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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13. 겉은 몰라도 속은 수박보다 우월한 이것은?
장수식품 시리즈 -13. 겉은 몰라도 속은 수박보다 우월한 이것은?
  • 박태균
  • 승인 2019.05.31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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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13. 겉은 몰라도 속은 수박보다 우월한 이것은?
장수식품 시리즈 -13. 겉은 몰라도 속은 수박보다 우월한 이것은?

-“동지에 호박 먹으면 중풍 안 걸린다”는 속담도 있어

- 못생긴 여성을 ‘호박’에 비유하는 것은 잘못

 

‘가을 보약’인 호박은 친숙한 채소다.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다’, ‘호박씨 깐다’, ‘호박씨 까서 한입에 털어 놓는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나’, ‘호박에 말뚝 박기’ 등 관련 속담이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중 호박 입장에선 너무 억울한 속담이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나’다. 호박이 수박보다 열등하다는 표현이다. 겉은 몰라도 속(영양)은 호박이 낫다는 게 영양학자들의 평가다. 
 서양인도 정겹게 느낀다. 신데렐라가 파티에 타고 간 것이 호박 마차다. 할로윈데이엔 호박을 들고 다니거나 호박 가면을 쓴다.
 호박은 속살이 노란색이어서 옐로 푸드(yellow food)로 분류된다. 당근 등 여느 노란색 식품처럼 호박에도 베타카로틴이라고 하는 장수를 돕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베타카로틴의 하루 섭취 권장량이 6㎎인데 호박 반 컵만 먹어도 이를 다 채울 수 있을 정도다. 
 호박을 ‘슈퍼 푸드’의 반상 위에 올린 주역인 베타카로틴은 어떤 작용을 할까?
 첫째, 노란색과 관련이 있다. 호박의 속살이 진할수록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높다. 호박ㆍ귤 등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식품을 양껏 먹으면 손ㆍ발바닥이 노래지는 것은 이래서다. 이런 증상은 건강에 무해하며, 베타카로틴의 섭취를 중단하면 노란색 피부는 원상회복된다.  
 둘째, 체내에서 일부가 비타민 A로 변환된다. 베타카로틴을 비타민 A의 전구체라고 부르는 것은 이래서다. 
 셋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물질이다. 암세포의 발생을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행해진 역학 조사에 따르면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식품을 즐겨먹는 사람들의 폐암ㆍ인후암ㆍ식도암ㆍ방광암ㆍ위암ㆍ전립선암 발생률이 베타카로틴 섭취를 소홀히 하는 사람보다 훨씬 낮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흡연 경력이 오래된 주민이 많은 뉴저지 주 남성에게 최고의 폐암 예방약은 호박ㆍ당근ㆍ고구마 등 베카카로틴이 풍부한 세 가지 노란색 식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조사에서 세 채소를 가장 적게 먹은 집단의 폐암 발생률은 가장 많이 먹는 집단의 두 배에 달했다. 
 넷째,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예방한다. 산화된 콜레스테롤은 혈관의 벽에 쌓여 동맥경화ㆍ심장병ㆍ뇌졸중 등 심각한 혈관 질환을 일으키는데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이 이를 막아준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에게 호박을 즐겨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동지에 호박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옛말도 이래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다섯째,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호박 튀김이 추천된다.  조리하지 않은 당근에 든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은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식용유를 뿌려 조리해 먹으면 흡수율이 이보다 3배나 올라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박엔 베타카로틴 외에도 항암성분이 몇 가지 더 있다. 색소인 루테인을 비롯해 식이섬유ㆍ셀레늄ㆍ비타민 Cㆍ비타민 E 등이다.  
