만 걸으면 그 두 배 이상(700∼800㎖) 흡입할 수 있다. 나무에서 나오는 산소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심신을 안정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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