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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16.  기관지ㆍ폐 건강에 유용한  도라지
장수식품 시리즈 - 16.  기관지ㆍ폐 건강에 유용한  도라지
  • 박태균
  • 승인 2019.05.3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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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시리즈 - 16.  기관지ㆍ폐 건강에 유용한  도라지
장수식품 시리즈 - 16.  기관지ㆍ폐 건강에 유용한  도라지

- 선조가 귀천을 가리지 않고 즐겨 먹은 채소

- ‘일 인삼, 이 더덕, 삼 도라지’란 말의 의미는?  


  “도라질 캘라면 캐지야 산삼을 캘라면 캐지/나의 아부지 귀동냥 병든에 조초나 캐구나/도라지도라지도라지/강원도 금강산에 백도라지/한두 뿌리만 캐어도 정든 님 반찬 만드는구나…”
봄에 아낙은 ‘나물 캐는 노래’란 노동요(勞動謠)를 부르며 일손을 바삐 움직였다. 
초 봄(음력 2월)엔 냉이ㆍ달래ㆍ씀바귀 등 들나물이 지천(至賤)이라면 봄이 무르익으면(음력 3월) 산나물이 대세다. 
곰취ㆍ두릅ㆍ고사리ㆍ도라지 등 산나물 가운데서 우리 선조가 귀천을 가리지 않고 가장 즐겨 먹은 것은 도라지다. 기제사엔 뿌리ㆍ줄기ㆍ잎채소로 삼색 나물을 구성해 한 접시에 담는데 이때 도라지나물은 필히 포함되는 흰색 채소다.
도라지를 흰색 식품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백도라지ㆍ청도라지ㆍ흑도라지 등 종류가 다양하다. 뿌리가 아닌 꽃 색깔에 따라 품종이 나뉘는데 성분 차이는 별로 없다. 
영양적으론 저 열량(생것 100g당 96㎉)ㆍ고탄수화물(24.1g)이다. 유해산소를 없애고 피부 미용ㆍ감기 예방 등에 유용한 비타민 C가 의외로 많고(100g당 27㎎) 칼슘(35㎎, 뼈 건강 유지)ㆍ철분(4.1㎎, 빈혈 예방)ㆍ칼륨(453㎎, 혈압 조절)ㆍ식이섬유(변비 예방)가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 
가장 소중한 성분은 인삼의 웰빙 성분으로 유명한 사포닌이다. 도라지엔 사포닌이 100g당 2g 가량 들어 있다. 
사포닌은 다양하게 건강에 이로움을 준다. 호흡기 점막의 점액 분비를 늘려 가래를 삭혀준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침의 분비를 촉진하며 염증 억제ㆍ궤양 억제ㆍ항암ㆍ진통ㆍ혈당 강하ㆍ혈관 확장 효과도 지닌다. ‘일 인삼, 이 더덕, 삼 도라지’란 말이 있는데 셋 다 사포닌이 들어 있는 식물이다. 셋은 약효는 물론 생김새도 닮았다. 
도라지의 수명은 3년가량이다. 한 장소에서 3년이 지나면 뿌리썩음병이란 바이러스 질환이 퍼진다. 인삼이 6년, 장뇌삼이 12∼18년, 산삼이 50년 이상인 것에 비하면 단명한 셈이다. 이는 도라지가 그만큼 단기간에 더 많은 영양분을 땅에서 흡수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10년 묵은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것 같다. ‘장수 도라지’를 키우려면 3년마다 옮겨 심어야 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20년가량 키운 것이 ‘장생도라지’(상품명)다.  
 한방에선 도라지를 귀한 약재로 친다. '동의보감'에 도라지가 포함된 처방의 종류가 278종에 달할 정도다. 한방명인 길경(桔梗)은 ‘귀하고 길한 뿌리가 곧다’는 뜻이다.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린 것을 가리킨다.
길경은 특히 기관지ㆍ폐 건강에 유용하다. 맛이 쓴 도라지의 약 기운이 주로 폐로 가서 폐 윗부분의 기운을 잘 돌게 해서다. 목 부위 통증을 가라앉히고 담을 삭이며 기침을 멈추게 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우리 조상은 도라지(뿌리)를 캐서 말려 두었다가 탕약으로 만들어 진해ㆍ거담ㆍ해열과 백일해ㆍ폐결핵ㆍ천식의 자가(自家) 치료에 이용했다. 도라지는 기침ㆍ가래 약으로 널리 알려진 '용각산'의 약효 성분이기도 하다. 
한방에선 기혈(氣血)을 보강하고 뱃속의 냉기를 덜어주는 용도로도 흔히 처방한다. 설사나 술독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본다.  
 만성 기침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ㆍ노약자, 위궤양 환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도라지가 위 점막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고 봐서다. 
도라지는 주로 뿌리를 먹는다. 봄과 가을에 캐어 생으로 먹거나 나물로 만들어 먹는다. 어린 잎과 줄기도 데쳐 먹을 수 있다. 
맛은 쓰고(苦) 맵다(辛). 쓴 맛은 주로 사포닌의 맛이다. 소금물이나 쌀뜨물에 담가 놓거나 아린 맛이 제거된다. 
도라지는 나물ㆍ생채ㆍ잡채ㆍ정과ㆍ자반ㆍ저냐(전ㆍ부침 등 지진 음식)ㆍ술 등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통으로 말린 도라지는 불려서 국ㆍ잡채ㆍ산적 등에 넣으면 반찬으로도 그만이다. 
누름적의 일종으로 추석의 절식인 화양적(華陽炙)은 볶아서 꼬치에 꿴 쇠고기ㆍ도라지ㆍ당근ㆍ파에 참기름을 다시 두르고 앞뒤를 익혀 낸 음식이다. 여기서 화양은 도라지를 뜻한다. 
시장에선 뿌리의 색깔이 희고 곧으면서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 도라지를 약재로 이용할 때는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사포닌 함유), 음식 재료로 쓸 때는 껍질을 벗긴 것(사포닌의 쓰고 아린 맛 제거)이 유용하다. 약효는 백도라지보다 청도라지, 인공 재배한 것보다 천연산이 낫다고 알려져 있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 보관의 적소(適所)다. 박태균 fooding1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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