 호박은 예부터 민간요법의 약재로도 다양하게 사용됐다. 특히 미국 인디언은 화상과 외상 치료에 썼다. 이들은 호박을 으깨어 차게 만든 뒤 화상 부위에 발랐다. 또 고열ㆍ설사ㆍ가래 환자에겐 호박꽃 수프를 추천했다. 
 호박이 체중 감량을 돕는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사실도 장수에 이로운 요인으로 평가된다. 열량이 낮은 저칼로리 식품(늙은 호박 100g당 27㎉, 단 호박 29㎉, 애호박 24㎉, 서양호박 30㎉)인데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금세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못생긴 여성을 ‘호박’에 비유하는 것도 잘못이다. 호박만큼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에 유익한 채소는 드물기 때문이다. 
 호박이 장수식품의 하나로 꼽히는 것은 만병의 근원이란 비만 예방에 유익하고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주기 때문이다. 
호박의 원래 의미는 오랑캐로 부터부터 전해진 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방에선 남과(南瓜)라 한다. 영어론 펌킨(pumpkin)ㆍ서머 스쿼시(summer squash)ㆍ윈터 스쿼시(winter squash)가 모두 호박을 가리킨다. 미국인에게 인기 높은 주키니(zucchini)도 호박(summer squash)의 일종이다.
호박의 종류는 애호박(어린 호박)ㆍ단 호박(당호박ㆍ밤호박, sweet pumpkin)ㆍ늙은 호박(청둥호박ㆍ맷돌호박, pumpkin)ㆍ화초호박(약호박)ㆍ국수호박(spaghetti squash) 등 여러 가지다. 품종에 따른 영양소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단 호박ㆍ늙은 호박 등속이 노란 호박이 베타카로틴ㆍ비타민 Eㆍ식이섬유 함량이 다른 품종보다 높다. 늙은 호박은  떡ㆍ죽ㆍ범벅에, 애호박은 전ㆍ찌개ㆍ나물 등에 주로 들어간다. 속이 노랗고 겉은 초록빛이 나는 단 호박은 밤보다 달고 고구마보다 속이 알차다. 다른 호박에 비해 단맛이 많고 수분이 적어 볶음ㆍ찜ㆍ수프ㆍ샐러드 등 서양요리에 이용된다. 화초호박은 고운 빛깔을 지니고 있어 관상용ㆍ약용으로 사용된다.
 호박의 영양상 강점은 베타카로틴ㆍ비타민 A 외에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 E, 식이섬유, 칼슘ㆍ칼륨 등 미네랄이 넉넉히 들어 있다는 것이다. 
 호박의 효능 가운데 일반에 널리 알려진 것은 몸의 부기를 빼준다는 것이다. 예부터 산모에게 늙은 호박 속에 꿀을 넣고 쩌 먹거나 늙은 호박 삶은 물을 마시라고 권했다. 
 감기 예방 식품으로도 유용하다. 동지에 호박을 먹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호박은 몸을 따뜻하게 하므로 냉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이롭다. 뱃속에 가스가 잘 차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호박은 당뇨병ㆍ위장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할만하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위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서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수험생의 간식거리로는 호박씨가 적당하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미네랄인 마그네슘과 두뇌 활동을 돕는 불포화 지방ㆍ레시틴이 풍부해서다. 이는 ‘호박씨 깐다’는 속담의 과학적 배경이다. 
 ‘지구상의 150가지 건강 음식’이라는 책의 저자이자 미국 식품영양학자인 조니 보든 박사는 ‘몸에는 좋지만 잘 먹지 않는 11가지 건강식’을 선정했는데 이중 하나가 호박씨였다. 
 호박은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오히려 잘 상한다. 햇볕은 피하되 바람이 잘 통하는 시원한 곳에 통째로 놓아두면 겨울 내내 보관이 가능하다. 
구입할 때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무거우며 전체적으로 짙은 녹색을 띠면서 밑동 쪽만 노르스름한 것을 고른다. 또 표면에 골이 깊게 파이고 하얀 가루가 많이 묻어 있을수록 잘 익어 맛있다. 꼭지가 함몰되고 반으로 잘랐을 때 씨가 촘촘한 게 좋다. 상처가 난 것은 오래 저장할 수 없으므로 피한다.  박태균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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